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황선홍 "이강인 합류 13일 최종 결정…호흡한지 1년, 빨리 왔으면" [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창원, 김정현 기자) 이달 19일부터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축구 대표팀을 지휘하는 황선홍 감독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이강인(PSG)의 조기 합류를 간절히 염원했다.
황 감독은 5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 훈련 전 인터뷰를 통해 이강인의 합류 시점에 대해 밝혔다. 그는 이강인 소속팀 PSG와의 소통에 대해 "공식적으로 메일이 온 건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라며 "13일에 최종적으로 소속팀에서 답변을 주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강인 본인과 연락한 것에 대해선 "이번 주부터 공과 같이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있다. 아마 다다음 주 주말 리그 경기(9월16일 오전 4시 니스와의 홈 경기)에 포커스를 맞춰 준비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황 감독은 이강인 니스전 등 소속팀 일정을 소화하고 합류하는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강인의 말로는, 지금 팀에서는 그렇게 계획을 하는 것 같다"라며 "우리는 빨리 합류하기를 원하니까 (이)강인이가 조금 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황 감독은 이어 "난 (이강인이) 대회 전(1차전 열리는 19일 전)에 합류를 하면 좋겠다. 여러 가지를 봤을 때 대회 첫 경기에 임박해서 들어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여러 상황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머릿속에는 어느 정도 정리가 돼 가고 있다. 개인적인 바람은 빨리 합류했으면 한다"라며 이강인이 니스전을 마친 뒤 항저우에 오는 플랜 B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만 황 감독은 13일에 좋은 소식이 들리면 바로 다음 날에라도 합류하길 원한다. 그는 "(이강인과) 같이 호흡을 맞춰본 지가 1년이 넘었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선수다. 훌륭하지만, 우리 팀원과의 조합이나 포지셔닝에 대한 조율도 필요하기 때문에 마음이 급하다"라고 간절한 심정을 알렸다.
이어 "A대표팀(국가대표팀) 멤버와 이강인 합류가 변수다. 합류 시점에 따라 우리 계획이 달라진다. 조별리그를 통해서 (16강 이후의)본선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 있는 선수들로 일단 1차전을 계획하고 있다"라며 국가대표팀 소속 선수들을 16강부터 본격적으로 쓰려는 플랜도 대비하고 있음을 전했다.
손발을 맞추지 못한 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게 될 이강인의 위치 역시 관심사다. 이강인은 좌우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 심지어 중앙 미드필더까지 활용할 수 있어서다.
황 감독은 "내가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단언하면 (나중에)약속을 지켜야 돼서 지금은 말씀드리기 애매하다"며 "선수와 몇 차례 교감은 했는데 말로 하는 것과 훈련장에서 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라고 답답한 심정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래서 맞는 포지션은 전체적인 조합을 생각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시간적으로 빨리 합류하는 게 우리 입장에선 좋다"라고 거듭 조기 합류를 원했다.
이강인은 지난 7월 14일 발표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 다만 명단 발표 기자회견 당시 이강인의 합류 여부는 물론 시점도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한 A매치가 아니어서다. 유럽에는 없는 종합 대회여서 PSG도 이 대회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이강인은 명단 발표 직전인 지난 7월 9일 마요르카(스페인)를 떠나 PSG에 입단했다. 그는 등번호 19번을 받고 2028년 여름까지 5년 계약을 맺었다. 마요르카와 차출 협의를 이미 마쳤던 황 감독 측은 다시 새 소속팀과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에 대해 논의해야 했다.
황 감독은 2개월 전 명단 발표 당시 PSG와의 협의에 대해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참여 의지는 굉장히 강하다"라면서도 "이전 소속팀 마요르카와는 대회 관련 차출 조율이 끝난 상태였다. 하지만 이적이 급격하게 이뤄져 조율이 앞으로 진행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5일 황 감독의 창원 기자회견에서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이강인이 항저우에 오는 것은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황 감독은 일주일이라도 먼저 합류한다면 이강인 가세 효과가 더 빛날 것으로 보는 셈이다.
