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리즈' 日 위한 잔치 되나…"김하성 이적하면 韓 선수 없어" 트레이드설 중심에 선 김하성의 거취는?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김하성이 이적하면, 한국 선수가 없는 서울시리즈가 된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27일(이하 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적 가능성, LA 다저스와 서울시리즈는 한국선수 제로?'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보도했다.
지난 2021시즌에 앞서 샌디에이고와 4+1년 3900만 달러(약 505억원)의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김하성은 올해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데뷔 첫 시즌에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볼과 환경, 문화 등의 적응에 애를 먹으며 부진했던 김하성은 2022시즌부터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기 시작, 올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 중 한 명으로 거듭났다.
데뷔 첫 해 타율 0.202에 머물렀던 김하성은 지난해 150경기에서 130안타 11홈런 12도루 타율 0.251 OPS 0.708의 성적을 남겼다. 타격에서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물론 수비에서는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로 선정되는 기쁨도 맛봤다. 수상과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과도 충분히 맞붙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올해는 최고의 한 해였다.
김하성은 152경기에 출전해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타율 0.260 OPS 0.749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시즌 막판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20-20 클럽 가입에는 실패했지만, '전설' 스즈키 이치로에 이은 아시아 출신 역대 2위에 해당되는 38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게다가 올해는 2루수와 유틸리티 부문에서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로 선정됐고, 유틸리티에서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이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대 최초이자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도 처음이었다.
지난해 수비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김하성은 겨우내 트레이드설의 중심에 서 있었다. 샌디에이고가 김하성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라는 유격수 자원을 둘이나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잰더 보가츠와 11년 2억 8000만 달러(약 363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수많은 트레이드 문의를 뿌리치고, '교통정리'를 통해 세 선수를 모두 기용하며 2023시즌을 치렀다.
하지만 올해는 샌디에이고의 '재정' 문제가 급부상하면서 트레이드설이 나돌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무대를 밟으면서 미약하지만 월드시리즈(WS) 우승 가능성을 맛봤다. 이에 보가츠를 영입하는 것은 물론 '간판타자' 매니 마차도, 다르빗슈 유, 제이크 크로넨워스 등과 연장계약을 맺는 등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전력을 보강, 유지하는데 힘을 썼다. 그러나 이 과감한 행보가 현재 샌디에이고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샌디에이고의 재정적인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올 시즌 일정이 모두 끝난 후였다. 샌디에이고가 지난 9월 선수들의 급여 문제로 5000만 달러(약 648억원)를 대출했다는 사실이 보도된 것. 지난해 뉴욕 메츠에 이어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샌디에이고는 현재 비교적 조용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특히 올 겨울 샌디에이고가 가장 주목을 받았던 순간은 '핵심 전력'이 유출됐을 때였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2024시즌 연봉 3300만 달러(약 428억원)가 예상되는 후안 소토를 트레이드하기 위해 애써왔다. 소토가 2024시즌이 끝난 후에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갖추는 상황에서 연봉으로 3300만 달러를 부담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까닭이다. 그 결과 여러 구단들과 카드를 맞춰본 끝에 뉴욕 양키스와 2대5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소토를 떠나보내게 됐다.
소토와 결별한 샌디에이고는 외야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정후의 영입전에 뛰어들었는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쩐의 전쟁'에서 밀려났다. 그리고 현재는 팀 페이롤을 2억 달러(약 2594억원) 미만으로 낮추기 위해 안긴힘을 쓰고 있다. 따라서 미국 현지 복수 언론들은 샌디에이고가 추가로 트레이드를 시도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그 중 가장 유력한 카드로 2024시즌 연봉 800만 달러(약 103억원)를 받는 김하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김하성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구단은 샌프란시스코다. 샌프란시스코는 브랜든 크로포드가 FA 자격을 통해 시장에 나가게 되면서 현재 주전 유격수가 공석인 상황이다. 샌프란시스코가 크로포드와 재회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현지 언론에서는 재결합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이에 샌프란시스코가 트레이드를 통해 김하성을 영입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미국 'CBS 스포츠'는 "마쓰이 유키의 계약을 포함한 샌디에이고의 예상 팀 페이롤은 2억 1000만 달러다. 샌디에이고는 2억 달러 정도의 팀 페이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금은 그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보도가 있다"며 "샌디에이고는 페이롤을 더 낮추려고 할 경우 김하성과 로베르토 수아레즈,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트레이드 후보로 두드러진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앞세워 '서울시리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김하성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게 될 경우 2023년 3월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서울시리즈'는 한국인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치러지게 되고, 일본 선수들을 위한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오프시즌 LA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와 10년 7억 달러(약 9079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데 이어 일본을 대표하는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도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215억원)의 '잭팟'을 안겼다. 그리고 '미·일 통산 197승'을 기록 중인 다르빗슈를 보유하고 있는 샌디에이고는 5년 2800만 달러(약 363억원)에 일본 국가대표 마무리 출신 마쓰이 유키를 영입했다. 서울시리즈가 일본 팬들을 위한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에 언론 '스포니치 아넥스'도 김하성의 거취에 궁금증을 드러냈다. 매체는 "김하성이 소속된 샌디에이고는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속한 LA 다저스와 서울시리즈를 개최한다. 김하성이 이적하게 되면 한국 선수가 없는 서울시리즈가 된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도 김하성은 트레이드설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골드글러브 수상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의 트레이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재정적인 문제를 고려했을 때 지난해보다는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김하성의 거취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기사제공 마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