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7개→4개' 中 자존심 꺾은 '韓 수영 황금세대', 계영 800m 金 '진짜는 이제 시작' [항저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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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항저우=안호근 기자]



황선우(왼쪽부터), 김우민, 이호준, 양재훈으로 구성된 한국 계영 대표팀이 25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계영 800m에서 우승 후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OSEN
"중국이 압박감을 주나요?"

판잔러, 왕하오위, 왕순, 뉴광성 등 중국의 수영 강자들이 총출동했으나 한국을 넘어서지 못했다. 전날 7개를 싹쓸이했던 중국의 금메달은 4개로 확 줄었다. 이 중 한국이 2개를 가져갔다. 경계심이 커진 중국의 취재진에서 나온 견제성 질문이었다.

황선우(20)-김우민(22)-양재훈(25·이상 강원도청)-이호준(22·대구광역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수영 대표팀은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7분 01초 73의 기록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중국(7분12초96)과 격차는 1초67. 한 때 3초 이상으로 벌어졌을 만큼 한국의 압도적인 승리였고 중국은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2번째 주자로 나서 역전을 성공시킨 이호준. /사진=뉴시스

김우민이 역영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2년을 투자한 결실, 황선우 자부심 "10초 이상을 줄여가고 있다"

2년간 호흡을 맞춘 선수단이다. 개인 종목에 대한 욕심도 크지만 대한수영연맹의 집중 투자 속에 계영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경기 후 나란히 기자회견장에 들어섰고 마이크를 잡은 황선우는 "멤버들과 합을 잘 맞춰서 엄청난 기록과 동시에 아시아신기록을 깼다. 대한민국 수영이 기세를 탄 것 같아 만족한다"며 "(한국 선수들의) 기세와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많은 분들이 (르네상스 시대라고) 그렇게 봐주시는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코 '이변'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황선우는 "10초 이상을 줄여나가고 있다. 올림픽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도 "2021년 도쿄 올림픽부터 계영이 국제무대에 발을 들이며 2년 동안 계속 기록을 줄여나갔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까지 땄다. 2년 전부터 4명 모두 꿈꾼 순간이다.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2021년 5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세운 7분11초45에서 2년 만에 10초 가까이 줄이며 6분 대의 벽에도 도전해 볼 수 있는 기세를 보였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결승에선 7분6초93으로 기록을 5초나 줄였고 꾸준한 상승세 속 이번엔 아시아신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지난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은 7분04초07로 한국 기록을 세웠는데 당시 우승을 차지한 영국의 기록은 6분59초08이었다. 2위 미국은 7분00초02. 충분히 세계 무대의 벽에 도전해 볼만한 차이다. 내년 열릴 파리 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다.

마지막 주자로 힘차게 스타트를 끊는 황선우. /사진=뉴시스

황선우가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의 경계심이 커진다, 中 견제에 "우리 할 것만 했다"

이들에 앞서 지유찬(21·대구광역시청)이 자유형 50m에서 판잔러를 꺾고 깜짝 금메달을 차지한 데 이어 남자 계영 800m에서도 한국에 우승을 내준 것은 중국으로선 납득하기 힘든 결과였다. 이날도 4개 금메달을 가져갔지만 전날 7개 종목에서 싹쓸이를 하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 내내 중국 국가를 울려 퍼지게 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중국 취재진에서 한국 선수단을 향한 질문이 나왔다. '중국이 어제 금메달 7개를 땄고 여러분도 오늘 2개를 땄는데 중국이 여러분에게 혹시 스트레스, 압박을 주진 않느냐'는 것. 맏형인 양재훈은 정석적인 답변을 내놨다. "중국이 어제부터 계속 잘하고 있는데 우리는 우리가 목표한 대로 하려고 훈련 해왔다"며 "스트레스는 없었다. 우린 우리가 할 것만 집중해 잘 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견제도 납득이 가는 부분이다. 박태환 하나만 경계하면 됐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수영의 수준 자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선우가 터치패드를 찍고 전광판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순위와 기록을 확인하고 기뻐하는 황선우. /사진=뉴시스

황선우가 포효하고 있다. /사진=OSEN 

황선우 자유형 200m-김우민 자유형 400m 등, 진짜는 이제 시작이다

그러나 아직 시작일 뿐이다. 한국의 에이스 황선우의 주종목 자유형 200m가 남아 있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과 올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할 정도로 세계적 경쟁력이 뛰어난 황선우다.

중장거리엔 김우민이 있다. 이날 3번 주자로 나서 중국과 격차를 3초까지 벌려놓은 김우민은 이날 계영 800m를 시작으로 자유형 400m, 800m, 1500m까지 최대 4관왕에 도전한다.

김우민은 "계영 800m로 종목을 처음 시작했다. 스타트가 좋은 만큼 남은 경기도 부담 없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도 생긴다. 훈련한 만큼 더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김우민 또한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자유형 400m 5위에 오르며 세계 정상권에 근접해가고 있는 무서운 유망주다.

나아가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부풀고 있다. 기존 황선우에 김우민, 이호준, 더불어 이날 50m에서 이번 대회 한국에 수영 첫 금메달을 지유찬까지 많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황금 세대'를 구축해가고 있다.

이번 대회는 중국 뿐 아니라 세계 수영 강국들이 한국 수영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리고 아직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역영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1위로 들어온 황선우(아래)와 기뻐하는 선수들. /사진=뉴시스

우승을 확정짓고 함께 부둥켜안고 기뻐하는 선수들. /사진=뉴시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선우, 이호준, 양재훈, 김우민.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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