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쉬운데 헷갈린다고?" 손아섭 사인미스 사실 작전이었나…손아섭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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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손아섭. ⓒ 중계 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이렇게 쉬운데 헷갈린다고?" (박민우) "나는 솔직히 페이크다" (손아섭)

잘 되는 팀은 뭘 해도 잘 된다. NC 다이노스가 주장 손아섭의 '사인 미스' 해프닝마저 웃음으로 승화하며 플레이오프 2연승을 달렸다.

지난달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플레이오프 1차전. 손아섭은 4회 무사 1, 2루라는 절호의 기회를 만났다. 4-1로 앞서 있었지만 직전 수비에서 에릭 페디가 문상철에게 홈런을 맞았다. 다시 점수 차를 벌리고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올 기회였다. 이때 손아섭이 마치 사인을 잊은 듯한 표정을 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타석에 들어선 손아섭은 초구에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공을 찍듯이 눌렀는데 결과는 파울이 됐다. 그리고 바로 문제의 장면이 나온다.



손아섭은 이종욱 코치의 사인을 주시하지만, 무슨 의미인지는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고민하는 듯 눈동자를 굴리다 급기야 검지손가락을 들어 '한 번 더' 신호를 보냈다. 진지한 표정의 손아섭을 향해 이종욱 코치가 웃음을 참으며 다시 사인을 전달했다.

결국 이 타석은 작전이 필요 없는 타석이 됐다. 쿠에바스가 폭투를 던지면서 무사 2, 3루가 됐다. 손아섭은 장점인 타격 기술을 마음껏 자랑했다. 쿠에바스의 변화구 궤적을 정확히 읽은 듯 자세를 낮춰 '갖다대는' 스윙으로 타구를 2루수 머리 위로 보냈다. 점수는 5-1로 벌어졌고, 쿠에바스는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타석과 경기의 결과를 떠나 손아섭이 사인을 되짚는 장면은 여기저기서 화제가 됐다. 손아섭의 머릿 속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난 것 같았다.



31일 2차전을 앞두고 박민우에게 NC 사인 체계가 복잡한 것은 아닌지 물었는데, 박민우는 전혀 아니라며 "이해가 안 간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박민우는 여기까지만 듣고도 손아섭에 대한 얘기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러면서 "진짜 쉽다. (손아섭이)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갔다. 다른 팀 사인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팀 사인을 모르면 머리가 나쁜 거다. 우리만큼 쉬운 팀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그걸 헷갈린다?"라며 손아섭을 몰아붙였다.

그러더니 이해할 만한 구석이 전혀 없지는 않다는 듯 "그런데 이런 건 있다. 시즌 내내 (손)아섭이 형한테 사인이 난 적이 없을 거다. 아마 항상 알아서 치고 나가라고 했을테니까. 사인은 알지만 사인을 본 적이 없어서 갑자기 떠오르지 않았을 수 있다"면서 "그 이유 말고는 솔직히 주장 자격이 없는 것 같다. 우리 팀 사인을 헷갈린다고? 이렇게 쉬운데"라며 웃었다.


▲ 사인을 잘 보자는 박민우 ⓒ NC 다이노스 유튜브 캡처

▲ 갑자기 변명을 시작하는 손아섭 ⓒ NC 다이노스 유튜브 캡처


손아섭의 변명은 31일 플레이오프 2차전이 끝나고 NC 구단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박민우의 인터뷰가 끝나고 잠시 후 경기 전 다함께 파이팅을 외치는 시간이 왔다. 박민우가 먼저 "사인 잘 보자"며 "안 되겠다 싶으면 상황에 맞게 하라"며 선수들에게 사인을 강조했다. 그러자 손아섭이 대뜸 "나는 솔직히 페이크다. (황)재균이 형 속이려고 사인난 것처럼 한다. 그러면 번트댈 줄 알고 막 들어온다. 그때 딱 때려야지"라고 말했다.

NC는 1차전에서 타격을 앞세워 9-5로, 2차전에서는 투수력과 유격수 김주원의 끝내기 호수비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2020년 한국시리즈를 포함해 포스트시즌 9연승, 올해만 6연승이다. 사인 미스가 나와도 최상의 결과가 나오고, 또 그 실수를 웃음 소재로 쓰는 것만 봐도 NC가 왜 좋은 분위기에서 가을 야구를 '즐기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NC는 2일 홈구장 창원 NC파크에서 열릴 3차전에서 KBO 포스트시즌 역대 최장 연승, 그리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린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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