칼바람 대신 가을 훈풍…‘35세 정년’을 거부한 베테랑들

[BO]스포츠 0 1007 0


KBO리그의 겨울, ‘35세 정년’ 칼바람이 세게 불고 있다. 35세가 넘으면 퍼포먼스가 떨어진다는 ‘기준선’이 구단 운영 파트에서 공감을 얻기 때문이다. 35세에 확실한 주전이 아니라면, 경쟁의 기회조차 줄어드는 것이 혹독한 현실이다.

하지만 가을야구는 ‘경험’이 재산이다. KT와 두산이 벌이는 플레이오프에서도 35세 이상 ‘베테랑’들이 경기 흐름을 잇고 바꾸는데 주축 역할을 하고 있다.

KT 유한준은 플레이오프 최고령 선수다. 1981년생으로 올해 우리 나이 마흔이지만, 창단 첫 가을야구에 오른 KT 선수를 이끌며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유한준은 지난 9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2로 뒤진 8회말 2사 만루에서 두산 마무리 이영하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볼카운트 0-2로 몰렸지만 138㎞ 커터를 놓치지 않고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2경기에서 7타수 2안타, 타율 0.286, 2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36세의 나이에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른 KT 박경수는 1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유격수 깊은 타구에 1루에서 몸을 던지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첫 안타를 때렸다. 2차전에서는 안타 2개와 볼넷 2개로 4타석 모두 출루했다. 박경수의 데뷔 첫 가을야구 타율은 0.600(5타수 3안타)이다.

두산의 가을야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것도 베테랑 내야수의 활약 덕분이다. 유격수 김재호(35)는 인조잔디 고척돔의 내야에서 중심을 잡는 것은 물론 공격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1차전 2-2로 맞선 9회초 결승점이 나온 것은 선두타자 김재호가 7구 승부 끝 만든 좌전 안타 덕분이었다. 김재호는 플레이오프 타율 0.333(6타수 2안타)을 기록 중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MVP에 오른 2루수 오재원(35)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KT의 집중 견제를 받으며 1·2차전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안정적인 2루 수비로 실점을 막아내고 있다. 1차전 9회초 결승점은 오재원의 침착한 보내기 번트가 큰 도움이 됐다.

KT의 베테랑 34세 우완 트리오 유원상, 이보근, 전유수도 제 몫을 하고 있다. 유원상과 이보근은 10일 2차전 5회 무사 만루에 연이어 등판해 실점을 최소화했다. 전유수도 0.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가을의 베테랑은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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