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부대출신 감독들, 단체로 성적부진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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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왕년의 오빠감독들이 요즘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90년대 최고의 농구스타였던 ‘람보슈터’ 문경은(48), ‘컴퓨터가드’ 이상민(47), ‘매직히포’ 현주엽(44)이 어느덧 감독이 됐다. 아직도 현역선수들보다 더 유명한 이들이다. 선수는 못 알아봐도 감독에게 사인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들이 요즘 단체로 성적부진에 빠졌다.

지난 시즌 챔프전 우승팀 SK(9승 20패)는 최근 9연패로 9위까지 처졌다. 터줏대감 외국선수 애런 헤인즈를 비롯해 김민수, 최준용 등 주축 전력들이 시즌 초반부터 부상으로 이탈했다. 대체외국선수 듀안 서머스마저 부상을 당해 또 다시 교체를 했다. 그 와중에 팀 성적은 디펜딩 챔피언 역대 최하위인 9위까지 떨어졌다.

이상민 감독도 마찬가지다. 삼성(7승 23패) 역시 주축 전력들의 부상, 외국선수 선발 실패 등이 겹치면서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다. 동안의 상징이었던 이상민 감독도 다크서클이 짙어지고 있다. 서울팀 두 팀의 부진은 자연스럽게 KBL의 흥행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두 팀의 맞대결은 ‘S더비’로 이름을 붙여 흥행몰이를 노력하고 있지만, 성적부진으로 결과가 신통치 않다. 그나마 성탄절 맞대결에서 6810명이 입장해 체면치레를 했다.

지난 성탄절 S더비에서 문경은 감독과 이상민 감독이 하프타임 3점슛 대결을 펼쳤다. 문 감독은 첫 5개를 모두 성공하는 등 녹슬지 않은 슛감각으로 11-4로 승리했다. KBL 관계자는 “문경은 감독이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도 요즘 선수들보다 잘 쏘더라. 그러니 경기를 보는 심정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라고 탄식했다.

그나마 가장 성적이 좋았던 현주엽 감독도 최근 근심이 많다. 3연패를 당한 LG(14승 15패)는 7위까지 떨어졌다. 멤버는 화려하지만 모래알처럼 조직력이 없다. 외국선수 제임스 메이스에게 의존하는 ‘몰빵농구’다. 최고슈터 조성민을 보유하고도 3점슛 성공률이 29.3%로 9위다.

LG는 야심차게 ‘농구영신 매치’를 주최했다. 하지만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패해 KT에게 안방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다 빼앗겼다. LG 관계자는 “요즘 현주엽 감독이 머리숱이 많이 없어졌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며 걱정했다. KT전 이후 현 감독은 “국내선수든 외국선수든 선수단에 변화를 주겠다”면서 트레이드를 암시하는 폭탄발언을 했다. 과연 LG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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