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김원형 SK 신임 감독 "김태형 감독님,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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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두산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또 고맙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김원형 SK 와이번스 신임 감독의 목소리에는 담담하면도 미안함이 묻어났다.
SK 구단은 6일 신임 감독으로 김원형 두산베어스 투수코치를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2년간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5000만원으로 총액 7억원이다. 올 시즌 건강상의 이유로 두차례 자리를 비웠던 염경엽 감독이 지난달 30일 사의를 표명한 후, SK는 새 감독 선임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왔다. 발 빠르게 움직인 SK 구단은 최근 김원형 신임 감독 체제로 새 시즌을 꾸리기로 최종 결정했고, 6일 발표가 됐다.

물론 두산을 떠나게 된 김원형 코치의 마음도 마냥 편하지는 않다. 두산은 아직 포스트시즌 경기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5일 준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꺾고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상태다. 두산은 9일부터 KT 위즈와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SK도 사령탑 결정을 더이상 미룰 수가 없었고, 두산 구단에 미리 양해를 구해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됐다. 김원형 코치는 9일 시작되는 SK 마무리캠프부터 합류할 예정이다. 발표 직후 김원형 신임 감독과 연락이 닿았다.

-신임 감독으로 부임하게 된 소감은.

▶일단 김태형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사실 결정된 건 며칠 안됐다. 하지만 두산이 아직 시즌 중이라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제(5일) 경기 승리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이후 김태형 감독님께 먼저 말씀을 드렸다. 나중에 기사로 보시게 되는 것보다 제가 먼저 말씀드리는 게 예의일 것 같았다. 그동안 김태형 감독님 밑에서 정말 많이 배웠고 또 감사하다. 결정이 된지 얼마 안됐는데 일이 너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 같다. 아직은 얼떨떨하다.

-두산의 경기가 끝나기 전 팀을 떠나게 돼서 아쉬움도 있을 것 같다.

▶두산 구단의 배려에 정말 감사드린다. 한편으로는 곧 플레이오프인데, 거기에 내가 있어야 하는데 그 자리에 없으니 개인적으로는 섭섭하다. 김태형 감독님과 다른 코치님들께 죄송한 마음이 크다. 좋은 것과 나쁜 것 다 같이 나눠야 하는데….

-두산 투수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2년동안 너희 같은 선수들이 있었기에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작년 우승하고 올해 힘든 시기를 다들 너무나 잘 버텨줘서 고맙다. 두산의 '미러클'을 의심하지 않는다. 두산을 떠나게 됐지만, 두산의 투수들 하나하나 다 마음에 걸린다. 특히 신인급 투수들 중에 정규 시즌에는 경기에 많이 나갔는데, 포스트시즌에서 출장 기회를 못얻은 투수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 '언제든 기회는 오니까 준비 잘해서 경기에 나가면 꼭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해.' 두산 투수들 다 너무 고마웠고, 잊지 못할거다.

-인연이 깊은 SK에 감독으로 돌아가게 된 기분이 어떤가.

▶내게는 고향팀이나 다름 없는 팀이다. 예전에 SK를 떠나면서 그런 생각은 했다. 다른 팀에서 코치 생활을 하다가 언젠가 다시 SK 코치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감독이란 자리로 돌아가게 됐다. SK 구단에서 선택 해줘서 감사하다. 개인적으로는 중책을 맡아서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올해 가장 힘든건 SK 선수들과 코치들, 프런트 당사자들이었다고 생각한다. 같이 합심하고, 서로의 마음과 진심만 알아주면. 그게 마음을 움직이면 조금씩 변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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