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보낸 KT, 아쉬움을 결과로 승화해야 할 휴식기

[BO]엠비 0 5841 0
 


[OSEN=부산, 조형래 기자]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아쉬움을 잊고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KT는 지난 26일 KGC와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가드 박지훈을 KGC로 보내고 포워드 한희원과 가드 김윤태를 받아왔다.

사실 박지훈의 최근 페이스는 굉장했다. 포인트 가드로서 경기 조율은 물론 돌파력까지 갖춘 박지훈은 KT 백코트진의 복덩이였다. 허훈(발목), 데이빗 로건(햄스트링) 등 주전 가드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하면서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예상을 박지훈이 보기 좋게 가로막았다. 최근 5연승 기간 중 3경기에서는 평균 30분 이상을 소화하면서 평균 14.7점 6.7어시스트로 중심을 잡아줬다. 

그러나 이런 박지훈을 KT는 보냈다. 반대급부로 받아온 한희원이 올해 평균 13분46초를 뛰면서 2.7점 1.9리바운드, 김윤태도 평균 13분14초 3.4점 1.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기에 이번 트레이드에 대한 의문이 따를 법하다.

하지만 KT 프런트진과 현장을 이끄는 서동철 감독은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KT 관계자는 "팀이 신장에 대한 열세가 있었기에 신장있는 선수들에 대한 필요가 있었다.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박준영을 지명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핫한 젊은 가드인 박지훈을 포기하면서까지 KT가 드래프트와 트레이드를 통해 보여준 궁극적인 지향점은 '높이 강화'였다. 그리고 현재 KT의 팀 컬러인 '양궁 농구'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KT의 현재 경기 당 3점슛 성공 갯수는 11.2개, 3점 성공률 37.9%를 기록하고 있다. 두 기록 모두 단연 리그 1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결국 서동철 감독이 추구하는 지향점과 현재 팀 컬러를 완성시킬 수 있는 퍼즐 조각으로 선택받은 선수는 한희원이다. 포워드 라인을 한층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현재 김영환, 양홍석이 포워드 라인에서 외곽포를 지원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노쇠화와 경험 부족이라는 단점이 있다. 특히 포워드 라인 해결사로 두 선수만 중용되다보니 김영환과 양홍석의 체력 소모는 더욱 커졌다. 두 선수를 보좌하고 단점을 상쇄할 수 있는 자원이 바로 한희원인 셈이다.

한희원은 경희대 시절부터 슈팅 능력은 인정받아왔다. '골짜기 세대'라고 평가받는 2015년 드래프트 출신이지만 2순위라는 지명 순서는 여전히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KT는 아직 한희원의 잠재력이 만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환경을 한 번 바꿔주는 것도 한희원에게 필요하다는 평가.

KT 관계자는 "우리가 평가할 때 한희원은 그동안 주눅이 많이 들었다고 평가했다"면서 "아직 잠재력이 있고 또 새로운 농구를 할 수 있게 여건을 마련해준다면 달라질 것이다"고 전했다.  


 


KT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트레이드 이후 전력을 재정비할 수 있는 약 열흘의 A매치 휴식기가 있다. 이 기간이 KT의 아쉬움을 씻어내고 트레이드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결과로 승화시켜야 할 중요한 시간이다. 

한희원은 일단 팀에 녹아들 시간을 벌었다. 휴식기 동안 KT의 조직적인 스페이싱 농구를 익혀 실전에 투입될 수 있다. 또한 트레이드에 대한 얘기들이 다소 누그러든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기에 부담감도 덜할 수 있다.

또한 박지훈의 이탈로 빡빡해질 수 있던 가드진 운영도 휴식기를 통해 한숨을 돌리게 됐다. 허훈과 로건이 부담 없이 부상에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다. KT는 "로건은 햄스트링 근육 막에 약간 손상이 생겼다. 심각하지 않다. 3라운드 시작과 함께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돌파력 있고 피지컬이 좋은 김윤태가 합류해 허훈과 로건의 수비 부담을 덜면서 박지훈 이탈의 공백을 최소화 시킬 전망. 지난해 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김우람은 빨라야 12월 말 정도에 복귀가 가능하다는 소견이고, 김기윤은 올 시즌은 힘든 상황. 올 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는 김윤태로서는 자신을 입증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생긴 셈이다. 

트레이드가 발표된 뒤 KT가 손해보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당장의 평가를 KT를 뒤집어야 하는 부담이 있고, 주가를 올리고 있던 젊은 자원을 보낸 아쉬움도 있다. KT 입장에서는 트레이드 이후 휴식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가 가장 중요해졌다.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