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에 끝내고 싶은 두산, '끝판왕' 알칸타라 몸 상태에 달렸다

[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0승 투수가 3차전에 나선다. 반드시 끝내고 싶은 두산 베어스의 명운을 라울 알칸타라가 쥐고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 남겨뒀다. 9~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이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이겼다.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2승무패) 시리즈까지 포함해, 두산은 가을 야구 시작 이후 4전 전승을 달리고 있다. 5전3선승제로 펼쳐지는 플레이오프에서 한결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두산 선수단은 11일 하루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12일 고척에서 다시 KT와 3차전을 맞붙는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

2승 고지에 먼저 올라선만큼 두산이 단 3경기로 플레이오프를 끝내는 게 좋은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최대한 빨리 이번 시리즈를 마친 후 가능한 한 많은 휴식일을 확보해야 한국시리즈를 위한 힘을 비축할 수 있다. 또 기선을 잡았을 때 확실히 이겨야 한다. 자칫 3차전을 KT에게 내줄 경우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 두산은 지난 2009년 플레이오프에서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2승을 먼저 하고도 내리 3연패를 해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던 아픔을 겪어봤다. 단기전에서는 '쉬어가는 경기'가 존재할 수 없다.

두산은 3차전 선발 투수로 알칸타라를 예고했다. KT는 1차전에서 중간 계투로 짧게 던졌던 윌리엄 쿠에바스가 알칸타라와 맞붙는다. 사실상 알칸타라의 어깨에 3차전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건은 알칸타라의 몸 상태다. 알칸타라는 지난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김태형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크리스 플렉센을 앞세우고, 알칸타라를 2차전 선발로 결정했었다. 알칸타라가 당시 등판을 앞두고 목에 담 증세로 인한 통증을 호소했고, 우여곡절 끝에 경기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평소보다 구위와 구속이 떨어진 상태였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알칸타라는 4⅓이닝 4실점으로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물러났었다.

플레이오프에서 알칸타라를 2차전이 아닌 3차전에 내세우는 것도 같은 이유다. 충분한 회복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알칸타라는 정규 시즌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쉼 없이 달렸다. 20승이라는 개인 기록에, 팀 순위 싸움까지 걸리면서 부담은 한층 컸다. 이제 기록에 대한 긴장감은 풀렸지만, 충분한 회복 기간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김태형 감독은 2차전 선발을 알칸타라가 아닌 최원준으로 결정했고, 알칸타라에게는 이틀 더 여유를 줘서 3차전에 내기로 시리즈 시작 직전 확정했다.

두산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충분히 쉬고 몸 상태를 완벽히 회복한 알칸타라가 3차전을 최대한 길게 책임져주는 결과다. 두산은 2차전에서 최원준을 일찍 내리고 불펜을 빠르게 가동했다. 젊은 투수들이 호투를 펼쳐주면서 2차전 불펜 카드는 적중했지만, 3차전에서는 선발 투수가 길게 끌어줘야 변수를 줄일 수 있다. 일단은 알칸타라를 내지 않고도 2승을 확보했기 때문에 부담은 한층 덜어내고 마지막 1승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알칸타라가 '끝판왕'이 될 수 있을까. 만약 두산이 3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면, 한국시리즈까지 무려 4일의 휴식일을 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