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2루 수비" 현장은 김하성을 1위로 꼽았다! 韓 최초 '골드글러브' 가능성 수직 상승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그 누구도 품지 못했던 한국인 '최초' 골드글러버가 탄생하게 될까.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대한 현장의 평가가 심상치 않다. 이번엔 정말 수상과 연이 닿을지도 모른다.
KBO리그에서 7시즌 동안 891경기에 출전해 940안타 133홈런 575타점 606득점 134도루 타율 0.294 OPS 0.921로 활약한 김하성은 2020시즌이 끝난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결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총액 3900만 달러(약 520억원)의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KBO리그에서는 방망이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김하성. 하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빠른 볼과 변화구 등의 적응에 애를 먹었고, 데뷔 첫 시즌 117경기에 출전했으나, 54안타 8홈런 6도루 타율 0.202 OPS 0.622의 성적을 남기는데 그쳤다. KBO리그 시절과 달리 공격력보다는 수비에서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첫 시즌의 성적으로는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것이 힘들어 보였지만, 2022시즌에 앞서 '변수'가 발생했다. 주전 유격수를 맡았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손목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게 됐고, 급기야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80경기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에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에게 본격적으로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를 제대로 살렸다.
김하성은 지난해 150경기에 출전해 130안타 11홈런 59타점 58득점 12도루 타율 0.251 OPS 0.708를 기록하며 눈에 띄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력은 두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야말로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이었다. 김하성은 하이라이트에 나올 만한 수비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유격수에 3루수로도 탄탄한 수비를 선보였다.
김하성의 수비가 얼마나 탄탄했는지는 '수치'로도 알 수 있다. 김하성은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DRS(수비로 억제한 실점) +12, '팬그래프'에서는 +10을 기록했다. 팬그래프 DRS의 경우 내셔널리그 유격수 공동 2위에 해당되는 수치였다. 그 결과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수상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엄청난 활약을 펼쳤던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올해도 좋은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김하성은 잰더 보가츠의 합류로 인해 유격수에서 2루수로 포지션을 옮겼지만, 이는 오히려 가치 상승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021년 유격수와 3루수가 모두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던 김하성은 2루수 옵션까지 달게 된 까닭이다. 게다가 수비의 부담이 줄어들면서 타격 성적도 월등히 좋아졌다.
김하성은 올해 136경기에 출전해 128안타 17홈런 55타점 77득점 31도루 타율 0.271 OPS 0.783으로 펄펄 날고 있다. 타격 페이스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에는 OPS가 8할을 넘어서기도 했다. 당시에 비하면 성적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샌디에이고 내에서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좋은 모습. 수비도 마찬가지.
김하성은 올해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DRS는 +14로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그리고 '팬그래프'에서는 DRS +9로 내셔널리그 2루수들 가운데 3위에 랭크돼 있다. 이 또한 김하성이 '폭주'하던 시기에 비하면 수치가 떨어졌지만, 리그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베이스볼 아메리카(BA)'는 '최고의 재능을 갖춘 선수'를 꼽는 시간을 가졌는데, 김하성은 2루수 수비 부문에서 1위로 선정됐다. 2위는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3위에는 아지 알비스(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이름을 올렸다. 이 순위가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순위를 선정하는 과정 때문.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감독과 스카우트 및 야구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각종 수비 지표에서 김하성은 '상위권'에 속해있지만, 1위를 달리는 항목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루수 수비 1위로 선정됐다는 것은 그만큼 '현장'에서의 평가가 좋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골드글러브' 수상과도 이어질 수 있다. 골드글러브의 경우 미국야구연구협회(SABR)의 수비 지표 25%와 감독 및 코칭스태프 투표 75%로 수상자를 가리게 되는데, 현장에서의 평가가 뛰어난 만큼 수상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일단 흐름은 좋다. 지금의 기세만 유지한다면 '최초'의 타이틀을 손에 넣을 지도 모른다.
기사제공 마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