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무리뉴 수석코치 출신 조제 모라이스, 전북 지휘봉 잡는다…세부조건 협상중
'K리그 절대 1강' 전북 현대가 세계적인 명장 조제 무리뉴 감독의 수석코치로 활동했던 조제 모라이스(53)를 '포스트 최강희'로 낙점했다.
20일 유럽축구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들은 "무리뉴 감독을 과거 세 차례나 보좌했던 모라이스가 포르투갈 현지에서 전북과 협상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모라이스는 백승권 단장을 포함해 감독 선임 작업에 참여한 전북 프런트가 세운 '유럽리그에서 우승경험이 있거나 아시아 클럽간 대항전을 치른 경험이 있는 유명 감독'이란 기준에도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또 "모라이스가 올 시즌부터 우크라이나의 카르파티 리보프 감독을 맡았다. 계약기간이 2020년 여름까지여서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계약서상 좋은 조건의 러브콜이 올 경우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조항이 삽입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백 단장은 지난달 10일 서울 모처에서 최강희 감독을 만나 중국 톈진 취안젠 사령탑 부임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이후 백 단장은 구단 내 자신을 포함해 4명의 관리직 프런트만 후임 사령탑 선임 작업에 참여시켰다. 비밀유지에 각별히 신경 썼다.
구단주의 의견도 반영시켜야 했다. 당시 정 구단주는 소위 '이름 값 있는 감독'을 원한다는 후문이었다. 실무진에선 구단주의 주문에 최대한 근접한 인물을 올려 최종협상 전 재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22일 최 감독의 중국행이 공식화된 뒤 3주 동안 꽤 많은 추천서가 도착했다. 철통보안을 지키던 백 단장도 "추천이 참 많이 들어왔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한 외국 에이전트가 한국에 연결라인이 없어 현대차그룹 공식 이메일로 감독을 추천한 웃지 못할 일까지 있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 많은 후보들을 추리고 또 추렸다. 큰 틀에선 외국인 감독을 우선 순위에 뒀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감독을 모두 고려한다"는 백 단장의 얘기는 교란작전이 아니었다. 외국인 감독과의 협상이 틀어질 경우 토종 감독 선임으로 전환해야 하는 플랜 B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외인 감독 후보에는 명장들이 수두룩했다. 최종 후보 3인에는 모라이스를 비롯해 최근까지 맨유에서 무리뉴 감독의 수석코치로 일했던 루이 파리아, 브란코 이반코비치(현 페르세폴리스 감독)가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전북은 모라이스를 협상 1순위에 두고 세부 협상에 돌입했다. 특히 모라이스는 100만달러(약 11억원) 이하의 연봉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구단주는 "놀라운 커리어가 있는 지도자가 이 정도 연봉을 수용했느냐"며 놀라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주 정 구단주의 재가를 받은 백 단장은 20일 오전 포르투갈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투갈 출신인 모라이스의 경력은 다채롭다. 독일 무대에서 지도자로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2002년 베스트팔리아 헤르네를 4개월간 이끈 모라이스는 2003년 1월 독일 드레스너에서 6개월간 감독직을 수행했다. 이어 2003년 포르투갈 명문 FC포르투에서 수석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한 모라이스는 그 해 10월 포르투갈 아카데미쿠 드 비제우 감독으로 변신했다. 이후 2004~2005시즌 포르투갈 산타 클라라를 이끌었고, 2005~2006시즌 스웨덴 아쉬리스카로 둥지를 옮겨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아시아 팀을 지휘한 경험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샤밥(2006~2007시즌)과 알 하즘(2007~2008시즌)을 지휘했다. 2008~2009시즌에는 아프리카 팀도 맡았다. 튀니지의 스타드 튀니지앙이었다. 그러나 2개월 만에 예멘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던 모라이스는 다시 2개월 만에 튀니지의 에스페랑스 스포르티브 드 튀니스를 이끌었다.
모라이스가 무리뉴 감독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건 2009년 여름부터다. 무리뉴 감독이 이탈리아 명문 인터밀란의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 수석코치로 일했다. 이어 무리뉴 감독이 2010년 여름부터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으로 부임할 때도 수석코치였고, 2013년 여름부터 잉글랜드 첼시 감독을 맡았을 때도 수석코치 역할을 맡았다. 그야말로 '무리뉴 사단'의 핵심이었다.
모라이스가 2014년 10월 무리뉴의 품을 떠나 감독을 맡았던 팀은 다시 알 샤밥이었다. 당시 한국선수를 지도하기도 했다. 주인공은 '축구천재' 박주영(서울)이었다. 굴욕적인 아스널 생활을 청산하고 알 샤밥으로 둥지를 옮긴 박주영은 모라이스 감독 밑에서 7경기에 출전, 1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모라이스는 아시아 무대로 4년 만에 컴백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