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찬사 일색' 캡틴의 품격 과시한 손흥민, 英 언론 "손흥민 캡틴 임명,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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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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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토트넘의 뉴 캡틴' 손흥민에 대해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22일(한국시각) 풋볼런던은 '손흥민이 토트넘 주장 역할을 맡게 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여전히 일부는 그가 이토록 수월하게 주장 완장직을 수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손흥민은 위고 요리스와 해리 케인이 팀을 떠나며,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장 후보 중 하나였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캡틴이자 토트넘에서 가장 오래뛴 선수 중 하나이자 최고의 스타'라며 '하지만 여전히 토트넘 내부에는 손흥민이 주장이 된 것에 대해 놀라워 했다. 그는 토트넘 내부에서 가장 인기가 있고, 모두에게 존중을 받았지만, 그를 리더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실제 요리스, 케인, 에릭 다이어,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로 구성된 리더 그룹에 몇 년 동안 속하지 않았다. 그래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주장 손흥민과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제임스 메디슨을 발표했을 때도 놀랍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세 선수 모두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놀랐다'고 했다.

풋볼런던은 '심지어 손흥민은 연설을 해야 하는지 정중하게 물어보기도 했다. 그는 다가올 시즌과 훈련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자부심은 명확했고, 얼굴에 있는 미소가 넘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리더십이 어디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드레싱룸이 선수들의 공간이 되길 원했고, 선수들이 팀의 성공을 이끌 수 있는 공간이 되길 원했다. 이것이 손흥민을 주장으로 선택한 이유'라며 '손흥민은 케인의 부재시 팀을 잘 이끌었다. 그는 클럽 레벨에서 캡틴으로 활동한 적이 없지만, 이미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신뢰에 답하고 있다. 손흥민은 단순히 인기 있는 선수에서 활동적인 리더가 됐다. 개막전 브렌트포드와 경기에선 선수들을 데리고 토트넘 팬들 앞으로 갔다. 팬들을 열광시킨 아이디어는 손흥민에서 비롯됐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필요했던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손흥민이 보여준 상호작용과 책임감은 토트넘 구성원들에게 감명을 줬다'고 극찬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이 됐다. 토트넘은 1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우리 팀의 주장으로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손흥민은 2015~2016시즌부터 주장으로 활약했던 위고 요리스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 받았다. 메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새로운 부주장이 됐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이기도 한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 입단 후 9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손흥민은 역대 두번째 한국인 EPL 주장이 됐다. 손흥민에 앞서 EPL에서 가장 먼저 정식 주장으로 임명된 한국인은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다. 박 디렉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이적한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에서 2012~2013시즌 공식적으로 주장직을 맡았다. 그 이후 11년만에 코리안 캡틴이 탄생했다.

손흥민은 "이 거대한 팀의 주장이 되어 정말 영광이다. 큰 놀라움이고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나는 이미 모든 선수들에게 경기장 안과 밖 어디에서든 스스로가 주장이라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즌이 다가오고 있고,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이 유니폼과 주장 완장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이라고 주장이 된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손흥민은 이미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팀의 주장으로 매우 이상적인 선택이었다. 모두가 손흥민이 월드클래스라는 걸 알고 있고, 이미 라커룸 내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팀 내에서 모든 그룹과 두루두루 어울린다. 단순히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손흥민은 토트넘과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많은 걸 성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올 여름 큰 변화가 있었다. 팀 전력의 핵심이자 리더 그룹이었던 요리스와 해리 케인이 팀을 떠났다. 요리스의 이탈은 어느정도 예견됐다. 2012년 토트넘에 둥지를 튼 요리스는 11년째 토트넘의 골문을 지키고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인 2015년부터는 토트넘의 주장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하향세가 뚜렷했다. 그는 맨유의 다비드 데헤아와 함께 올 시즌 골로 이어지는 4개의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는데, 이는 공동 최다 실책골이다. 부상도 잦았다. 무릎부상으로 8주간 전력에서 이탈했던 요리스는 기량이 뚝 떨어진 모습이었다. 이어 엉덩이 부상까지 겹치며 결국 '시즌 아웃'됐다. 시즌 종료 후 요리스는 결국 팀을 떠날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토트넘은 결국 그와 결별을 택했다. 올 여름 이탈리아 국가대표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를 영입했다.

