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나믿박믿'에 스스로 발등 찍나

[BO]엠비 0 1966 0
 


LG가 추락하고 있는 이유는 빈약한 공격력이다. 사령탑이 추구하던 믿음의 야구가 흔들리고 있다. 결단력 문제로 귀결된다.

LG는 7월 마지막 경기부터 이번 주 첫 주 중 2연전까지 7연패를 당했다. 5위에 4.5게임 차로 앞선 4위를 유지했지만, 넥센에 자리를 내줬고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마저 위협받고 있다. 지난 7·8일 치른 롯데전 연패가 뼈아팠다. 상대 전적(8승1무3패)이 우위던 팀을 상대로 석패했다.

류중일 감독의 고심이 깊어진다. 지난 7일 롯데 1차전 패전 뒤엔 새삼 야구 속설을 곱씹기도 했다. "선발투수 헨리 소사가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유인구 승부를 하지 않아서 아쉬웠다"며 "야구는 결국 공 1개로 결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2차전에서도 선발 김대현도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실투로 적시타를 헌납하며 2-1로 졌다.

투수의 일구 결과에 연연해야 하는 상황이다. 바꿔 말하면 타선의 지원이 그만큼 미미하다는 얘기다. 7연패하는 동안 LG 타선의 득점(24점)은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다. 타점(23개)은 9위, 팀 타율(0.270)은 7위지만 효과적인 공격을 하지 못했다. 득점권 타율이 0.184에 불과하다. 잔루(58개)도 가장 많다. 5회까지 4점 이상 지원한 경기는 한 번뿐이다. 투수는 실점 부담을 안고 마운드에 설 수밖에 없다. 


 


매년 무딘 공격력 탓에 고전했다. 그나마 올해는 FA(프리에이전트) 대어 김현수를 영입해 타선 전체에 무게감과 시너지가 좋아졌다. 전반기 팀 타율(0.298)과 득점(512) 2위였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주축 선수들의 타격감이 떨어��다. 원래 체력 저하가 가중되는 시기기 때문에 누구나 컨디션 관리가 어렵지만 LG 타선은 그 격차가 크다.

사령탑의 시즌 운영 성향도 도마 위에 올랐다. 류 감독은 좀처럼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 109경기를 치르며 활용한 라인업은 45개에 불과하다. LG를 제외한 9개 구단의 평균 수는 92.9개다. 일단 주전으로 낙점하면 고수하는 편이다. 발굴이 필요했던 2루수도 정주현이 자리하기까지 시험이 길었다. 삼성 지휘봉을 잡았던 시절도 마찬가지다.

전반기엔 효과가 있었다. 지난해 2년 차 징크스를 자산으로 만든 젊은 선수들이 자신이 정립한 야구를 마음껏 펼쳤다. 김현수를 1루수로 돌리고 외야에 자리를 만들어 이들을 활용했다. 마무리 투수 정찬헌도 '붙박이'로 선언하고 적응을 도왔다. 이때까지는 류 감독의 성향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베테랑 타자 박용택의 활용법에서 균열이 시작됐다. 6월까지 3할1푼대 타율을 유지하던 박용택은 7월 첫 경기부터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나선 9경기에서 0.237에 그쳤고, 후반기 19경기에서는 0.211를 기록했다. 종종 멀티히트를 치며 반등 발판을 만들었지만, 이내 방망이가 식어 버렸다.

류 감독은 이 상황에서도 박용택의 출전을 고수했다. 좌완 백정현(삼성) 브룩스 레일리(롯데)가 상대 선발로 나섰을 때만 교체 투입했다. 이때도 대타가 필요한 순간에는 1순위로 내세웠다.

박욕택은 현역 선수 최다 안타 기록을 연장하고 있는 리그 대표 타자다. 클럽하우스 리더기도 하다. 일시적인 타격감 저하로 빼기도 애매하다. 타순 변경도 마찬가지. 대체로 스스로 위기를 극복한다. 류 감독도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을 선호한다.

문제는 상황이다. 박용택이 지명타자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주축 선수들은 제자리에만 나서야 한다. 다수 팀이 체력 안배를 위해 지명타자 자리를 활용한다. 역대급 더위 속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LG 세대교체 주자들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실제로 외야수 이형종의 타격감이 후반기 급격하게 떨어졌다. 지난해도 시즌 후반 제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선수다. 박용택을 고집하면서 누적된 피로가 경기 집중력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김현수의 부담도 가중된다. 박용택과 나눠 들던 짐을 혼자 짊어져야 한다. 최근에는 득점권 기회도 적다. '내가 기회를 만들고, 해결까지 해야 한다'는 조바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도 8월 출전한 5경기에서 타율 0.227에 그쳤다. 두 기둥이 흔들리자 LG의 공격력은 민낯이 드러났다.

류 감독의 성향을 고려하면 박용택 활용 기조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형종도 마찬가지. 일단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까지 버티고, 휴식기에 재충전을 노릴 것이다.

그러나 남은 7경기에서도 나쁜 흐름이 이어지면 단순히 체력 충전만으로는 반등을 도모할 동력이 부족할 수 있다. 때로는 변화가 필요하다. 사령탑의 과감한 결단력 말이다. 일시적인 반등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일단 9일 삼성전에선 타순에 변화를 줘 효과를 봤다. 앞으로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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