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낚였다…"음바페 레알행 논의도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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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프랑스 파리생제르맹 간판스타 킬리안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을 부인했다.

9일(한국시간) 프랑스 RMC스포츠에 따르면 음바페 측은 "음바페의 미래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며 "특히 논의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프랑스 풋메르카토 보도에 대한 반박이다. 풋메르카토는 8일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한다"고 보도했다. 기사를 작성한 산티 아우나 기자는 프랑스 내에서 최고 공신력을 자랑하는 기자로 알려져 있다.

아우나 기자는 "우리 정보에 따르면 음바페는 며칠 전 레알 마드리드와 합의했다"며 "음바페는 수 년 간 바보 같은 게임으로 스페인 언론을 짜증나게 한 끝에 이번엔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하기로)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음바페는 오는 6월 파리생제르맹과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어 지난 1일 부로 프랑스 밖 구단들과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음바페는 지난 4일 툴루즈와 프랑스 슈퍼컵을 치르고 미래를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침묵하고 있다. 그 사이 아우나 기자가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와 합의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음바페는 오는 6월 파리생제르맹과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어 구단 내에서 미래가 불투명하다.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면서 음바페 영입을 오랫동안 공개적으로 희망해 왔던 레알 마드리드가 다시 등장했다. 디애슬레틱이 지난달 30일 "레알 마드리드가 음바페에게 이적 데드라인을 설정했다.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하고 싶다면 내년 1월 이적 시장(중순 이전)에 답변을 줘야 한다"고 보도하면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설이 다시 불거졌다.



보도 내용을 종합하자면 음바페가 1월에 확답을 주지 않을 경우, 내년 여름 이적 시장에서 강력한 제안은 없을 거란 분위기다. 레알 마드리드는 계약 만료 6개월 남은 선수에게 적용되는 보스만룰(사전 접촉, 협상 가능)을 활용해 음바페 영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 또한 같은 날 "레알 마드리드가 다음 주에 음바페 측과 접촉할 예정이다. 음바페 측에 긍정적인 답변을 얻는다면, 파리 생제르맹과 계약이 끝나는 여름에 레알 마드리드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음바페와 가능한 빨리 협상을 끝내고픈 마음"이라고 했다. 이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해 여름 음바페에게 제안했던 금액과 동일한 조건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예정이다. 연봉 2600만 유로(약 370억 원)에 보너스 1억 3000만 유로(약 1800억 원)를 제안하려고 한다.



레알 마드리드와 음바페의 인연은 오래 전 시작됐다. 레알 마드리드는 11살이었던 음바페를 유스 팀에 초청했고 함께 훈련했다. 프랑스 출신 축구기자 율리안 로랭스는 그때도 뛰어났고 레알 마드리드는 음바페와 계약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오랫동안 연결됐던 음바페와 레알 마드리드의 결합설은 지난 여름이 절정이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파리생제르맹과 계약이 만료되는 음바페는 구단이 제시한 2025년까지 계약 연장 옵션 발동을 거부하면서 구단과 갈등 관계에 놓였다. 음바페가 계약 만료 후 레알 마드리드로 FA 이적을 희망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오랜 관심 속에 음바페를 지켜 왔던 파리생제르맹은 음바페가 계약 연장을 거절하자 '이적료 없이 보낼 수 없다'며 재계약을 매달리는 대신 이번 이적시장에서 방출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나세르 알 켈라이피 파리생제르맹 회장은 "우리 입장은 분명하다. 음바페가 남고 싶다면 새로운 계약에 사인해야 한다"며 "물론 우리는 음바페가 잔류하기를 원한다. 세계 최고의 선수를 공짜로 떠나 보낼 수 없다.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음바페는 이번 시즌 잔류로 받을 수 있는 '로열티 보너스'를 위해 팀에 남겠다며 이적을 거부했다. 로열티 보너스는 8000만 유로. 지난해 7월 31일까지 이적하지 않으면 절반을 지급한다는 계약 조항에 따라 이미 이 가운데 절반인 4000만 유로를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가 아닌 사우디아라비아 구단 알 힐랄과 연결되기도 했다. 파리생제르맹은 사우디아라비아 구단 알 힐랄이 음바페를 영입하겠다며 제시한 이적료 3억 유로 제안을 받아들였다. 음바페를 영입했을 때 투자했던 1억8000만 유로보다 많은 규모. 하지만 음바페가 거절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음바페는 돈보다 유럽 잔류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와 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바페가 재계약은 물론이고 이적까지 거절하면서 파리생제르맹은 '이적료를 받지 않고 음바페를 보낼 수 없다'며 방출을 추진하게 됐다. 이른바 '내쫓기' 작전이었다. 음바페를 아시아 투어에서 제외한 것을 시작으로 투어 포스터는 물론이고 홈페이지에서도 음바페의 사진을 삭제했으며, 무엇보다 1군 훈련 제외라는 강수를 뒀다. 르파리지앵은 지난 7월 보도에서 "파리생제르맹은 음바페의 삶을 망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쫓아 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로리앙과 개막전 소집 명단에서 제외된 음바페는 이적생 우스만 뎀벨레와 함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그러나 파리생제르맹은 시즌 돌입 후 부진에 빠졌다. 자연스레 오히려 음바페에게 매달리는 꼴이 말았다. 파리생제르맹은 지난해 여름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를 동시에 내보냈다. 메시는 FA 신분으로 인터 마이애미(미국)에 합류했고, 네이마르는 알 힐랄로 떠났다. 단숨에 핵심 선수 두 명을 잃은 PSG는 시즌 초반 고전을 피하지 못했다.

