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가장들이 먹여 살리는 롯데의 웃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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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소년 가장'이 등장했다는 것. 뛰어난 젊은 선수가 팀을 이끌어간다는 의미로 좋게 해석할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기존 베테랑 선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젊은 선수에게 부담을 짊어지게 해야하는 웃지 못할 현실이기도 하다. 올 시즌 전반기, 롯데 자이언츠는 다시 한 번 영건 투수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투수진의 힘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전반기의 투수진은 처참했다. 특히 선발진에서는 풀타임 선발 2년차에 접어든 박세웅(23)이 팀 선발진을 지탱했고 팀 전체를 이끌었다. 브룩스 레일리, 닉 애디튼 등 외국인 선수들이 나란히 부진하면서 박세웅은 토종 에이스를 넘어 팀의 에이스 역할을 도맡았다.

지난해 박세웅의 최종 성적은 28경기 12승6패 평균자책점 3.68(171⅓이닝 70자책점)이었다. 이 자체로도 훌륭한 성적. 그러나 전반기에는 17경기 9승3패 평균자책점 2.81(105⅔이닝 33자책점)으로 리그 에이스급 투구를 선보였다. 지난해 박세웅의 전반기 역할은 에이스이자 '소년 가장'이었다. 

사실 어린 선수에게 '소년 가장'이라는 칭호가 붙는 것은 팀 입장에서는 그리 달갑지 않다. 영건 투수의 등장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지만, 어린 선수에게 너무 많은 짐을 떠맡겨야 하는 팀의 서글픈 현실이 담겨있는 역설적인 일이었기 때문. 차근차근 밑바닥부터 다지고 부담 없는 단계를 거치면서 성장하는 그림이 가장 이상적이다. 영건 투수들이 많은 축인 롯데지만 더 이상 이런 일 없이 영건 투수들의 성장을 바랐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2년 연속 '소년 가장'이라고 불려야 할 영건 투수가 또 다시 등장했다. 상황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다. 레일리가 그나마 선발진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토종 투수들, 그리고 펠릭스 듀브론트가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웃지 못할 현실과 마주했다. 지난해 롯데의 1차 지명이자 올해 신인 자격을 갖추고 있는 윤성빈(19)이 지난해 박세웅과 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



윤성빈은 올 시즌 4경기 선발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3.86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올 시즌 롯데의 유일한 선발승의 주인공이기도 하다(4월 7일 사직 LG전).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속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등을 무기로 당당하게 마운드를 버티고 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올해 스프링캠프 그리고 시즌에 들어서까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마무리캠프에서는 폼을 다듬었고 스프링캠프에서는 구위를 검증 받았다. 그리고 시즌 들어서는 제구력까지 잡아가고 있다.

지난달 25일 첫 등판이던 문학 SK전에서 5이닝 동안 볼넷 5개를 허용하며 2실점했지만, 이후 3경기에서는 볼넷을 조금씩 줄여가고 있다. 대신 이닝 소화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 탈삼진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 역투로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9탈삼진은 데뷔 최다다.

현 시점에서 가장 꾸준하고 기복 없이 선발진을 버텨주고 있고 가장 기대를 품게 하는 선발 투수는 아이러니하게도 데뷔 시즌의 윤성빈이다.

지난해 박세웅의 전반기에는 팀이 초반 어느 정도 승수 쌓기를 하면서 5강의 사정권을 노리고 있었다지만, 올해 윤성빈이 버티는 롯데는 1승이 버겁고 탈꼴찌가 시급한 팀이 됐다. 윤성빈이 지난해 박세웅보다 더 큰 부담을 안고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윤성빈은 20일 사직 SK전에서 5번째 선발 등판을 갖는다. 자신의 데뷔전 상대이자 첫 패전을 안겨준 팀을 상대로 리벤지를 갖는다. 또한 팀의 더 이상의 추락도 막아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다. 과연 '소년 가장' 윤성빈은 부담의 무게를 오롯이 받아내며 마운드에서 계속 힘을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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