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데미지 격차' 알카라스, 즈베레프 꺾고 4강행.. US오픈 12연승 中
8시간 36분 vs 14시간 13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1위)와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12위)가 이번 US오픈 8강까지, 4경기를 치르는데 소요된 시간이었다. 누적 시간은 5시간이 넘게 차이가 났다. 결국 이 데미지 격차가 US오픈 4강 주인공을 결정지었다.
알카라스가 즈베레프를 꺾고 2023 US오픈 4강에 올랐다. 알카라스는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킹 국립테니스센터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8강에서 즈베레프를 6-3 6-2 6-4로 제압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알카라스는 US오픈 12연승을 기록 중이며, 2021년부터 통산 US오픈 16승 1패(94.1%)를 달리고 있다.
초반 팽팽하던 1세트 분위기는 중반부터 조금씩 격차가 벌어졌다. 알카라스가 즈베레프의 4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앞서 나갔다. 알카라스는 두 번의 브레이크 위기를 모두 방어한 반면, 딱 한 번 주어졌던 브레이크 기회를 잡아내며 1세트를 따냈다. 견고해 보였던 즈베레프의 1세트는 후반에 약간의 균열이 생겼다.
2세트는 알카라스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즈베레프의 스트로크 정확성에 문제가 생긴 사이 알카라스는 완전히 물이 올랐다. 2개의 서브 에이스, 11개의 위너에 즈베레프가 도저히 따라잡지 못했다. 알카라스는 베이스라인에서도, 네트 앞에서도 즈베레프를 압도했다. 2세트 즈베레프의 움직임은 1세트에 비해 눈에 띄게 느려졌다.
즈베레프는 3세트 시작 직전 메디컬 타임아웃을 쓰며 약간의 회복 시간을 벌었다. 즈베레프는 2-1로 앞선 채 맞이한 알카라스의 서브권 게임이 아쉬웠다. 40-15까지 앞서며 더블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맞이했으나 알카라스에 연속 네 번의 득점을 허용했다. 알카라스는 드롭샷으로 반전을 만들고 탄탄한 수비로 즈베레프의 실수를 유도했다. 앞서 나갈 찬스를 성공하지 못하며 결국 동점을 내줬다.
4-4 상황, 즈베레프의 서브 게임에서 알카라스가 3세트 첫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즈베레프가 더블폴트를 범하며 포인트를 내준 기회를 알카라스가 놓치지 않았다. 특히 30-15를 만드는 랠리에서는 두 번의 환상적인 크로스 스트로크로 관중들의 탄성을 이끌어냈다.
알카라스는 마지막 서브 게임마저 따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번 경기에서 알카라스는 즈베레프에 단 한 게임의 브레이크도 허용하지 않았다.
반면 즈베레프는 다섯 번의 브레이크 기회를 모두 놓치며 알카라스에게 준결승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매세트 중반이 넘어갈수록 체력적인 한계가 역력해 보였다. 누적 데미지의 차이가 결국 경기 후반 체력 차이를 가르고 말았다.
알카라스는 이번 경기를 2시간 30분 만에 마무리지었다. 누적 시간은 11시간 06분으로 평균 2시간 11분 정도에 그치고 있다. 또한 이번 경기에도 3-0 승리를 따내며 세트 득실에서 +14를 기록하고 있다. 남자단식 준결승에 오른 4명의 선수 중에 소요 시간과 세트 특실 모두 가장 좋다. 체력적인 이점도 항상 잡아내고 있다.
즈베레프는 2021년 이후 2년 만에 US오픈 4강 복귀를 노려봤으나 실패했다. 대신 작년 대회를 결장했었기 때문에 360점의 랭킹 포인트를 그대로 흡수했다. 라이브랭킹 10위로 뛰어 오르며 11개월 만에 톱 10 복귀로 이번 대회를 만족해야 한다.
알카라스는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3위)와 4강전을 갖는다. 상대전적은 2승 1패로 알카라스의 우위다. US오픈에서는 첫 맞대결이다. 두 선수는 하루 휴식을 취한 후, 8일(현지시간) 4강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