파리생제르맹은 로리앙과 경기 이후 성명서를 내고 음바페와 갈등을 봉합했다며 1군 훈련 복귀를 발표했다. 이후 툴루즈와 경기에서 음바페는 후반 6분 이강인과 교체되며 이번 시즌 공식전에선 처음으로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후반 17분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으며 에이스라는 것을 증명했다. 비록 파리생제르맹은 동점골을 내주며 비겼지만, 음바페의 존재를 느낀 경기였다.



음바페의 잔류는 파리생제르맹으로선 천만다행다. 음바페는 이번 시즌 모든 대회 24경기에 출전해 25골과 3개의 도움을 기록 중이다. 들쑥날쑥한 경기력에도 파리생제르맹은 음바페의 활약에 힘입어 리그앙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진출에도 힘겹게 성공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 AC밀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한 조에 묶인 파리생제르맹은 '죽음의 조' 답게 쉽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최종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조 2위를 확정하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AC밀란을 따돌리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 같은 맹활약에 당연히 파리생제르맹은 여전히 음바페와 재계약을 원하고 있다. 재계약 가능성이 아예 없는 상황은 아니다. 공신력 높은 아우나 기자의 보도에도 호킨스 기자를 포함한 현지 언론들은 음바페가 아직 레알 마드리드와 합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 하며 재계약 여지를 남겼다.



또 다른 가능성도 있다. 영국 매체 '더 타임스'의 던컨 캐슬 기자는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 과정에서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으며, 프리미어리그 등 다른 선택지도 고려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최근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뿐만 아니라 리버풀과도 연결되고 있는 중이다. 매체에 따르면, 음바페의 어머니인 파이자 라미리는 리버풀 이적을 추진했던 바가 있다. 또한 프랑스 매체 '레퀴프'의 로인 탄지 기자는 "리버풀은 음바페 영입에 진지하며, 리버풀에게도 기회가 있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음바페가 AS모나코에서 뛸 때부터 음바페를 원했다"라고 보도했다.

다만 한동안 음바페의 레알 마드리드행은 다소 식었던 소문이긴 하다. 지난해 11월 스페인 언론이 일제히 음바페 영입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줬다. 이를 두고 음바페 측을 압박하는 시도로도 읽혔으나 한창 때에 비해 저울질을 하는 건 분명해 보였다.

당시 스페인 언론 '카데나세르'는 "레알 마드리드는 음바페 영입을 세 번이나 시도하고도 실패한 부분을 강조하며 이제는 노리지 않는 게 현명하다"고 주장했다. '아스'도 "레알 마드리드는 음바페와 계약하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면서 "내년 여름 음바페가 자유계약선수로 풀리면 레알 마드리드는 분명히 움직일 것이다. 그러나 조금씩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조짐이 보인다"고 전했다.

대체로 레알 마드리드가 음바페 영입을 주저하기 시작한 건 돈 문제가 크다. 음바페의 이름값을 충족하는 연봉을 주려면 재정 안정도를 유지하는 레알 마드리드조차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아스는 "음바페를 영입하려면 시즌당 최소 3,500만 유로(약 495억 원)가 든다.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 연봉 1위는 다비드 알라바로 1,080만 유로(약 152억 원)에 불과하다"고 과도한 지출을 우려했다.

이어 "음바페가 뛸 자리에 이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있다. 비니시우스도 현재 음바페,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다음 가는 선수다. 음바페가 합류하면 서로 좋아하는 포지션이 겹쳐 불균형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음바페는 이번 시즌 스스로 포지션을 정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음바페가 자신의 포지션을 정한다'는 소문이 오래 전부터 돌았고, 루이스 엔리케 파리생제르맹 감독이 이를 직접 인정했다.

엔리케 감독은 지난달 19일 인터뷰에서 "음바페는 자신이 결정할 곳에서 플레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음파페는 자유롭게 뛸 수 있는 완전한 자유를 갖고 있다. 내부, 외부에서 뛸 수 있는 자유가 있다"며 "우리가 포지션을 교체할 때 그가 안에서 스트라이커로 활동할지, 밖에서 스트라이커로 활동할지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음파베의 포지션에 대한 질문은 지난 18일 릴과 경기가 발단이었다. 파리생제르맹은 이날 릴과 1-1로 비기는 바람에 리그 9연승에 실패했다.



