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교체 OUT' 황희찬, 큰 부상 아니다!…오닐 감독 "단순 경련, 아시안컵 출전 OK"
[BO]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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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8 10:34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 아웃돼 부상 우려를 낳았던 황희찬이 빠르게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개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이 직접 황희찬이 몸 상태를 확인한 후 아시안컵 출전 'OK' 사인을 보냈다.
울버햄프턴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퍼드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4-1로 대승을 거뒀다.
울버햄프턴은 전반 13분 마리오 르미나의 선제골과 황희찬의 멀티골, 후반전 황희찬 대신 투입된 장 리크네 벨레가르드의 골로 한 골을 만회한 브렌트퍼드를 물리쳤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울버햄프턴은 7승4무8패, 승점 25로 리그 11위에 올랐다. 직전 라운드 첼시전(2-1 승)에 이어 리그 2연승을 질주했다. 반면, 브렌트퍼드는 5승4무9패, 승점 19점으로 14위를 유지했다.
이날 울버햄프턴은 이른 시간인 전반 13분 르미나가 브렌트퍼드의 골망을 열어젖히며 앞서나갔다. 코너킥에서 이어진 왼쪽 측면 공격에서 사라비아가 정확하게 왼발로 올려준 크로스를 르미나가 머리로 받아넣었다. 브렌트퍼드 수비진이 꼼짝도 못 한 완벽한 헤더였다.
불과 1분 뒤 황희찬의 추가골이 나왔다. 집중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브렌트퍼드 수비가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한다는 게 조금 짧았다. 이를 파악한 황희찬이 재빨리 압박을 시도해 골키퍼가 공을 잡기 전에 끊어냈다. 골키퍼를 제친 황희찬은 편안하게 빈 골대 안으로 밀어넣어 2-0을 만들었다. 이번 시즌 황희찬의 리그 9호골이었다.
브렌트퍼드의 추격골이 터졌다. 전반 16분 박스 안에서 무페이가 찔러준 로빙 패스를 위사가 가볍게 마무리했다.
하지만 황희찬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반 28분 후방에서 길게 연결된 공을 잡은 황희찬은 수비가 달려들자 침착하게 오른발로 접으면서 벗겨냈고, 골키퍼가 나오는 움직임에 맞춰 골문 구석을 노려 오른발로 차 넣었다. 리그 10호골로 프리이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황희찬이 전반 추가시간에 쓰러지면서 울버햄프턴도 깊은 우려에 빠졌다.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 후 허리 부근에 손을 대고 그라운드 위에 누워 통증을 호소했다. 쉽게 일어나지 못하면서 울버햄프턴 벤치는 초비상에 걸렸고, 황희찬은 두 소느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울버햄프턴은 급하게 대체 선수를 준비시켰다. 황희찬은 걸어나오긴 했지만 더 이상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장 리크네 벨레가르드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울버햄프턴은 후반 홈팀 맹추격을 뿌리치며 후반 34분 추가골을 넣고 대승을 마무리했다.
황희찬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던 벨레가르드가 팀의 네 번째 득점을 만들었다. 상대 수비진의 안일한 플레이를 놓치지 않고 공을 중간에 가로챈 쿠냐가 왼쪽에서 쇄도해 들어온 벨레가르드에게 패스했고, 벨레가르드는 골대 정면 페널티 지역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이날 축구팬들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전반 막판 황희찬이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가슴을 철렁이게 만든 것이다.
