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점퍼, 설레지 않나요?” 한화에 남은 운명의 24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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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경쟁팀에 비해 불리한 입장이지만, 2위 탈환에 대한 희망도 이어가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서 65승 55패를 기록, 3위에 올라있다. 최근 3연패에 빠져 다시 3위로 내려앉았지만, 2위 SK 와이번스와의 승차는 1.5경기에 불과하다.

시즌 개막 전 약체로 평가받았던 한화는 “다크호스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라는 송광민의 각오대로 돌풍을 일으켰다. 제라드 호잉이 공수에 걸쳐 대단한 존재감을 뽐냈고, 탄탄한 불펜전력을 앞세워 ‘지키는 야구’도 구사했다. 6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가 8.5경기에 달해 2007시즌 이후 11년만의 포스트시즌도 점점 가시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용덕 감독은 지난 6일 KT 위즈에 9-2 승리를 따낸 후 “남은 경기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임하겠다. 팬들에게 가을점퍼를 입을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오랫동안 포스트시즌은 ‘남의 잔치’라고 여겼던 한화 팬들을 설레게 만드는 한마디였다.

아직 막바지 레이스가 남은 시점. 한용덕 감독은 ‘가을점퍼’를 언급한 것에 대해 “사실 시즌 초반 (이)성열이가 종아리부상을 입은 후 한 번도 완벽한 멤버로 경기를 치렀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휴식기 이후에는 모든 선수를 가동할 수 있게 됐다. ‘해볼 만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약한 소리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한용덕 감독은 이어 “한화는 10년 동안 못한 ‘가을야구’라는 염원이 있다. 여기까지 왔으니 잡을 수 있는 경기는 최선을 다해 잡아야 한다. ‘가을점퍼’라는 단어를 듣기만 해도 설레지 않나”라며 웃었다.

3위 한화와 4위 넥센 히어로즈의 승차는 4경기다. 화끈한 공격력을 지닌 넥센의 추격도 견제해야 하지만, 현 시점에서 한화의 시선은 플레이오프 직행권이 주어지는 2위로 향해있을 터. 오는 13일부터는 청주에서 SK와 2연전을 치르기도 한다. 2위 싸움에 불을 지필 수 있는 기회다.

다만, 현재까지 한화의 SK전 전적은 4승 8패. 1패가 추가되면, 한화는 남은 맞대결 결과와 관계없이 SK전 열세가 확정된다.

토종 선발투수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도 한화가 극복해야 할 약점이다. 한화는 김재영이 단조로운 구종에 발목 잡혔고, 김민우도 성장통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2군으로 내려간 베테랑 배영수의 합류시점은 불투명한 상황. “재활군에 합류했는데,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일단 (배)영수는 내 머릿속에 없다”라는 게 한용덕 감독의 설명이다.

한화는 토종 선발투수가 등판하면, 불펜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불펜 자원이 많은 만큼, 한 템포 빨리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의미다. 김재영이 지난 5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2⅓이닝 만에 교체된 게 좋은 예다.

한용덕 감독은 “국내 선발투수들이 벽에 부딪힌 것 같다. 본인들도 그렇게 느끼고 있을 것 이다. 국내 선발투수는 ‘제일 먼저 던지는 투수’ 개념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일단 올 시즌에 남은 경기는 이렇게 치르지만, 마무리캠프나 내년 전지훈련에서는 선수들 스스로 의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에이스 키버스 샘슨이 지난 9일 LG 트윈스전에서 무너진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데이비드 헤일이 꾸준히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제이슨 휠러의 대체외국선수로 영입한 헤일은 6경기에서 2승 1패 평균 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타구에 맞아 2이닝 만에 교체된 지난달 8일 두산전을 제외한 5경기에서는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한용덕 감독은 “한국에 온 직후에는 적응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고, 아프기도 했다. 휴식기 전까지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휴식기 때 충분히 연습을 했고, 팀의 문화에도 적응했다. 직구와 체인지업 위주의 투구를 해왔지만, 이제는 슬라이더도 던진다. 종속이 좋아 상대 입장에서 쉽게 공략하지 못할 것”이라며 헤일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이제 한화에게 남은 경기는 단 24경기다. 타격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선발투수들의 안정감이 떨어지는 점은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며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 11년만의 포스트시즌에 성큼 다가선 한화는 SK와의 2위 경쟁에서도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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