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ㆍ장병철ㆍ석진욱' 절친 감독 3인방...나란히 제천서 첫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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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 OK저축은행 석진욱 감독. (C)KOVO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최태웅ㆍ장병철ㆍ석진욱' 절친 감독 3명이 나란히 제천 컵대회에서 첫 경기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순천 컵대회에서 첫 경기를 모두 패한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출발은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었다. 22일 삼성화재를 상대로 3-1 승리를 거뒀다. 세트마다 접전이었고, 2세트와 4세트는 30점을 넘어서야 세트 주인이 가려지는 팽팽한 경기 끝에 승리했다. 지난해 9월 29일 순천 컵대회 개막전에서 삼성화재에 0-3 완패를 당했던 현대캐피탈은 이번 컵대회에서 선수를 고르게 기용하면서 승리를 챙기는 성과를 냈다.

23일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상무에 3-1 승리를 거두며 미소 지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9월 30일 열린 컵대회에서 상무에 1-3으로 패한 바 있다. 장 감독은 부임 후 공식경기 데뷔전 이었다. 이날 경기 승리는 의미가 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선 OK저축은행이 지난 시즌 1위 우리카드에 3-1로 승리했다. 부상 선수가 많은 상황이었지만 선수들이 열정을 보이며 승리를 만들어냈다. 17일 전인 지난 6일 우리카드와의 연습경기에서 4세트 경기를 치른 OK저축은행은 당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지만 실전에서는 확연히 달랐다. 집중력을 보였다. 지난해 컵대회 첫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2-3으로 패했던 것과는 다른 출발이기도 하다.

이번 컵대회에 나선 절친 감독들은 모두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대회에 임하고 있다. 컵대회 성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남은 기간 보완점을 찾는 일이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많이 깨져야 한다. 그러면서 대회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시즌 전까지 보완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비시즌 동안 준비했던 선수들의 세밀한 움직임, 플로팅 서브의 스피드, 다우디의 서브 강화를 성과로 얻어가고 싶었다. 남은 경기도 이런 맥락으로 치른다.

세터도 황동일과 이승원을 번갈아 기용하며 승패를 책임지며 운영하도록 최 감독은 구상했다. 황동일이 첫 경기를 잘 치르다가 3세트에 근육경련이 오면서 이승원과 교체된 점은 돌발변수라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도 전역 후 복귀한 송준호의 활약, 송원근의 플로팅 서브 스피드는 성과였다.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상무와의 경기를 앞두고 표정이 무거웠다. 라이트 박철우를 영입했지만 레프트 카일 러셀이 상대 서브의 표적이 될 것이라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는 경기 시작과 함께 현실로 드러났다. 1세트 2-5에서 장 감독은 주저 없이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승준을 투입하며 리시브 라인 안정을 꾀했다. 이는 이날 경기 승리를 부른 과감한 결단이었다.

라이트 박철우의 해결 능력에 은퇴 후 6년 만에 복귀한 센터 안요한의 큰 활약을 더해진 점도 고무적이었다. 이승준의 활약 또한 쏠쏠했다.

OK저축은행 석진욱 감독도 23일 경기 전 근심스러운 표정이었다. 레프트 송명근이 허리 부상 후 회복과정이었고, 센터 포지션은 전진선이 부상 후 회복과정에 있는 가운데 진상헌과 박원빈에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니 송명근, 진상헌, 박원빈 모두 집중력을 보였다. 여기에 조재성의 맹활약, 이민규의 토스가 어우러지며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컵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던 OK저축은행은 이번 대회 굿스타트가 반갑다.

이제 절친 트리오는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다. 24일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과 경기에 나선다. 이어 25일에는 한국전력과 OK저축은행이 맞대결을 펼친다.

세 감독은 인천주안초-인하부중-인하사대부고에서 함께 배구를 했다. 한양대(최태웅, 석진욱)와 성균관대(장병철)로 대학생활만 갈라졌을 뿐, 이후 실업과 프로에서 삼성화재의 전성시대를 합작한 주역이었다.

프로에서는 최태웅 감독이 지난 2015년 먼저 지휘봉을 들었고, 지난해 장병철 감독과 석진욱 감독이 나란히 감독으로 취임하며 배구계에 화제를 몰고 왔다.

특히 세 감독은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서머리그'를 계획했고, 올해 '코로나 19' 상황임에도 천안 '랜선매치'를 통해 우의를 다졌다. '선의의 경쟁'속에 배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훈훈한 모습은 귀감이 되고 있다.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는 성과를 내는 자리다. 성적에 대한 성과도 있겠지만 세 감독은 실전을 통해 얻으려 했던 부분을 챙겨가고 싶어한다. 그런 측면에서 남은 경기도 큰 관심거리다. 관중들의 현장 응원은 없지만 '소리 없는 아우성'속에 배구 열기가 제천을 강타하고 있다. 절친 감독들의 표정에도 미소가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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