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예고편, SF 돈다발 유혹 시작됐다 "FA 사이영상 투수에 도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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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SNS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이정후 영입은 시작에 불과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또 한번 '큰손'의 위력을 발휘할 것인가.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KBO 리그를 정복한 '천재타자' 이정후(26)에게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68억원)라는 거금을 안긴 샌프란시스코는 이에 그치지 않고 FA 대어급 선수를 영입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거액을 쓸 자금력은 준비돼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오프시즌에도 '홈런왕' 애런 저지에 3억 6000만 달러(약 4677억원)를 투자할 용의가 있었고 FA 유격수 최대어로 통했던 카를로스 코레아와도 13년 3억 5000만 달러(약 4548억원)에 계약하는데 '직전'까지 갔던 팀이다. 다만 코레아가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양측의 계약은 무산됐을 뿐이다.

아직 FA 시장에는 샌프란시스코가 노릴 만한 대어급 FA 선수들이 즐비하다. 특히 FA 선발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좌완투수 블레이크 스넬은 누구나 군침을 흘릴 만한 선수다. 스넬은 지난 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32경기에 등판, 180이닝을 던져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5로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볼넷 99개를 허용하며 내셔널리그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지만 탈삼진 234개로 커버했다.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도 차지한 스넬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까지 수상하면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 이어 스넬에게도 거액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다. 'ESPN'은 3일(이하 한국시간) 소속 기자들이 메이저리그 FA 시장을 중간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 중 데이비드 숀필드는 "스캇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두고 있는 스넬, 조던 몽고메리, 코디 벨린저 모두 스프링 트레이닝 시작 전까지 협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FA 트리오의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샌프란시스코는 여전히 이정후에 들인 금액 이상으로 돈을 쓰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스넬에게도 수표장을 내줄 것 같다. 스넬의 일관성 없는 결과와 내구성을 감안하면 도박에 가깝지만 샌프란시스코는 거꾸로 사이영상 2회 수상자에게 도박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고 스넬이 바로 그 대상이다"라고 샌프란시스코가 스넬에게 적극적으로 달려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 해 79승 83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물렀던 샌프란시스코는 우완투수 로건 웹이라는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선발투수진 보강이 절실한 팀이다. 웹은 지난 해 216이닝을 던져 11승 13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한 투수. 웹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룰 에이스급 투수가 샌프란시스코에 합류한다면 전력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스넬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이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스넬의 거취에 대해 "적잖은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21세기의 첫 19년 동안 FA 시장에 나온 사이영상 수상자는 2004년 로저 클레멘스 뿐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단축시즌을 치른 2020년 이후 사이영상 수상자는 매년 겨울 시장에 나왔다"라는 'MLB.com'은 "이번에는 스넬이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모두 LA 다저스에 합류하면서 현존하는 FA 선발투수 중 스넬이 최대어다. 하지만 사이영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스넬에게는 적잖은 대가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라고 어떤 구단이든 엄청난 금액을 투자해야 스넬을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렇다면 현재 스넬에게 관심을 보이는 팀은 어디일까. 'MLB.com'은 "샌프란시스코, LA 에인절스, 시카고 컵스, 보스턴 레드삭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스넬과 연결돼 있다"라고 전했다.

이날 'MLB.com'의 샌프란시스코 담당 기자 마리아 과르다도 역시 샌프란시스코가 선발로테이션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르다도는 "샌프란시스코가 야마모토를 영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달려들었지만 야마모토가 다저스에 합류하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 했다.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큰 라이벌인 다저스에게 오타니와 야마모토라는 FA 목표를 모두 빼앗기면서 타격이 커졌지만 여전히 FA 시장에는 스넬, 몽고메리, 이마나가 쇼타 그리고 마커스 스트로먼 등 샌프란시스코의 선발로테이션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투수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라고 현재 FA 시장에 샌프란시스코가 영입할 만한 FA 선발투수가 여러 명이 있음을 강조했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 또한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 코빈 번즈, 딜런 시즈를 데려오는 것보다 FA를 통해 선발투수를 영입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이야기를 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엘리트급 투수를 영입하는 것이 다저스의 스타군단 라인업에 대항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수도 있다"라는 과르다도는 "샌프란시스코는 실점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웹과 원투펀치를 이룰 또 다른 에이스를 찾기 위해 모든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라고 선발투수 영입의 필요성을 말했다.
 



사실 샌프란시스코는 에이스급 투수만 영입한다고 해서 전력난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정후를 영입했지만 타선은 여전히 허약한 수준이다. 특히 같은 지구에서 경쟁해야 하는 다저스와 비교하면 타선의 무게감이 처참하다고 할 수 있다. 다저스는 지난 해에도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맥스 먼시, 윌 스미스 등 화려한 타선을 자랑했고 여기에 오타니라는 '홈런왕'까지 추가했다.

여기에 샌프란시스코의 문제는 하나 더 있다. 바로 수비력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해 팀 실책 117개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치를 나타냈다.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지구에 속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팀 실책 56개로 가장 적은 수치를 나타낸 것과 대조적이다. 애리조나는 지난 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팀이다.

우선 샌프란시스코는 타격은 물론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갖춘 이정후를 새 중견수로 영입하면서 그 출발을 알렸다.

과르다도는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몇 년 동안 수비보다 공격을 우선시했지만 이러한 접근법은 크게 역효과를 낳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해 팀 실책 117개로 리그 1위였다. 특히 작년에 땅볼 비율 48.7%로 리그 1위였던 투수진의 강점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됐다"라고 지난 시즌에 보여준 샌프란시스코의 허약한 수비력을 지적했다.

이어 과르다도는 "샌프란시스코는 이러한 추세를 뒤집기로 결심하고 이번 오프시즌에 수비와 운동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그들은 한국인 중견수 이정후를 영입하면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라고 이정후 영입의 의미를 전하는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골드글러브 4회 수상 경력이 있는 맷 채프먼과 같은 최고의 수비수 영입에 나설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채프먼은 지난 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류현진과 함께 뛰었던 선수로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3루수로 꼽힌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시절이던 2018년, 2019년, 2021년 아메리칸리그 3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채프먼은 지난 해에도 골드글러브를 차지하면서 명성을 드높였다.

타선에도 힘을 보탤 수 있는 선수다. 타율은 낮지만 만만찮은 펀치력을 소유하고 있다. 채프먼은 메이저리그에서 뛴 7년 동안 통산 155홈런을 때린 타자로 지난 해에는 타율 .240 17홈런 54타점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커리어 하이인 36홈런을 기록했고 2021년과 2022년에는 나란히 27홈런을 때리면서 파워 넘치는 스윙을 보여주기도 했다.

모두가 말한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만 영입한 것으로 끝을 내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과연 이정후와 함께 새로운 샌프란시스코의 중흥기를 이끌 'FA 동료'는 누가 있을까. 번번이 대어급 FA를 놓쳤던 샌프란시스코가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된 전력보강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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