이번 시즌 고정된 포메이션을 쓰지 않는 엔리케 감독은 이 경기에선 3-4-2-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음바페를 최전방에 두고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우스만 뎀벨레가 뒤를 받쳤다. 기존에 자주 썼던 4-3-3 포메이션이나 4-2-2-2 포메이션과 크게 다른 전형이었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파리생제르맹은 릴 수비진 공략에 실패했다. 경기 전체 슈팅 수가 10-15로 밀렸으며 기대 득점 역시 1.4-1.42로 릴 보다 떨어졌다. 축구통계업체 풋몹에 따르면 결정적인 득점 기회 또한 1회에 불과해 3회를 기록한 릴보다 적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음바페는 릴의 집중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슈팅 4개를 시도했는데 3개가 막혔고, 4개 중 2개는 페널티박스 밖에서 시도했다. 후반 66분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뽑았을 뿐이었다.



릴과 경기가 끝나고 음바페를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기용한 이유를 묻자 엔리케 감독은 "음바페는 자신이 결정한 곳에 뛴다"고 답했다. 일각에선 엔리케 감독이 음바페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는 시선도 있다.

음바페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뒤를 이을 차세대 축구 황제로 각광받고 있는 스타이지만 팀 내에서 입김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비판을 일부 프랑스 언론으로부터 받아 왔다. 지난달 12라운드 스타드 랭스 원정 경기에서 음바페는 해트트릭으로 3-0 승리를 이끌었다. 그런데 엔리케 감독은 음바페를 칭찬하는 대신 쓴소리했다. "음바페가 펼친 활약에 만족하지 않는다. 골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음바페는 다른 방식으로 팀을 도울 수 있었다. 먼저 이 부분에 대해 음바페와 대화를 나눠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음바페가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건 맞지만 우린 조금 더 많은 걸 원한다. 음바페가 더 많은 걸 해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 매체 르퀴프는 "파리생제르맹 동료 중 일부는 음바페가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 뛰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며 "음바페는 랭스전에서 해트트릭으로 이번 시즌 리그앙 득점을 13골로 쌓았다. 음바페가 개인적으로는 빛을 발하고 있지만, 리그앙 1위인 파리생제르맹 팀 성적은 다소 부진하다. 그 중 한 경기가 지난 8일 챔피언스리그 AC밀란(이탈리아)과의 경기다"고 꼬집었다. 파리생제르맹은 당시 AC밀란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음바페가 포지션 선택권을 갖고 있다는 엔리케 감독의 발언은 자칫 음바페의 심기를 불편해할 수 있었지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불화설은 없다고 엔리케 감독이 선을 그었다. 엔리케 감독은 메츠와 경기를 앞두고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음바페와 어떻게 지냈느냐라고 묻는 말에 "언제나처럼 완벽한 관계"라고 답했다.

이어 "우린 커플이 아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커플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농담하며 "왜 자꾸 이런 질문을 받는지 모르겠다. 난 대부분 선수들과 매우 친하다. 음바페는 항상 농담하고 웃는다"고 말했다.

또 오는 25일 25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음바페에 대해 "25세면 너무 어리다"며 "그가 파리생제르맹에서 계속해서 더 많은 성공을 거두리를 바라며 우리가 그를 돕고 싶다. 음바페는 정말 환상적이다. 그가 있어 우리는 행운아"라고 강조했다.



음바페의 활약에 이강인이 조력자로 돕고 있다. 이강인은 올 시즌 리빌딩을 단행한 파리 생제르맹의 핵심 포인트다. 좌우 측면 공격은 물론 중앙에서도 볼을 돌릴 줄 아는 이강인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신임 속에 파리 생제르맹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다녀온 뒤 팀 훈련에 집중하면서 최근에는 부동의 주전으로 올라섰다. 이강인의 패스는 음바페와 기분 좋은 장면을 자주 만든다.

이강인의 공격포인트에 음바페의 비중도 상당하다. 지난해 10월 이강인이 브레스트전에서 리그앙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을 때 음바페에게 정확한 침투 패스를 연결해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어진 몽펠리에전에서 이강인이 리그앙 데뷔골을 넣었을 때도 음바페가 앞에서 흘려주는 절묘한 호흡이 눈에 띄었다. 이후에도 음바페는 이강인이 공격포인트를 올리면 누구보다 기뻐한다. 최근 프랑스 슈퍼컵에서도 이강인은 선제골을 넣고 음바페와 어깨동무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강인과 좋은 호흡이 언제까지 발휘될지 관건이다. 레알 마드리드 합의설에 대한 진위가 복잡한 사이에 음바페의 입장은 한결 같다. 아직 미래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것. 슈퍼컵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선택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 파리 생제르맹과 합의를 했다.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내 주변 당사자들을 보호해야 한다. 파리 생제르맹에 평온을 유지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음바페는 "올 시즌에 동기부여가 크다.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다. 품어야 할 트로피들이 있다. 먼저 그 중에서 하나를 얻었다. 현재는 이게 가장 중요하다. 이제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안다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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