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치, 김형빈 왜 안돼?' 신인왕출신들도 이해 못하는 신인상 규정 [서정환의 사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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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논현동, 서정환 기자] 프로농구에 한 경기도 안 뛰었지만 신인상을 받을 자격은 없다. 

일생에 한 번 뿐인 신인상은 유망주들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KBL에서 신인상을 받았던 선수들은 대부분 스타급 선수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에는 신인선수들의 기량이 너무 떨어져 ‘누가 받아도 신인상을 주기 부끄럽다’, ‘기량이 떨어지면 신인상을 주지 말자’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기량이 아무리 좋아도 신인상 자격이 없는 선수들도 있다. ‘KBL 아시아쿼터 1호’ 일본출신 나카무라 타이치(23, DB)와 고졸선수 김형빈(20, SK)이다. KBL이 유망주를 수급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쿼터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하고, 고졸선수들의 얼리엔트리를 장려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입단한 다이치와 김형빈에게 신인상 자격은 없다. 

KBL은 ‘정규리그에 처음 출전해 출전가능 경기의 1/2이상을 소화한 선수’에게 신인상 수상자격을 주고 있다. 문제는 지난 시즌 일본B리그에서 41경기를 소화한 타이치가 이미 프로 첫 시즌을 뛴 것으로 규정을 해석한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받았던 연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돈을 받고 한국에 와서 땀을 흘리고 있는 타이치로서 다소 황당한 일이다. “신인상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던 다이치에게 KBL은 데뷔하기도 전에 상처를 줬다. 

더욱 아이러니한 점은 똑같은 제도로 일본 B리그에 진출하는 양재민에게는 신인상 자격이 있다는 점이다. NBA 등 다른 해외리그에서는 타리그 경력이 얼마인지 상관없이 처음 온 선수에게 신인상 자격을 부여한다. 2018-19시즌 NBA 신인왕 루카 돈치치(21, 댈러스)는 2015년 만 16세의 나이에 스페인 명문팀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해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SK 김형빈도 안타까운 경우다. 안양고를 마치고 바로 프로진출을 선언한 김형빈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SK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프로팀 입단 후 무릎부상을 치료하는 큰 수술을 받았다. 1년간 재활에 매진한 김형빈은 이제 연습경기를 뛰면서 첫 프로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김형빈 역시 신인상 자격이 없다. KBL에서 정규리그를 한 경기도 뛰지 않았지만, 첫 시즌 자동으로 선수등록이 됐기 때문이다. KBL은 김형빈이 지난 시즌 다른 선수들과 경쟁에서 밀렸다고 판단하고 있다. 

NBA는 부상 등의 사유로 규정 경기수를 채우지 못한 신인선수는 다음 시즌 신인상 자격을 부여한다. 2009년 전체 1순위로 LA 클리퍼스에 입단한 블레이크 그리핀은 무릎부상을 당해 2009-10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다음 시즌 데뷔한 그리핀은 괴물 같은 덩크슛으로 리그를 장악하며 신인상을 수상했다. 



프로농구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던 선수들도 동료들의 상황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지난 시즌 신인왕 김훈은 나카무라 타이치에 대해 “타이치가 신인상 자격이 없어 많이 아쉬울 것 같다. 타이치한테 배울 점이 많다. 훌륭한 선수다. 내 생각은 (신인상 자격이 없다니) 많이 아쉽다”고 고백했다. 

역시 신인상을 받고 기량이 일취월장한 안영준은 김형빈에 대해 “형빈이가 작년에 신인이었는데 부상으로 안 뛰었다. KBL에서 좋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키가 큰데다 슛도 좋아 서머매치에서 주목해서 보면 좋을 선수”라고 추천했다. 

가뜩이나 기량이 뛰어난 신인과 이야깃거리가 부족한 프로농구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줘도 모자랄 판에 그들의 의욕을 꺾는 신인상 수상자격은 고칠 필요가 있다. 18일 열린 ‘2020 현대모비스 서머매치’ 미디어데이에는 이정대 KBL 총재 등 프로농구 관계자들이 동석했다. KBL이 여론을 반영해 신인상 자격을 완화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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