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냉정해져야 하는 KT 스카우트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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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2019 KBO 신인 2차 지명회의(드래프트)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가진 KT 스카우트 팀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KT 나도현 운영팀장은 “스카우트 파트에서 다양한 분석을 통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다. 팀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즉시전력감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를 1라운드에서 뽑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대은이 해외파 드래프트 참가 신청을 하면 KT가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팀의 방향성과 지나온 길을 냉정히 들여다보면 1라운드 지명권을 투수에게 써야 할지 의문이 든다. 1군에 뛰어든 지난 2015년부터 자체 육성으로 키워낸 선발 투수가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신생팀 특별규정 등을 포함해 꽤 많은 투수를 영입했지만 지난 3년 간 단 한 명도 10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지난해 8승을 따낸 고영표가 팀내 선발로 거둔 최다승이다. 지금은 마무리로 활약 중인 김재윤이 2016년 불펜을 오가며 8승을 따내 프랜차이즈 최다승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팀내 역대 한 시즌 최다승 투수는 지난 2015년 12승을 거둔 크리스 옥스프링이다. 옥스프링은 현재까지 KT 유니폼을 입고 두 자리 승을 따낸 유일한 투수로 남아있다. 올해 금민철이 팀내 최다인 7승을 따내며 3년 만의 두 자리 승을 따낸 투수 등극에 도전 중이다. 더스틴 니퍼트도 6승에 그치고 있다. 고영표가 올시즌 후 병역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투수를 뽑아야 한다는 명분이 성립된다. 하지만 이대은이 KBO리그에서 10승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퓨처스리그에서 성적도 압도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마이너리그와 일본프로야구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성장이 아닌 실력을 입증해야 하는 위치다. 서른에 데뷔시즌을 맞이하기 때문에 얼마나 더 마운드에 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리스크를 안고 이대은을 영입한다면 그를 토종 마운드의 기둥으로 놓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신인 투수에게 팀 마운드 기둥 역할을 맡기는 게 효과적일지 따져봐야 한다. 


 


야수쪽으로 눈을 돌려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 수두룩하다. 일단 센터라인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박기혁(37)과 박경수(34)로 구성된 키스톤 콤비를 대체할 백업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심우준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병역을 해결해야 한다. 정현 정도를 제외하면 3~4년 뒤 팀을 이끌 키스톤 콤비가 없다. LG 류중일 감독은 “투수에 비해 야수를 육성하는 게 빠르기는 하다. 하지만 팀 수비의 근간을 이루는 유격수는 타고나야 한다. 쉽게 만들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10승 투수 키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스카우트는 짧게는 3~4년 뒤 길게는 향후 10년 이후 팀을 끌어갈 ‘기둥’을 고르는 자리다. 그 전에 팀의 방향성이 결정돼야 한다. 주먹구구식 선수영입으로 만년꼴찌를 벗어나지 못하는 KT의 현실을 냉정하게 들여다보고 스카우트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구멍 메우기식 선수영입으로는 색깔도 미래도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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