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페널티킥 헌납… ‘위험한 남자’ 카를로스 산체스

[BO]엠비 0 1823 0


(베스트 일레븐)

콜롬비아 미드필더 카를로스 산체스는 일본전이 끝난 후 자국 팬들로부터 서슬 퍼런 위협을 받았다. 팀 패배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잉글랜드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오고 말았다. 그래서야 안 되겠지만, 진심으로 안위가 걱정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호세 페케르만 감독이 이끄는 콜롬비아는 4일 새벽 3시(한국 시각)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잉글랜드에 1-1로 비겼다. 콜롬비아는 후반 12분 해리 케인에게 실점하며 끌려가다 후반 45+3분 예리 미나의 극적 동점골로 대결을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하면서 아쉽게도 8강행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정확히 따져 봐야겠지만, 아마도 산체스는 월드컵 본선 역사상 가장 좋지 못한 기록을 남긴 선수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지 않았나 싶다. 한 대회에서 두 번이나 페널티킥을 내주고 팀에 패배를 연거푸 안긴 선수는 최근 20~30년간 없지 싶다. 일본전에서 킥오프 후 2분 56초 만에 쓸데없는 핸드볼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과 동시에 퇴장을 당했던 산체스는 이날 잉글랜드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다른 건 핸드볼 파울이 아닌 밀어 넘어뜨린 반칙과 항의로 인한 경고였다는 점이다. 후반 8분 잉글랜드의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골잡이인 케인을 마크하던 상황에서 뒤에서 푸싱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주었다. 이번 대회에서만 두 번째 페널티킥을 내줬다는 사실에 크게 당황했는지 동료들과 함께 심판에게 약 2분 간 거세게 항의했으나, 마크 가이거 주심은 VAR로 확인도 하지 않고 아랑곳하지 않고 페널티킥 선언을 고수했다. 그만큼 명백하다고 본 것이다. 결국 이 파울은 케인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산체스의 이 파울은 나름 좋았던 콜롬비아의 경기 흐름을 크게 흐트러뜨리고 말았다. 콜롬비아는 에이스인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부상으로 결장함에 따라 공격으로 맞불을 놓기보다는 수비를 내리고 잉글랜드가 정상적으로 공격을 하지 못하게끔 하는 데 주력했다. 전반 5분 애슐리 영의 프리킥 슛, 전반 15분 키어런 트리피어의 우측 크로스를 이어받은 케인의 헤더슛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찬스를 내주지 않으며 잉글랜드 선수들을 초조하게 했다. 공격 진영에 적은 수의 선수만이 남아 있어 역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긴 했지만, 최소한 상대가 뜻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연장전 혹은 승부차기에서 좋은 기억이 없는 잉글랜드를 감안할 때, 시간이 흐를수록 심리적으로 쫓기는 건 바로 잉글랜드 선수들이었다. 즉, 콜롬비아로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페널티킥으로 이어진 이 파울 때문에 콜롬비아의 경기 운영 전략이 크게 꼬이고 말았다. 콜롬비아는 수비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공격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콜롬비아 선수들의 심리적 상태도 크게 흔들렸다. 이 페널티킥 이후 산체스를 포함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산티아고 아리아스와 라다멜 팔카오까지 심판 판정 때문에 경고를 받는 상황이 연출됐다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가다 단 한 차례 산체스의 파울 때문에 승부를 그르치고 만 셈이다. 다행히 미나가 극적 동점골을 넣은 덕에 승부차기까지 가는 치열한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이 실책이 희석되는 효과를 보긴 했다. 하지만 그래도 허탈함이 매우 클 법한 산체스다. 좀 더 집중력있는 수비를 펼쳤다면 콜롬비아는 다른 운명을 마주햇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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