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 글러브로 노력하던 롯데 오윤석…책을 집어들다

[BO]스포츠 0 1013 0


롯데 오윤석(28)은 지난 4일 사직 한화전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데뷔 첫 만루홈런을 친 것은 물론 사이클링 히트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5타수 5안타 1홈런 7타점 3득점으로 활약한 오윤석은 팀의 14-5 승리를 이끌었다. 2014년 롯데에 육성 선수로 입단해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뒤 줄곧 백업으로만 뛰던 그가 모처럼 이름을 알린 순간이었다.

최근 활약은 기존 주전 안치홍의 이름도 지웠다. 주전 2루수로 나선 9월24일 한화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10경기에서 타율 0.500 3홈런 16타점 등을 기록 중이다.

오윤석은 올시즌 초에도 자신의 활약을 보여준 바 있다. 6월3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던 그는 11경기에서 타율 0.351 6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러나 우측 햄스트링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잠시 전력에서 빠졌다.

예전의 오윤석이라면 부상을 입은 동안 낙담해있겠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오윤석은 4일 경기를 마치고 “나름대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다가 다치고 내려갔다.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 전의 나였으면 낙담했을텐데 평정심을 가지고 냉정하게 준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심리적인 부분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원래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주루 등 야구적인 부분에서 연습을 많이 가져갔는데 이번에는 심리적인 것에 주력했다”고 했다.

배트와 글러브 대신, 책을 집어들었다. 오윤석은 “내가 일희일비하는게 강해서 실수하면 거기에 잘 빠져든다. 마음이 좀 왔다갔다 안 하게 하려고 책도 읽어봤다”고 말했다.

마음을 다잡기위해 선택한 책은 자기계발서였다. 오윤석은 “‘타이탄의 도구들’, ‘돌파력’이라는 이 책 두 권을 읽었다”면서 “처음에는 책을 보고 무작정 책에 나오는 조언대로 따라했다”고 말했다.

책은 오윤석의 삶을 변화시켰다. 그는 “운동하고 쉬는 시간에는 컴퓨터만 하고 그랬는데 올시즌에는 2군에서 시작할 때 한시간 먼저 일어나서 오늘 어떤 연습을 중점적으로 할 건지에 대해 하루를 시작했다. 일단 책 보는 습관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오윤석의 마음은 단단해졌다. 안치홍을 대신해 기회를 잡았을 때에도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했다. 그는 “치홍이 형이 정말 중요한 선수이지 않나. 나는 주전이란 것에 의식을 하지 않고 팀이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데 내가 하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려고만 했다”고 밝혔다.

이제 오윤석은 주전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선수가 됐다. 그는 “야구선수로서의 가장 큰 목표는 한 팀의 주전이 되는 것”이라며 다음 꿈을 키워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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