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잃은 현대캐피탈, 치솟는 '파다르 공격 점유율'
[OSEN=천안, 이상학 기자] 현대캐피탈은 최태웅 감독 체제에서 스피드 배구로 V-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외국인 선수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선수들을 고르게 활용하는 토털 배구로 현대캐피탈만의 색깔을 자랑했다.
그러나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배구가 예전 같지 않다. 7승3패 승점 19점으로 리그 2위에 오르며 순항하고 있지만 풀세트 승리만 3번이나 될 정도로 '꾸역꾸역' 이기는 느낌. 무엇보다 현대캐피탈 특유의 토털 배구가 보이지 않는다.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안 파다르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져간다.
지난 16일 대한항공전에서 파다르는 28득점을 올리면서 공격 점율 46.88%를 찍었다. 시즌 최고 점유율. 이 기록은 바로 다음 경기인 20일 OK저축은행전에서 또 경신됐다. 이날 파다르는 35득점을 폭발하며 공격 점유율이 48.45%까지 올랐다. 최종 5세트 파다르의 공격 점유율은 무려 81.82%로 치솟았다.
현대캐피탈은 리그 정상급 공격수 전광인과 문성민 그리고 신영석·김재휘로 이뤄진 최고 센터진을 갖췄다. 다양한 공격패턴이 강점. 그러나 이날 파다르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선수들의 공격 가담은 미미했다. 전광인은 5세트를 풀로 뛰며 9득점에 그쳤다. 교체 투입된 문성민도 공격 포인트는 전무했다.
아직 현대캐피탈은 '세팅'이 되지 않았다. 주전 세터 이승원이 개막 3경기 만에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했다 20일 OK저축은행전에 복귀했다. 선수들과 손발 맞출 시간이 더 필요하다. 최태웅 감독도 "이승원이 악착같이 하고 있지만 컨트롤이 부족하다. 하루아침에 되진 않을 것이다"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부상 복귀전을 치른 이승원도 경기 후 "나도 오늘 파다르에게 공 많이 준 것을 알고 있다. 파다르한테 가지 않아도 될 상황을 빨리 캐치해서 속공이나 레프트 공격을 써야만 한다. 파다르에게만 가면 분석이 쉽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상대 블로킹에 간파당하지 않는 점유율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시즌 초반이고, 22세로 젊은 파다르도 힘이 넘치는 시기다. 하지만 현대캐피탈 특유의 배구는 아니다. 세터 이승원이 중심을 잘 잡고 나머지 공격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잘 쓰는 게 관건. 과연 현대캐피탈의 파다르 공격 점유율이 낮춰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