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잘하는데…김영권 광저우 잔류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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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김영권(28·광저우헝다)의 이적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김영권은 지난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여름 이적시장에서 유럽 진출을 시도했다. 안정적인 수비와 정교한 빌드업이 장점인 김영권은 스웨덴과 멕시코, 독일 같은 세계적인 강팀들을 상대로 수준 높은 수비를 구사했다. 실제로 프랑스나 터키, 잉글랜드 복수의 구단이 김영권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일본 J리그 클럽과도 이적 의사를 타진했다. 

그러나 높은 몸값과 적지 않은 나이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광저우는 김영권의 이적료로 300만달러(약 33억원)를 책정했다. 1990년생으로 20대 후반인 김영권에게 그 정도 금액을 투자할 팀은 없다. 김영권을 영입할 만한 유럽 중소 규모의 클럽에겐 100만달러 정도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최근 유럽에선 20대 초반이 아니면 아시아 선수에게 큰 관심을 드러내지 않는다. 김영권의 경우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된 선수이기 때문에 크게 성장하기는 어렵다. 즉시 전력감이 될 수는 있지만 키워서 팔아야 하는 입장에선 매력이 떨어진다. 유럽 이적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유럽 시장의 트렌드가 어린 선수 영입이다. 최소한의 금액으로 데려와 더 큰 이적료를 받고 보낼 수 있다. 대부분의 팀들이 나이를 중요하게 여긴다. 1992년생인 이재성도 나이 때문에 팀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나이가 더 많은 김영권의 경우 그런 점에서 힘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의문이 드는 지점은 광저우의 태도다. 광저우 입장에선 이적료를 낮춰서라도 지난 여름에 김영권을 내보내는 게 이득이었다. 2019년 1월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면 김영권과 광저우의 계약 기간은 6개월로 줄어든다. 김영권은 보스만룰에 따라 이적료 없이 자신이 원하는 팀과 협상해 이적할 수 있다. 광저우는 이미 김영권을 전력 외로 분류했다. 외국인 선수 쿼터 4명을 히카르두 굴라트, 파울리뉴, 알란, 탈리스카 등으로 구성했다. 김영권은 선수 등록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출전할 수 없다. 광저우는 이미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전반기처럼 부분적으로 활용할 수도 없다. 하지만 광저우는 끝까지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중국 사정에 밝은 한 에이전트는 “광저우는 적은 돈을 버는 것보다 선례를 만드지 않는 게 더 중요했을 것이다. 광저우는 몸값 높은 선수들을 많이 데려오기 때문에 김영권을 한 번 헐값에 보내면 다음에도 같은 일이 반복될 여지가 있다. 그 지점에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결국 김영권은 해가 바뀔 때까지 A매치를 통해서만 실전 감각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표팀은 10~11월까지 매달 두 경기씩을 치를 예정이다. 김영권은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 총 4경기를 소화할 수 있다. 광저우에서 13경기에 나선 전반기와 비교하면 부족한 수준이지만 매 달 대표팀이 소집되는 만큼 최소한의 경기력은 지킬 수 있다. 김영권은 월드컵 이후 두 달 만에 나선 9월 A매치에서도 연속 무실점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금 실력을 유지하면 내년 1월엔 이적료 없이 자유롭게 새 팀을 찾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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