케인의 이적은 더욱 극적이었다. 요리스의 이적 후 팀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였던 케인은 올 여름 내내 바이에른 뮌헨과 연결됐다. 케인은 토트넘의 상징 그 자체였다. 요리스가 없을 경우 주장 완장을 찼다. 케인은 토트넘 최다 득점기록을 깬 것은 물론, 앨런 시어러의 EPL 통산 득점 기록 경신도 눈앞에 두고 있다. 케인은 현재 EPL에서만 213골을 기록 중이다. 케인의 이같은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리그는 물론 FA컵, 리그컵도 거머쥐지 못했다. 토트넘은 윈나우 정책을 취하며 조제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등 당대 최고의 명장들을 연이어 영입했지만,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시즌에는 8위에 머물며, 유럽챔피언스리그는 커녕, 유로파리그, 심지어 유로파 컨퍼런스리그까지 나서지 못했다. 말그대로 최악의 시즌이었다. 당연히 시즌 종료 후 케인의 거취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케인의 계약기간은 내년 여름까지였다. 케인 입장에서는 팀을 떠날 수 있는 적기였고, 토트넘 입장에서는 이적료를 벌어들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케인을 향해 레알 마드리드, 파리생제르맹, 첼시, 맨유 등이 러브콜을 보냈고, 최종 승자는 바이에른이 됐다. 바이에른은 4고초려 끝에 케인을 품었다. 바이에른은 무려 4차례나 이적료를 제시했고, 1억2000만유로에 합의를 봤다. 토트넘은 당초만 하더라도 케인을 보낼 뜻이 없었지만, 케인이 재계약을 거절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조 루이스 구단주 역시 재계약을 하지 못하면 케인을 팔라는 뜻을 전했다. 이적료 합의 후에도 토트넘의 이적 허가 여부로 설왕설래가 있었다. 막판 케인 역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케인은 바로 뮌헨행 비행기를 탔고, 메디컬테스트까지 받으며 팀을 떠났다.

바이에른은 결국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케인과 계약했다. 기간은 2027년 6월 30일까지'라며 '등번호는 9번'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케인의 영입을 타진한 뮌헨의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대표이사는 "오래 걸렸지만 케인이 구단 유니폼을 입게 돼 우리 모두 행복하다"며 "케인은 처음부터 우리가 꿈꾸던 그 선수였다"고 반겼다. 케인도 구단을 통해 "바이에른은 세계 정상급 클럽이다. 난 항상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면서 내 역량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케인은 바이에른행 확정 후 "오늘 처음으로 이 클럽을 떠날 거라 말한다. 수많은 감정들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내 인생에 있어 거의 20년 가까이를 토트넘에서 보냈다. 11세 소년이 30세 남자가 되기까지. 영원히 간직할 너무나 많은 순간과 특별한 기억들이 있다"고 작별 인사를 건냈다. 이어 "수년 동안 모든 동료들, 코치들, 감독들, 구단 스태프들 등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분명 나는 많은 사람들과 특별한 관계를 맺었다. 그중에서도 팬들에게 가장 감사하다. 당신들을 자랑스럽게 하고 특별한 추억을 주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았다"고 감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떠나야 할 때라는 걸 느꼈다. 새 감독과 선수들이 트로피를 위해 싸우는 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모두에게 행운이 있고 토트넘이 성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것은 모든 토트넘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우리가 함께 했던 순간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작별은 아닐 것이다. 정말 고맙고 다시 만나길"이라며 인사를 전했다.

케인이 떠난 후 손흥민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함께 한) 첫날부터 같이 뛴 기억이 내게는 기쁨이었어'라며 '함께 만든 엄청난 골들, 놀라운 경기들, 기억이 정말 많다'고 썼다. 이어 '해리, 네가 나와 우리 팀·팬들에게 준 모든 게 감사해. 새로운 (인생의) 장에 최고의 행운이 함께 했으면 해. 행운을 빌어 형제'라고 덧붙였다.

둘은 환상의 호흡을 과시했다. 케인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435경기에 출전, 280골을 터뜨린 구단 사상 최고 골잡이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주장으로, 리그에서만 213골을 넣어 이 부문 역대 2위에 올라 있다. 한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과 2015~2016시즌부터 함께 뛰며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남을 정도로 눈부신 호흡을 과시해왔다.

