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트를 잘 못한다고?"…케이타 막아낸 석진욱 감독의 매서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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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1라운드 전승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선수 시절 삼성화재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많다. 당시 삼성화재는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함께 안젤코 추크, 가빈 슈미트, 레오 마르티네스등 준수한 외국인선수의 화력을 적극 활용하는 배구로 정상을 휩쓸었다.

석 감독은 프로배구 2020-21시즌 V리그 남자부를 강타하고 있는 KB손해보험의 '괴물' 노우모르 케이타(말리)를 유심히 지켜보며 선수 시절을 떠올렸다. 비교적 깡마른 체구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케이타가 장기전으로 갈 경우 체력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석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OK금융그룹은 10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KB손보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3-25 25-23 25-20 25-18)로 이겼다.

1세트만 해도 OK금융그룹은 케이타를 막지 못해 애를 먹었다. 케이타는 1세트에 무려 공격점유율 75%를 가져가며 17득점, 공격성공률 62.5%를 찍었다. '알고도 못 막는다'는 말처럼 케이타의 화력은 무시무시했다.

하지만 석 감독은 침착하고 냉정했다. 그는 1세트를 돌아보며 "케이타가 분명 좋은 선수인 것은 맞는데 계속 저렇게 때릴 수는 없다고 봤다. 오히려 선수들에게 케이타가 더 많이 때리게 하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적장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도 냉정을 유지한 석 감독에 대한 칭찬을 잊지 않았다. 이 감독은 "1세트에 이기다 그렇게 역전 당하면 상대 벤치가 흥분할 법도 한데 전혀 표정 변화가 없고 침착하더라. 상대 팀이지만 석진욱 감독도 대단했다"고 말했다.


석 감독은 "케이타의 몸을 봤을 때 정말 말랐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잘 못한다고 들었다. 다른 팀과 경기를 계속 했고, 과연 5세트까지 갈 정도의 힘이 있을지 계속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케이타가 더 많이 때리게 하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했고 뒤로 갈수록 수비도 되고 블로킹 바운드도 됐다"고 덧붙였다.

케이타는 이날 경기 전까지 2경기에서 각각 54점, 40점을 냈다. 이날도 4세트 동안 46점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지만 확실히 세트를 거듭할수록 1세트만큼의 위력은 나오지 않았다. 케이타를 대표하는 흥 넘치는 세리머니가 나오지 않자 팀 분위기도 가라앉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케이타는 이날도 46득점에 공격점유율 65.25%, 공격성공률 55.84%를 기록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5연승 후 첫 패배를 기록한 이상열 감독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케이타의 실망감이 굉장히 큰 것 같다. 케이타 외에 나머지 선수들이 조금만 더 받쳐줬다면 더 나은 경기를 했을 것 같지만 이게 현실이다. 다시 선수들을 잘 다독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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