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리액션] 'UFO 골' 문선민, 세리머니 못한 이유..."저도 놀랐어요"

 

[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사실 안 들어갈 줄 알았다. 차고 나서 저도 놀랐다." 브라질의 전설 호베르투 카를로스의 UFO 슈팅을 연상시키는 환상적인 골을 넣었지만 세리머니는 없었다. 문선민이 밝힌 이유는 단순했다. 자신도 놀랐기 때문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3위)은 20일 오후 7시(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에 위치한 퀸즈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펼쳐진 우즈베키스탄(FIFA 랭킹 94위)과 평가전에서 남태희, 황의조, 문선민, 석현준의 연속골에 힘입어 4-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벤투 감독 부임 후 6경기 무패행진(3승 3무)을 이어가며 한국 축구의 신기록을 작성했다.

변화를 예고한 벤투 감독이 실제로 많은 변화를 줬다. 전술에서 변화는 없었지만 지난 호주전 선발 라인업에서 5명을 교체했고, 조현우, 나상호, 주세종, 박주호, 정승현이 기회를 잡으며 실전 테스트에 나섰다. 그러나 변화가 없는 선수들도 있었다. 특히 벤투호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황의조, 남태희, 황인범, 김영권은 변함이 없었고, 부활을 알린 이청용도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한국이 경기를 압도하며 전반에만 2골을 기록했다. 환상적인 패스 플레이가 나오면서 남태희의 선제골이 만들어졌고, 전반 23분에는 황의조가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에는 변화를 가져간 벤투 감독이다. 한국은 후반 6분 부상을 당한 남태희를 대신해 문선민이 투입됐고, 이청용이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위치했다. 이후 한국은 후반 17분 김영권 대신 권경원, 후반 23분 황의조를 대신해 석현준을 투입했다.

변화가 컸지만 벤투호의 스타일이 유지됐다. 벤투호가 세밀한 패스 플레이로 찬스를 만들었고, 결국 추가골을 기록했다. 후반 24분 코너킥 상황에서 뒤로 흐른 볼을 문선민이 논스톱으로 슈팅을 때려 골망을 그대로 꿰뚫었다. 스코어는 3-0까지 벌어졌다.

환상적인 득점 장면이었다. 문선민은 문전에서 흘러나온 볼을 과감하게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이 볼이 바깥에서 안쪽으로 휘어들어오며 흡사 카를로스의 UFO 슈팅을 연상시켰다. 그만큼 환상적인 골이었다.

그러나 문선민은 제대로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다. 득점이 되고도 잠시 멍한 표정으로 문전을 바라봤고, 이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지만 기대를 모았던 관제탑 세리머니는 없었다.

문선민이 직접 이유를 밝혔다. 문선민은 대한축구협회 '인사이드캠'을 통해 "사실 안 들어갈 줄 알았다. 차고 나서 저도 놀랐다"면서 세리머니를 하지 못한 이유를 밝혔고, 이어 문선민은 "만약 아시안컵에 가서 골을 넣으면 그때 보여드리겠다. 관제탑 세리머니를 하겠다. 공약을 했는데 대표팀에서 계속 못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