8시즌 동안 서로의 득점을 도우며 총 47골을 합작했다. 손흥민이 24골, 케인이 23골을 넣었다. '손-케 듀오'는 EPL 최다골을 합작한 역사상 최고의 듀오다. 두 사람은 지난해 2월 첼시의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와 디디에 드록바(36골) 콤비를 제치고 최다 EPL 합작골 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활약 덕에 지난달 11일에는 영국 공영방송 BBC로부터 리그 역사상 최고의 골잡이 듀오라는 평가도 받았다.

두 핵심 리더가 떠나며 차기 주장에 대한 관심이 모아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은 손흥민이었다. 이미 프리시즌부터 어느정도 예견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일찌감치 손흥민의 리더십을 인정했다. 그는 "손흥민과 함께 일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라며 "그는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보여주는 한 명의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내가 보기엔 그는 팀 전체의 통로 같다. 모든 그룹에 섞여 있는데, 단순히 인기가 많아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경기에서 해온 일로 인해 일정한 입지를 갖고 있다"며 "그가 그룹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며, 그가 조국의 리더이자, 조국의 아이콘이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놀랍지 않다. 그는 선수들 사이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라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11일 진행된 개막전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주장 선임에 대해 "이미 결정했지만, 지금 말해줄 수 없다. 선발은 내일 진행될 예정이며, 주장 선임 이후 선수들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 지켜봤다"라고 밝혔다. 결국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가장 오래 토트넘에서 뛴 선수 중 하나다. 에릭 다이어는 포스테코글루 계획에서 제외됐고, 벤 데이비스는 주전급 선수가 아니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에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8경기에서 4골에 그쳤다. 독일 복귀설까지 나왔고, 실제 오퍼도 있었지만, 손흥민은 토트넘에 남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로 했다.

두번째 시즌부터 손흥민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2016~2017시즌 34경기에서 14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케인-크리스티안 에릭센-델레 알리와 함께 이른바 DESK 라인을 구성하며 토트넘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토트넘은 유럽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등 놀라운 성과를 냈다. 손흥민은 매시즌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이라이트는 2021~2022시즌이었다. 개막전이었던 맨시티전부터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은 막판 놀라운 몰아치기를 보여주며,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23골로 EPL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였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다소 부진했지만, 그래도 10골을 넣으면 7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만 100골 고지를 밟았다. EPL 역사상 34번째이자,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다.

손흥민은 특유의 밝은 미소와 온화한 성격으로 토트넘 내에서 인기가 높다. 각종 다큐멘터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선수단 모든 그룹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을 가졌다. 이미 디어슬레틱은 '손흥민이 토트넘 주장이 된다. 요리스는 떠날 예정이며 해리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구단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민심도 손흥민을 향했었다. 토트넘 팬 페이지 '스퍼스 웹'은 '구단을 위해 얼마나 많이 피를 흘렸는지 생각했을 때 손흥민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 말하고 싶다'고 했다. 토트넘 팬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오퍼를 거절한 손흥민의 발언을 SNS에 올리며 "토트넘에 있고 싶어 하는 그를 주장으로 만들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이번 선임 후에도 "이 팀의 누구도 손흥민보다 주장이 될 자격이 있지 않다", "그는 절대적인 가치가 있는 주장"이라고 극찬을 보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가장 사랑 받는 선수 중 하나인데다, 늘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어, 자격이 충분하다는 이야기였다.

손흥민의 리더십은 이미 검증이 됐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캡틴으로 오랜기간 활약했다. 대한민국 역대 최장수 캡틴이다. 손흥민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당시 부상으로 빠진 주장 기성용을 대신해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찼다. 그는 이 경기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당시 세계랭킹 1위 독일을 물리치는 대 이변을 연출했다. 손흥민은 후반 시간 쐐기골을 넣었고, 이 골로 독일은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픔을 맛봤다.

손흥민은 이어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하며 정식 주장이 됐다. 4년 내내 안정된 리더십을 과시한 손흥민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월드컵사의 두번째 원정 16강을 이뤄냈다. 손흥민은 안와골절이라는 부상 속 마스크를 쓰고 투혼을 발휘했다. 그는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환상 도움을 기록하며, 16강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도 변함없이 주장 완장을 차고 있다.

