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 신기록 페이스, 나지완 맞아도 너무 맞는다

보스코어 0 2493 0


[OSEN=이선호 기자] 죽어야 사는 남자? KIA 지명타자 나지완이 사구(몸에 맞는 볼) 신기록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나지완은 지난 9일 두산과의 광주경기에서 두 번이나 투수의 공에 맞았다. 2회는 1사1루에서 두산 선발 후랭코프의 직구에 등을 맞았다. 이 사구는 4득점의 발판이 되었다. 여기에 끝나지 않고 8회에는 박치국의 볼에 또 다시 맞았다. 

나지완은 전날(두산전)에도 1회말 선발 현도훈의 볼에 맞아 출루했고 이범호의 스리런포로 홈을 밟았다. 신록이 짙어지는 5월들어 부쩍 많이 맞고 있다.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연이틀 사구 1개씩을 기록했다. 5월에만 벌써 5개째이다. 

개막 이후 자신이 출전한 35경기에서 10개를 맞았다. NC 박석민을 3개차로 제치고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다. 10호 사구를 맞으며 7년 연속 두자릿 수 사구라는 달갑지 않는 기록을 세웠다. 데뷔 이후 올해까지 11년 동안 모두 8번이나 두자릿 수 사구를 기록했다. 통산 145개는 역대 8위의 기록이다. 자신의 역대 한 시즌 최다는 작년 23개. 

나지완은 통산 사구에서 기라성 같은 선배들에 밀려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역대 통산 최다 사구는 SK 최정으로 올해 6개를 더해 209개로 단연 1위이다. 최정과 함께 현역선수로는 NC 박석민과 롯데 이대호도 있다. 박석민은 7개를 맞아 176개로 역대 2위에 랭크중이다. 이대호는 6개를 맞아 150개(역대 5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나지완의 경우는 최근 추세라면 한 시즌 역대 최다사구를 경신할 태세이다.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사구는 1999년 현대 유니콘스의 박종호가 기록한 31개이다. 나지완의 현재의 경기당 사구를 144경기에 대입하면 무려 41개 페이스이다. 이러다간 신기록을 세울 가능성도 보인다. 

타석에서 홈플레이트에 바짝 다가서는 이유도 있지만 마치 몸이 자석처럼 공을 빨아들인다. 오죽하면 김기태 감독이 경기전에 포수의 프로텍터를 쓰고 타격하라는 응급조치까지 구상하려고 했었다. 그나마 사구가 무릎이나 뼈, 손을 맞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 큰 부상과 이탈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몸이 스폰지 같아 큰 부상이 없다는 우스개 소리를 듣지만 정작 당사자는 열번이나 맞았으니 온 몸에 멍 자국이 날 수 밖에 없다. 기록으로 본다면 출루율이 높아지는 효과는 있지만 다음 날 아침 신혼의 아내가 나지완의 멍자국을 보면 어떤 마음일까. 나지완을 보노라면 야구선수로 돈 버는 일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