황 감독은 최종엔트리 발표 당시엔 이강인은 물론 홍현석(헨트), 설영우(울산) 등 국가대표팀 멤버들도 4일부터 같이 훈련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를 거부하면서 완전체 훈련은 이미 불발됐다.
이강인은 PSG는 지난 4일 열린 리그1 4라운드 PSG-올랭피크 리옹 경기 엔트리에 아예 빠졌다. 2라운드 툴루즈전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재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클린스만호 승선도 무산됐다.
PSG는 이강인이 다치자 "왼쪽 대퇴사두근 부상을 입었다. 다음 A매치 휴식기가 끝날 때까지 치료 받을 예정"이라고 이강인의 부상을 발표했다.
그래서 8일과 13일 열리는 A매치는 물론 19일 1차전이 열리는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도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다행히 이강인은 빠르게 회복해 재활 훈련에 돌입했다. 지난달 25일 PSG는 구단 SNS 계정에 실내에서 훈련 중인 이강인이 사진을 공개했다. 허벅지를 다쳤던 이강인은 중량 스쿼트와 런지 동작을 수행하며 하체 근육을 단련하는 모습이었다. 사이클도 타면서 회복에 집중했다.
아시안게임 기간 중 실전 경기에도 빠르게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3일 개인 SNS를 통해 훈련을 받고 있는 사진과 함께 시계와 화살표 이모티콘, 그리고 'SOON'을 적어 곧 복귀할 수 있을 거라고 팬들에게 알렸다. 사진 속에서도 이강인은 컨디션이 좋은 듯 밝은 표정으로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이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이 16일 니스전에 이강인 출전을 고려한다면, 황 감독이 바라는 이강인 합류시기는 아시안게임 첫 경기인 19일 쿠웨이트전 직전 혹은 쿠웨이트전이 끝난 뒤가 될 수 있다.
아시안게임은 한국이 다른 참가국보다 전력에서 한 수 위 우위를 점한 게 맞지만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하기 때문에 조금의 방심이나 전술적인 문제도 허용되지 않는다. 게다가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우승했기 때문에 황 감독이나 선수단이 3연패에 대한 압박을 굉장히 받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이강인 등 최정예 전력이 일주일이라도 먼저 모여 손발을 맞춰보는 게 절실했지만 클린스만이 국가대표팀에 두 명을 데려가고, PSG도 조기 합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황 감독 속만 타들어 가게 생겼다.
그나마 이강인이 부상으로 낙마하지 않는 것은 다행으로 여길 정도가 됐다.
황선홍호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E조에 속해 오는 19일 오후 8시30분 쿠웨이트와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이틀 뒤인 21일 오후 8시30분 태국과 2차전을 벌이며 사흘 뒤인 24일 오후 8시30분엔 바레인을 상대한다.
그리고 9월27~28일 16강전을 통해 토너먼트에 돌입하게 되는데 승부차기까지 가서 져도 탈락하고 짐 싸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엔 총 23개팀이 참가했다. 4개팀이 5개조에 편성되며, D조만 3개팀이 한 조로 짜여진다. 각 조 1,2위 12개팀, 그리고 각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팀이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위협할 팀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우즈베키스탄, 일본, 카타르 등이 꼽힌다.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추첨 결과
A조=중국, 방글라데시, 미얀마, 인도
B조=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몽골
C조=우즈베키스탄, 시리아, 홍콩, 아프가니스탄
D조=일본, 팔레스타인, 카타르
E조=한국, 바레인, 태국, 쿠웨이트
F조=북한, 인도네시아, 키르기스스탄, 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 명단(22인)
골키퍼 : 이광연(강원) 민성준(인천) 김정훈(전북)
수비수 : 설영우(울산)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이재익(서울이랜드) 이한범(서울) 박진섭(전북) 황재원(대구) 최준(부산) 김태현(베갈타 센다이)
미드필더 : 정호연(광주) 홍현석(KAA헨트) 백승호(전북) 송민규(전북) 정우영(슈투트가르트) 고영준(포항) 이강인(PSG) 엄원상(울산) 조영욱(김천)
공격수 : 박재용(전북) 안재준(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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