한국은 김민재 이강인 등 새로운 스타가 나오고 있지만, 손흥민은 특유의 모범적인 리더십으로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토트넘은 올 시즌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셀틱에서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했다. 호주 출신으로는 첫번째 EPL 감독이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임 후 토트넘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비카리오, 매디슨, 마노르 솔로몬, 애슐리 필립스, 미키 판 더 펜 등이 새롭게 영입됐다. 기존 선수들도 대거 팀을 떠났다. 백지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이제 손흥민은 팀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짊어지게 됐다. 오랜기간 무관에 빠지며, 위닝 멘털리티가 떨어진 토트넘을 새롭게 깨워야 한다. 능력은 충분하다. 이미 대표팀에서 검증을 받았으며, 손흥민 특유의 밝고 온화한 성격, 그리고 모두와 잘지내는 폭풍 친화력은 새판을 짠 토트넘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절치부심하며 지난 시즌의 부진을 씻으려 하는데, 주장 완장을 달며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벌써 주장의 품격을 과시했다. 손흥민은 13일 영국 런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브렌트포드와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특별한 아이디어를 냈다. 이날은 손흥민에게 특별한 경기였다.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치르는 첫번째 경기였다. 이날 토트넘은 킥오프에 앞서 평소 중앙이 아닌 토트넘 팬들이 자리한 원정석 앞에 스크럼을 짰다. 선수들은 팬들이 보내는 기를 받고 경기를 시작했다. 이는 손흥민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부주장 제임스 메디슨은 풋볼런던을 통해 "어젯밤 손흥민이 아이디어가 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경기장 가운데 대신 관중석으로 가자는 아이디어였다. 우리 모두가 함께 한다는 것을 보여줘서 좋았다. 팬들은 우리의 스크럼을 높이 평가했을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도 "시즌 첫 경기였다. 원래는 경기장 중앙에서 하는데 이번 시즌 상당히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가 팬들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마음을 보여드리고자, 그리고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선수들에게 팬들 앞으로 가자고 제안했다"며 "선수들이 좋게 생각하고 받아들여 줘 이렇게 할 수 있었다. 내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도 동의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비록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팬들과 팀을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주장으로 손색이 없었다.



경기력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 골없이도 빛났다.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서 맹활약을 펼쳤다. 왼쪽 날개로 나선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지난 브렌트포드전서 다소 부진했다. 역시 왼쪽 날개로 나선 손흥민은 고립된 모습이었다. 유효슛 1개를 기록했을 뿐, 볼터치 46회, 드리블 성공 1회, 키패스 0회 등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지난 2022~2023시즌, 부상과 부진했던 손흥민이라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맨유전에선 달랐다. 해법은 '조력자 모드'였다. 득점 보다 동료들의 기회를 만들어내는데 주력했다. 전반 30분 파페 사르에게 연결되는 기가 막힌 스루패스를 비롯해, 40분에는 왼쪽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페드로 포로에게 결정적 패스를 연결했다. 포로의 슈팅은 골대를 맞고 나왔다. 후반 원톱으로 뛰던 히샬리송이 교체돼 나오자,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긴 손흥민은 무리한 플레이 보다 좌우를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는 노련한 움직임을 보였다. 후반 38분에는 기점 역할도 했다. 간결한 패스를 제임스 메디슨에게 보냈고, 여기서 연결된 볼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자책골로 연결됐다. 수비 가담도 좋았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적극적인 수비로 맨유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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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이날 팀내 최다인 4번의 키패스와 3번의 드리블 성공을 기록했다. 비록 슈팅은 하나 밖에 하지 못했지만, 완벽한 팀플레이로 팀 승리를 이끌어냈다. 수비에서도 9번의 지상 경합을 시도해 6번이나 성공했다. 손흥민은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평점 7.70점을 받았다. 이날 결승골을 넣은 파페 사르(7.89점), 선방쇼를 펼친 굴리엘모 비카리오(7.75점)에 이어 팀내 세번째로 높은 평점이었다. 또 다른 통계사이트 소파스코어와 풋몹은 평점 7.9점과 평점 8.1점을 줬다. 모두 사르에 이은 팀내 두번째로 높은 평점이었다. 풋볼런던은 '왼쪽 공간에서 맨유의 수비를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했다. 우도지-메디슨과 연계가 좋았고, 히샬리송이 나간 후에는 중앙 공격수로 활약했다'며 평점 7점을 줬다.

손흥민의 달라진 역할 속, 토트넘의 공격축구는 더욱 힘을 받았다. 토트넘은 무려 56%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슈팅을 17회나 기록했다. 유효슈팅은 6개였고, 골대도 두번 때렸다. 빅찬스도 3번이나 만들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초반 불안했지만, 이후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젊은 선수들이 잘해줬고, 특히 손흥민과 같은 경험 있는 선수들의 플레이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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