황희찬은 이날 원맨쇼를 펼쳤다. 리그 9호골과 10호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황희찬은 1-0으로 앞서던 전반 14분 추가골을 뽑아냈고, 2-1로 앞서던 전반 28분 쐐기골을 득점하며 멀티골을 폭발했다. 하지만 전반 종료 직전 허리 부상을 당하며 교체 아웃돼 큰 부상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아직 정밀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하지만 황희찬이 쓰러진 직후 쉽게 일어나지 못했던 점과 전반 종료를 앞두고도 울버햄프턴이 곧바로 교체를 진행한 점을 봤을 때 황희찬의 부상은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1월 카타르에서 개최되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황희찬의 몸 상태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다행히 부상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게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이 직접 황희찬의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 버밍엄월드에 따르면 오닐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등 부근에 경련을 느꼈다. 아마 아시안컵 출전은 괜찮을 것"이라며 "다음 에버턴과의 경기에서도 황희찬을 다시 투입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빡빡한 일정이지만 등 경련만 일어났고, 그는 아까 전보다 더 잘 움직이고 있다. 향후 며칠 동안 상태를 조금 더 지켜보겠다"라고 황희찬의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황희찬은 이제 10골을 넣었다. 믿을 수 없는 성적이다"라고 극찬하면서 "황희찬이 없더라도 난 다른 모든 선수들을 믿는다. 23세 이하, 21세 이하 어린 선수들도 있다. 문제 없다. 난 모두를 믿는다"라고 혹여나 황희찬이 부상으로 빠지더라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꿈만 같다. 난 선발 명단에 항상 황희찬의 이름을 적어내며 계속 뛸 수 있게 해준다. 골이 터졌을 때 황희찬이 환상적인 퀄리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는 훈련에서도 이런 장면들을 보여준다"라며 득점 장면에도 엄지를 들어올렸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황희찬은 2번의 놀라운 골을 넣은 후 허리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오닐 감독이 직접 팬들을 안심시켰다"라고 황희찬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다고 전했다.
오닐 감독의 인터뷰로 한국 축구 팬들은 가슴을 쓸어내리게 됐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조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황희찬은 문제 없이 64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은 전반전만 뛰고도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스카이스포츠는 사라비아와 함께 황희찬에게 평점 8점을 부여했다. 영국 BBC 또한 8.77점을 주며 POTM(Player of the Match)에 선정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또한 경기 최우수 선수로 황희찬을 선정했다. 맨 오브 더 매치 팬 투표에서 황희찬은 무려 78,4%의 득표율로 팀 동료 마테우스 쿠냐(11.7%)를 압도적인 격차로 따돌리고 최우수 선수 영예를 안았다.
각종 통계 매체에서도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했다. 풋몹에 따르면 황희찬은 45분 동안 유효슈팅 2개를 모두 골로 전환시키는 놀라운 골 결정력을 보여주며 평점 8.7을 받았다. 소파스코어는 8.2점으로 최고점을 부여했으며, 후스코어드닷컴 또한 8.3점으로 양 팀 최고점을 줬다.
현지 언론의 극찬도 쏟아졌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황희찬이 울버햄프턴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 한국인 선수는 2골을 넣어 이번 시즌 벌써 10골을 돌파했다"라면서 "황희찬은 이번 시즌 화려한 경기력으로 울버햄프턴에서 뜻밖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브렌트퍼드전에서 이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라고 조명했다.
BBC는 "울버햄프턴은 2022년 3월 왓퍼드전 이후 한 경기 4골을 넣지 못했지만 황희찬의 2골로 4득점을 기록했다"라며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의 열쇠다. 골문 앞에서의 자신감은 큰 자산이다. 아시안컵에서 황희찬의 이탈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탈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이번 시즌 울버햄프턴의 중심으로 거듭난 황희찬이다. 지난 시즌까지 부진한 활약으로 여름 이적시장서 방출 대상으로 거론됐던 황희찬은 엄청난 노력 끝에 입지 반전에 성공했다.
식습관도 바꾸며 그동안 괴롭혀 온 부상을 방지하는 데 힘을 쏟았고, 덕분에 이번 시즌은 아직까지 큰 부상 없이 활약하고 있다. 또한 훌렌 로페테기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게리 오닐 감독의 눈에도 들면서 입지를 굳혔다.
실력으로 위기를 타파했다.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전에서 교체로 나와 시즌 첫 골에 성공했던 황희찬은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에서도 교체 투입 후 득점을 터트려 오닐 감독 체제에서 선발 멤버로 등극했다.
이후 황희찬은 5라운드 리버풀전부터 시작해 12라운드까지 리그 12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 성공했다. 특히 9라운드 본머스전부터는 8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하고 있다.
