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눈물의 작별' 안권수의 큰 결단, 군 복무 검토→11월 신체검사 진행…"롯데에서 조금 더" 현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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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안권수./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안권수./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사직구장 홈 팬들의 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작별 인사'를 건넸던 안권수. 팬들이 보내준 사랑이 사나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안권수가 현역 생활 연장의 꿈을 안고 신체검사를 받는다.

안권수는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전체 99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았다. '재일교포 3세' 출신인 안권수는 와세다 실업고 시절 고시엔 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 일본프로야구 구단들의 지명을 받지 못했고, 실업야구와 독립리그를 전전하던 중 KBO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실 안권수는 KBO리그 구단의 지명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2020년 8월 열린 트라이아웃에서 허리 통증으로 인해 제 기량을 맘껏 뽐내지 못했던 까닭. 때문에 신인드래프트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드래프트 막바지 '기적'이 일어났다. 두산이 그의 이름을 호명한 것. 당시 두산은 안권수가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샀고,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안권수는 데뷔 첫해 안권수는 68경기에서 타율 0.270을 마크, 이듬해 또한 87겨기에서 0.238의 성적을 남겼다. 데뷔 초반에는 주로 대주자·대수비로 출전했던 안권수는 2022시즌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안았고, 76경기에서 267타석을 소화, 71안타 43득점 타율 0.297로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뒤 안권수와 두산의 동행은 마침표가 찍혔다.


두산 베어스 시절의 안권수./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안권수./마이데일리

이유는 군 문제. 안권수는 2023시즌까지는 병역 이행 없이 현역으로 뛸 수 있지만, 2024시즌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군에 입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홀몸이었다면 군 복무를 통해 프로 야구 선수로 뛰는 길을 선택하기 쉬웠을 테지만, 일찍 결혼을 해 슬하에 자녀까지 둔 까닭에 결단을 내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1년 밖에 뛰지 못하는 '시한부' 상황에서 손을 내민 것은 롯데였다. 롯데는 짧은 기간이지만, 안권수가 팀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입단을 제안했고, 손을 잡게 됐다. 짧지만 안권수의 임팩트는 엄청났다. 래리 서튼 前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안권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연습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더그아웃에서 목청껏 응원, 파이팅을 불어넣는 모습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시즌 초반 활약도 좋았다. '돌격대장' 안권수는 4월 22경기에 출전해 27안타 2홈런 타율 0.318 OPS 0.816로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이며 롯데가 단독 1위에 오르는데 큰 힘을 보탰다.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았다. 팔꿈치 뼛조각이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안권수를 괴롭혔고, 5월 성적은 타율 0.220으로 수직 하강했다. 그 결과 안권수는 수술을 받고, 후반기에 돌아와 팀에 힘을 보태기로 결정했다.

안권수가 이탈한 뒤 롯데의 성적은 그야말로 곤두박질을 쳤는데, 팔꿈치 수술에서 돌아온 뒤 9월 타율 0.348, 10월에도 타율 0.304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나, 홀로 롯데의 반등을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안권수는 지난 11일 홈 최종전이 끝난 뒤 팬들과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예고된 이별'이었지만, 안권수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리고 정규시즌 일정이 모두 끝난 뒤에는 평소 가깝게 지냈던 동료들과 함께 마지막 식사자리를 가진 안권수는 4년 간의 한국생활을 정리하고 지난 20일 일본으로 돌아갔다.


롯데 자이언츠 안권수./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안권수./마이데일리

팬들, 동료들과 작별 인사를 마쳤던 안권수가 정말 오랜 고민 끝에 큰 결단을 내렸다. 일본으로 돌아간 이후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안권수는 "아직도 시즌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 문을 열더니 "다음달에 신체검사를 받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군 복무를 통해 KBO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한국 국적도 유지하겠다는 뜻이었다.

안권수는 "단장님이 바뀌고, 구단과 이야기를 조금 더 해봐야 된다. 하지만 신체검사를 받으려고 한다"며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군 입대에 대한 생각을 해봤느냐'는 질문에 "정규시즌이 끝나기 며칠 전부터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안권수가 군 입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은 구단은 물론 함께 1년간 뛰었던 선수 중에서도 몇몇 인물만 알고 있다.

물론 신체검사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롯데가 아니더라도 타 구단에서 영입 제안을 건넬지는 미지수. 군 복무를 이행할지도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권수가 신체검사를 받겠다고 결심한 것은 롯데 구단에서의 배려, 함께했던 동료들과 팬들이 보내준 뜨거운 사랑 때문이었다.

안권수는 "4~5월 성적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올해는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갑자기 팔꿈치가 아프기 시작했다. 나 때문만은 아니지만, 내가 빠진 이후 성적이 떨어져서 너무 팀에 미안했다. 가을 야구가 멀어졌을 때 구단에서는 어린 선수를 쓰기 마련이다.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롯데는 나를 계속해서 기용해 줬다. 그래서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롯데에게는 정말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고 말 문을 열었다.


롯데 자이언츠 안권수./마이데일리

2023년 9월 14일 오후 서울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2024KBO신인드래프트' 성민규 단장./마이데일리

물론 현실적인 문제가 해결이 돼야 한다. 무작정 입대를 한다고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안권수는 "아내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계약을 맺어야 하지만, 정말 롯데가 우승하는 모습을 한 번 보고 싶다. '롯데가 정규시즌 우승을 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면 아직도 너무 즐겁다. 롯데에서 우승하고 싶은 생각이 너무 크다. 그리고 팬들이 인스타그램 메시지(DM)를 통해 정말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셨다. 이런 팬들, 동료들과 함께 우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야구를 조금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사실 성민규 단장은 올 시즌 초 안권수와 '연장계약'을 검토 해왔다. 하지만 최근 롯데가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서면서, 안권수와 연장계약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안권수는 성민규 단장에게 고마운 마음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꼭 써달라"는 말과 함께 "성민규 단장님께서 내게 기회를 줬기 때문에 시즌 끝까지 정말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런데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고, 단장님께서 그렇게(경질) 돼 너무 죄송했다. 단장님께서 '장기 계약을 성사시켜야 되는데 마무리를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연락을 주셨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 내겐 너무 감사한 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일단 안권수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일본에서도 운동에 전념할 예정이다. 그는 "일본에서 일단 (시즌) 준비를 할 것이다.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김태형 감독님께서 오셨다고 들었는데, 내가 너무 좋아하는 분이다. 1~2년차에 야구를 잘 못했는데도 기회를 많이 주시고, 키워주셨다. 롯데에 오신게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할 수 있다면, 김태형 감독님과 다시 한번 야구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롯데 자이언츠 안권수(좌)와 노진혁(중)과 이정훈(우)./마이데일리

아내와 자녀까지 있는 상황에서 아직까지 가족들의 마음을 100% 움직이지는 못했지만, 신체검사를 받겠다고 결심한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결단을 내린 것 목적은 분명하다. 롯데 팬, 동료들과 함께 우승을 하고 싶다는 열망. 오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안권수의 마음을 주변에서 움직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롯데에서라면' 현역으로 더 오랜 기간 몸담고 싶어 하는 안권수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지난해와 올해 건강한 안권수는 KBO리그 1군 무대에서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롯데 외야에 젊은 유망주가 많지만, 안권수의 존재는 경쟁은 물론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KBO리그에서 '꿈'을 이뤘던 안권수는 또 다른 '꿈'을 안고 다시 야구공을 잡을 채비에 나선다.

기사제공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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