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어모은 야수 복권, ‘잭폿’과 ‘꽝’ 사이에 선 KIA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BO]스포츠 0 989 0
-KIA, 올 시즌 팀 타격 WAR 7위, 마운드 활약과 비교해 다소 아쉬워
-사실상 터커·최형우·나지완으로 버티는 타선, 젊은 야수 활약상 더 필요
-희생 번트 개수 리그 1위 KIA, 득점 생산성 높이려면 야수진 성장 절실
-트레이드와 내부 육성으로 긁어모은 야수 복권, ‘잭폿’이 터지길 기대해야
 
 
 
[엠스플뉴스=광주]
 
KIA 타이거즈는 지난해부터 트레이드를 통해 야수 복권을 긁어모았다. 야수진 리빌딩이 필요한 상황에서 KIA가 택한 방법은 내부 육성과 더불어 트레이드를 통한 외부 보강이었다. 이렇게 긁어모은 야수 복권이 ‘잭폿’일지 ‘꽝’일지에 따라 매트 윌리엄스 감독 체제에서 나올 팀 성적이 결정될 전망이다. 
 
올 시즌 KIA의 팀 타격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12.37로 리그 7위에 올라 있다. 팀 마운드 WAR는 16.75로 리그 1위에 올라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현재 KIA의 팀 순위 6위는 타격이 마운드를 뒷받침해주지 못한 탓이 크다. 
 
KIA 타선을 살펴보면 프레스턴 터커(WAR 4.21·리그 6위)와 최형우(WAR 3.04·리그 16위), 그리고 나지완(WAR 2.35·리그 30위)이 겨우 먹여 살리는 구조다. 전반기엔 이창진, 후반기엔 최원준이 젊은 야수로서 존재감을 그나마 보여줬지만, 전반적으로 타석에서 팀 내 젊은 야수진의 활약상이 눈에 들어오는 분위기는 아니다.
 
희생 번트 성공 1위, 현실과 실리를 고려한 윌리엄스 감독의 선택
 
 
 
윌리엄스 감독은 팀 전력 상태와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실리적인 선택을 취하고 있다. 마운드가 강력하고 타격이 비교적 취약한 만큼 리그에서 가장 많이 희생 번트에 성공해 득점 쥐어짜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 KIA는 키움 히어로즈(73번)와 KT WIZ(73번) 다음으로 리그 세 번째로 희생 번트(69번)를 시도했다. 희생 번트 성공 개수(48개)와 성공률(69.6%)은 리그 1위다.
 
윌리엄스 감독은 팀 득점을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이든 다 똑같은 가치를 지닌다고 바라본다. 
 
경기 상황 그리고 타자와 투수 매치 업에 따라서 희생 번트 상황이 생긴다. 올 시즌 희생 번트를 시도하고 작전을 낸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작전을 내지 않은 상황도 많다고 생각한다. 경기 상황에 따라 조절하고 있다. 희생 번트 뒤엔 후속 타자가 적시타를 때려줘야 하는 타이밍이다. 그런 부분에서 후속 타자와 타격 코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안타, 2루타, 적시타, 홈런 등 점수를 내기 위한 과정의 가치는 모두 똑같다고 생각한다.” 윌리엄스 감독의 말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계약상 2022시즌까지 KIA 지휘봉을 잡는다. 향후 2년간 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젊은 야수진 발굴과 활약상이 가장 시급하다. 타자와 투수 매치 업이 타자가 압도할 수 있는 상황이 많아진다면 자연스럽게 희생 번트 시도가 줄어들 수 있다. 
 
내부 육성과 더불어 트레이드를 통한 외부 보강으로 KIA는 야수 자원들을 꽤 모았다. 지난해부터 조계현 단장이 직접 주도해 성사된 트레이드는 NC 다이노스와의 이명기<->이우성 1대 1 트레이드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박준태+3억 원<->장영석 트레이드, 그리고 이번 NC와의 2대 2 트레이드(문경찬, 박정수<->장현식, 김태진) 등 3건으로 알려졌다. 
 
비록 이우성(타율 0.120)과 장영석(타율 0.129)은 올 시즌 다소 아쉬운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지만, 김태진은 이적 뒤 나온 4경기에서 16타수 5안타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류지혁 복귀 뒤 완전체 KIA 타선이 보여줄 파괴력에 시선 집중
 
 
 
사실 KIA의 올 시즌 야수진 운영은 시즌 초반 실무진 주도 트레이드로 데려온 류지혁의 장기 부상으로 크게 흔들렸다. 류지혁은 햄스트링 부상을 두 차례 당해 이적 뒤 5경기 출전에 그쳤다. 류지혁의 이탈로 3루수 자리에 구멍이 났다. 베테랑 나주환이 꽤 많은 경기를 소화하다 최근 허리 통증으로 빠졌고, 그 자리를 젊은 야수인 김규성이 메우기도 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원래 류지혁을 3루수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류지혁의 부상으로 다른 옵션을 계속 찾게 됐다. 여러 선택지가 있다는 건 좋은 방향이다. 젊은 김규성도 올 시즌 3루수 자리에서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최근 허리 통증을 겪고 있지만, 나주환도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 내야 뎁스가 두터워졌다고 본다”라고 바라봤다.
 
물론 올 시즌 성적도 중요하지만, 내년 시즌 야수진 운영의 큰 밑그림도 그려야 하는 KIA의 상황이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류지혁과 김태진, 젊은 피로 가능성을 보여준 김규성과 홍종표, 기존 주전인 박찬호와 김선빈 등 여러 가지 선택지를 조합할 수 있다. 
 
일단 올 시즌엔 부상 선수들이 많아 그 빈자리를 메우는 게 중요했다. 트레이드는 그 순간 우리 팀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채우는 과정이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들이 팀의 방향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어린 타자들이 잘 성장해주고 있다는 게 긍정적이다. 사실 김규성과 홍종표의 경우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올 시즌 경기에 선발 출전할 거로 생각하긴 쉽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여러 선수가 활약을 펼쳐 좋은 이미지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의 말이다.
 
KIA는 이범호의 은퇴와 안치홍의 FA 이적으로 생긴 내야진 공백을 내부 육성과 외부 트레이드 보강으로 메운단 복안을 실행했다. 사실상 올 시즌 종료 뒤 외부 FA 영입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현장의 분위기다. 그만큼 젊은 야수 복권을 계속 긁어모았기에 ‘잭폿’이 터지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류지혁과 이창진 등 시즌 막판 부상자가 모두 돌아온 뒤 완전체 KIA 타선이 어떤 파괴력을 보여줄 지에서 그 힌트를 얻을 전망이다.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