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는 벌써 이정후앓이 시작됐다… "이미 기대치 넘어섰다, 엄청난 잠재력" 美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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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527억 원)라는 엄청난 금액을 받은 선수라면 당연히 그에 걸맞은 큰 기대치가 모이기 마련이다. 특히나 올해처럼 이적 시장에서 선수들이 고전한 환경이라면 더 그렇다.

언론에서는 연일 이 선수가 팀에 가져다 줄 효과를 계산하기 마련이고, 팬들도 투자에 맞는 성과를 원한다. 선수로서는 기분이 좋은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을 느낄 만한 여건이다. 이런 부담감을 극복하느냐도 장기 계약의 성패를 가른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또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모두 안은 채 올 시즌 출발선에 섰다. 지난해 팀 공격력에 내셔널리그 최하위권 수준으로 처진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감행했고 그 첫 성과물이 바로 이정후였다. 샌프란시스코는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다른 구단들과 치열한 경쟁 끝에 이정후를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KBO리그에서는 성공한 선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선수에게 선뜻 거액을 투자했다. 다른 외야수들을 다 제쳐두고 이정후에 올인했다. 심지어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스프링트레이닝 시작부터 "개막전 1번 중견수가 이정후가 아니라면 그것도 충격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하며 팍팍 밀어줬다. 이정후로서는 부담이 될 만한 여건이지만, 어쨌든 자신의 실력을 믿으며 정규시즌 초반을 순조롭게 풀어가고 있다.

이정후는 시즌 첫 7경기에 모두 선발 1번 중견수로 출장해 나름대로 괜찮은 성적을 남겼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다저스와 같은 리그의 강호들을 상대로, 그것도 엘리트 투수들을 상대로 자신의 강점을 잘 증명했다. 이정후는 첫 7경기에서 타율 0.250(28타수 7안타), 출루율 0.303, 장타율 0.357, 1홈런, 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60을 기록했다.

특급 성적은 아니지만 리그 최강 수준의 마운드를 보유한 다저스와 세 경기를 치렀다는 것은 고려해야 한다. 오히려 첫 안타와 첫 홈런이 일찍 터져 나왔고, 4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3개의 볼넷도 골라내며 차분하게 존 설정을 하고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
 


 


겉으로 드러나는 타격 성적만 봐서는 안 된다. 세부 지표는 더 좋다. 이정후는 7경기에서 평균 95.6마일의 타구 속도를 기록했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 10% 수준의 좋은 성적이다. 이정후의 힘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도 충분히 강한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성적이다. 발사각이 조금 더 높아지면 충분히 장타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타율은 0.250이지만 타구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기대 타율은 0.300으로 이보다 더 높고, 하드 히트(타구 속도 95마일 이상의 타구) 비율도 59.1%로 리그 평균을 크게 웃돈다. 여기에 헛스윙을 잘 하지 않고(헛스윙 비율 13.5%), 유인구에 잘 따라나오지 않으며(17.4%) 삼진도 잘 당하지 않는 능력을 충분히 과시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지표에서도 역시 리그 상위권 지표를 만들어내고 있다.

즉, 이정후는 지금과 같은 타구질을 꾸준히 유지하고 자신의 장점을 살린다면 앞으로 타율은 충분히 더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을 기대할 수 있다. 스프린트 스피드에서도 리그 상위 23%를 기록하는 등 빠른 발을 보여주고 있고, 수비에서도 아직까지 큰 실수 없이 경기를 진행하고 있으니 첫 휴식일까지의 숨가빴던 여정은 비교적 무난하게 마무리된 것이다.

현지 언론, 동료, 코칭스태프 모두 호평 일색이다. 자신의 기량을 차분하게 보여주는 것은 물론, 이렇게 빨리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고 동료들과 융화되는 선수를 본 적이 없다며 칭찬이 자자하다. 메이저리그 네트워크의 패널이자 메이저리그 대표 소식통 중 하나인 존 모로시 또한 4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 LA 다저스와 경기를 앞두고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정후가 이미 기대치를 뛰어넘는 활약을 하고 있다면서 아버지인 이종범 코치도 소개하는 등 이정후 칭찬에 열을 올렸다.

모로시는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일주일을 통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초기에 (자신에 몰렸던) 높은 기대를 넘어서고 있다. 그는 디테일한 부분에서 플레이가 자신이 메이저리그에 편안하게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록 2024년 시즌 초반이지만 이 신인은 그의 새로운 클럽에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팀 동료이자 리그 최고의 3루 수비수로 뽑히는 맷 채프먼 또한 4일 지역 방송 네트워크인 KNBR의 한 팟캐스트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는 특별하다. 특별한 선수다"고 감탄한 뒤 "우리가 샌디에이고와 경기를 했을 때 그들은 '와, 이 선수는 대단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 이는 다저스도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우리는 그의 뭔가에 매일 놀라고 있다. 그는 젊고 한국에서 왔지만 새로운 것에 대해 편안하게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칭찬을 이어 갔다.
 


 


이어 채프먼은 "나는 이정후가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하고 여전히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매우 자신감이 있으며, 분명히 여러분들이 타석에서 보듯이 적절한 투구에 스윙한다"면서 "나는 그가 완벽한 리드오프라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저스틴 빌레 샌프란시스코 타격코치 또한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인터뷰에서 "진짜 새로운 선수다. 나는 이정후와 같은 타자를 본 적이 없다. '공이 던져진 곳으로 타격하라'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그 말을 이정후보다 더 잘 실천하는 타자를 본 적이 없다"고 놀라워하면서 "항상 내가 타석에 나서면, 거의 이정후가 누상에 있는 것 같다. 그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은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다. 무슨 말이냐면, 이정후가 스윙을 하지 않는다? 그건 이정후의 공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고 항상 이정후가 스윙을 하면 견고하게 공을 맞힌다"고 이정후의 타격 능력을 극찬했다.

근거지로 돌아온 이정후는 5일 하루를 쉬고 6일부터는 김하성의 소속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다시 3연전을 가진다. 이정후는 샌디에이고와 개막 4연전에서 좋은 활약을 한 만큼 이번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다. 한 번 상대해 본 투수들이 있기에 그만큼 편안하게 타석에 들어설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이정후는 6일 샌디에이고의 영입생 투수인 딜런 시즈를 상대로 다시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할 전망이다. 이정후는 시즈를 상대로 안타를 치지는 못했으나 타점 하나를 기록한 바 있다. 이정후와 김하성의 재회는 TV 채널 스포티비 프라임(SPOTV Prime)과 스포츠 OTT 서비스 스포티비 나우(SPOTV NOW)를 통해 생중계되는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와 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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