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오지환 사태’ 해결위한 결단 필요하다”

[BO]엠비 0 1861 0

오지환 개인 문제로 덮어선 안돼…청탁 의혹 소상히 밝히고 결자해지해야 

 


‘오지환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국회에서는 13일 마침내 이른바 ‘오지환법’이 발의됐다. 누적점수제(마일리제)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병역법 개정안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오지환과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의 경우처럼 단 1회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병역 특례를 받는 케이스를 원천 차단하자는 취지다.

현행 병역법은 올림픽에서 3위안에 들거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무조건 병역 특례를 주도록 하고 있다. 일회성 대회 출전 대신 여러 차례 대회에 출전해 점수를 쌓는 방식이 되면 아시안게임이 병역 면탈 통로로 활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병역자원의 감소 추세를 반영해 예술·체육 특례 요원의 연간 총 정원을 제한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았다.

앞서 야구계 수장인 정운찬 KBO 총재는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오지환 사태’와 관련해 국민 정서를 제대로 반영치 못해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과거의 기계적 성과 중시 관행에 매물되어 있었다고 고백했다. KBO 커미셔너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사퇴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급기야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수장 선동열 감독이 한 시민단체로 부터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를 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사단법인 ‘한국청렴운동본부’가 신고한 내용의 핵심은 선 감독이 구단 관계자 또는 제3자의 청탁을 받고 오지환을 선발한 의혹이 있는 만큼 조사를 해달라는 것이다. 선 감독은 공공기관의 권한을 위임받은 ‘공무수행사인’인 만큼 청탁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과거 ‘김영란법’으로 불렸던 법이다.

그리고 ‘오지환 사태’에 대한 팬들의 비난은 여전하다. 최근 KBO리그의 관중 급감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한 병역 특례를 노리기 위해 입대까지 미룬 오지환의 선택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오지환 개인의 문제로 종결시켜선 안 된다. 논란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언젠가 야구계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선 감독은 아시안게임 이후 아직까지 대표 선수 선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제는 나서야 할 때다. 입을 닫고 있는다고 해서 해결될 단계는 이미 넘어서 버렸다. 공식 석상에 나와 선발 과정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분명하게 표명하는 게 지도자의 자세다. 

특히 “처음에는 오지환을 뽑지 않으려 했다”는 한 언론사의 기사에 대해선 정확한 상황 설명이 요구된다. 시민단체의 신고 근거도 바로 이 부분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관계자들의 실명을 분명히 공개해야 한다. 관계자의 실명까지 기사에 등장하는 마당에 계속 숨긴다고 사태가 가라앉지 않는다. 오히려 의혹만 증폭시킬 뿐이다.

또 오지환 선발 과정이 투명했는지, 해당 구단과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등을 권익위든 검찰이든 외부 기관의 수사를 통해 밝혀내는 과정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내부 인사들에게만 맡겨둬선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 감독의 결단이다. 지난해 6월 첫 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임명돼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는 건 맞다. 그러나 오지환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으면 누군가는 책임져야 마땅하다. 지금 아무도 자신의 책임을 말하지 않고 있다. 일반인들은 꿈도 꾸지 못하는 그리고 정정당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병역 특례를 받은 오지환을 직접 뽑은 당사자인 선 감독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자해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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