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포커스]이글스맨들 이구동성 "야구가 원래 이런거였나요?"

[BO]엠비 0 1897 0


지난달 28일 대전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한화 이글스전. 1-1로 팽팽하던 7회말 한화 공격. 2사후 상대 수비실책을 틈타 2사 2루가 됐다. 9번 최재훈의 1타점 결승 적시타. 이어 2사만루에서 3번 송광민의 밀어내기 볼넷, 곧바로 4번 제라드 호잉의 쐐기 만루홈런. 단숨에 7-1로 경기는 역전. 한화는 8대3 승으로 또 한번의 역전승을 만들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1승이 그리 힘들더니 원래 야구가 이렇게 쉽게 풀리는 경기였나요?"라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난 10년간 가을야구 한번 못 나갔던 한화다. 모든 것이 무위로 끝난 10년 세월. 올시즌을 앞두고 긴 호흡으로 팀을 개조하겠다고 했는데 덜컥 일을 낼 참이다.

'설레발이다, 아니다'로 격론이 벌어졌던 5월과 6월을 지나 7월에 다다랐다. 2일 현재 80경기에서 48승32패(승률 6할)로 5할 승률 '+16'으로 단독 2위에 랭크돼 있다. 5위도 감격할 판에 2위라니. 한화 구단관계자, 선수단, 한화팬들, 심지어 한용덕 감독까지 믿기힘든 현실에 어안이 벙벙하다.

한화는 정확히 6개월만에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지난해 11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올 2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크게 달라진 건도 없었다. 외국인 선수 3명(호잉, 키버스 샘슨, 제이슨 휠러)을 빼면 외부 FA 수혈도 없었다. 한용덕 감독-장종훈 수석코치-송진우 투수코치 등 레전드 코칭스태프의 부임만 잠시 주목받았을 뿐이다. 시즌을 앞서 하위권 예상도 그러려니 했다.

6개월전만 해도 암울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한화는 일찌감치 가을야구를 접었다.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 5월 김성근 감독은 구단과 대립하며 중도하차했다. 이상군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기자는 지난해 7월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를 출고했다.'역전승 9위-역전패 1위 한화. 근성마저 잃는가.' 당시 한화는 리그 최다인 33번째 역전패를 기록중이었다. 기사 중간 이런 문장도 눈에 띈다.

"엉망진창 선발진, 믿음을 잃은 불펜진, 스탯관리에 그치는 중심타선, 부실한 테이블 세터, 투수의 힘을 빼는 야수 실책, 야수를 지치게 하는 투수 '볼질', 외야 실책, 미숙한 베이스러닝, 대타 실패, 투수 교체 타이밍 실패, 승계주자 실점 등. 한화의 부끄러운 민낯은 끝이 없다."

그 사이 모든 것이 바뀌었다. 한화는 올시즌 최다 역전승(30차례)팀이 됐다. 변화 시작은 마운드에서 불어왔다. 팀 평균자책점 1위(4.48). 특히 불펜 평균자책점은 3.55로 단연 1위다. 2위 두산 베어스(4.82)와도 1.2점 이상 차이가 난다. 서 균 박상원 등 중고신인도 있지만 1선발 샘슨을 제외하면 딱히 플러스 요소는 없다.

묘한 조합의 힘이 컸다. 한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기자에게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분위기를 다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때만해도 이런 변화는 예상하지 못했다. 송은범을 시작으로 안영명, 이태양, 장민재를 불펜진에 합류시키면서 한화 마운드는 지키는 야구에 최적화됐다. 계산 가능한 승부는 질긴 생명력을 부여했다.

불펜진은 전원 필승조가 됐고, 혹사논란 여지는 사라졌다. 철벽 불펜, 마무리 정우람의 존재, 호잉 효과, 닥터K 샘슨 영입, 강경학의 재발견, 여기에 건강한 포지션 경쟁까지. 한화는 어느덧 내부의 힘이 자연스럽게 밖으로 표출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한화가 그토록 갈망했던 모습이었다.

대규모 투자, 외부FA 영입, 김응용 김성근 등 내로라하는 명장 모시기 등이 갖은 몸부림은 죄다 수포로 돌아갔다. 다 내려놓고 포기할 즈음 운명처럼 찾아온 '대전의 봄'에 모두가 당황하고 있다.

최근 한화에 위닝 시리즈를 당한 A팀 감독은 "전염이다. 전염. 나쁜 플레이 뿐만 아니라 좋은 플레이도 옆 선수에게 계속 전염된다. 한화는 지금 잘 되는 집의 전형을 보여준다. 붙어보니 지난해 그 팀이 맞나 싶다"고 털어 놨다.

호잉으로부터 시작된 외야 수비는 좌익수에 누구를 데려놔도 큰 걱정이 없다. 내야는 주전들의 부상으로 적잖은 인원이 여러 포지션을 오갔지만 지난해보다 오히려 낫다. 이같은 응집력은 상대로 하여금 수많은 실책을 유발시키고 있다(한화는 상대실책 유발 1위). 분명 멤버만 놓고보면 강팀은 아닌데 자주 이기는 팀. 요즘 한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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