시즌 개막 후 황희찬은 현재까지 리그에서만 8골2도움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리그컵에서도 한 골 넣으면서 시즌 10호골을 목전에 뒀다.
브라이턴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이후 활약은 눈부혔다.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 5라운드 리버풀을 만나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6라운드 루턴 타운과의 경기에서는 침묵했지만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와 애스턴 빌라에 득점을 꽂아넣으면서 물오른 결정력을 과시했다. 특히 맨시티전에서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도 했다. 경기 전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황희찬을 '더 코리안 가이'라고 칭한 것이 화제가 됐고, 황희찬은 본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해 울버햄프턴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과르디올라는 물론 그 경기를 지켜본 수많은 팬들에게 이름 석자를 똑똑히 새겨넣었다.
강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환상적인 슛 페인팅에 이은 마무리로 리그 6호골을 기록한 황희찬은 울버햄프턴 팬들이 뽑은 10월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뜨거운 인기를 실감했다.
11월 풀럼전에서도 한 골을 추가한 황희찬은 이달 초 번리와의 경기에서 리그 8호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입성 후 첫 두 자릿수 득점을 눈 앞에 두게 됐다. 이후 3경기 동안 무득점을 기록하며 잠시 주춤했으나 이날 경기를 통해 2골을 더 추가하면서 기어이 10골 고지를 돌파했다.
엄청난 활약으로 울버햄프턴과 2028년 6월까지 팀 내 최고 수준의 연봉을 보장 받으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 시즌 미친 폼을 보여주던 황희찬은 부상으로 기세가 꺾일 위기에 놓였으나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서 팬들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울버햄프턴은 오는 31일 오전 0시 홈에서 에버턴을 상대로 2023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아시안컵 참가를 앞둔 황희찬이 에버턴전에서 득점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 황희찬 2023/24시즌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출전 일지(현지시간)
2023년 8월14일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울버햄프턴 0-1 맨유 : 후반 교체투입 27분 출전
2023년 8월19일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울버햄프턴 1-4 브라이턴 : 후반 교체투입 35분 출전 1골
2023년 8월26일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울버햄프턴 1-0 에버턴 : 선발 투입 45분 출전
2023년 9월3일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 3-2 울버햄프턴 : 후반 30분 출전 1골
2023년 9월16일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울버햄프턴 1-3 리버풀 : 선발 투입 60분 출전 1골
2023년 9월23일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루턴 타운 1-1 울버햄프턴 : 선발 투입 45분 출전
2023년 9월26일 EFL컵 3라운드 입스위치 타운 3-2 울버햄프턴 : 선발 투입 69분 출전 1골
2023년 9월30일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울버햄프턴 2-1 맨체스터 시티 : 선발 투입 86분 출전 1골
2023년 10월8일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울버햄프턴 1-1 애스턴 빌라 : 선발 투입 86분 출전 1골
2023년 10월21일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본머스 1-2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1도움
2023년 10월28일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울버햄프턴 2-2 뉴캐슬 유나이티드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1월4일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 2-1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1도움
2023년 11월11일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울버햄프턴 2-1 토트넘 홋스퍼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27일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풀럼 3-2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2월2일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풀럼 1-2 아스널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5일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울버햄프턴 1-0 번리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2월9일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울버햄프턴 1-1 노팅엄 포레스트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16일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웨스트햄 3-0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24일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울버햄프턴 2-1 첼시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27일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브렌트퍼드 1-4 울버햄프턴 : 선발투입 45분 출전 2골
◆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1위 :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14골
2위 :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도미니크 솔란케(브렌트퍼드) 이상 12골
4위 :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제로드 보엔(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이상 11골
6위 :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10골
7위 :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 9골
8위 : 알렉산더 이사크(뉴캐슬 유나이티드) 8골
9위 : 칼럼 윌슨(뉴캐슬 유나이티드) 니콜라스 잭슨(첼시) 브라이언 음뵈모(브렌트퍼드) 크리스 우드(노팅엄 포레스트) 이상 7골
사진=연합뉴스, 울버햄프턴, 브렌트퍼드 SNS, 프리미어리그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