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7.84’ 니퍼트 구위 저하, 일시적인가 영구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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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KT가 기대를 걸고 영입한 더스틴 니퍼트(37)의 시즌 출발이 썩 좋지 않다. 분명 구위는 전성기만 못하다. 문제는 이것이 일시적이냐, 노쇠화에 따른 영구적인 것이냐다. 전자라면 다행이지만, 후자라면 KT도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 있다.

니퍼트는 1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부진한 투구 내용으로 자신을 둘러싼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다. 4⅓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포함해 총 10피안타를 기록한 끝에 5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팀이 4-6으로 져 올 시즌 첫 패전을 안았다.

어깨 통증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던 니퍼트다. 전지훈련부터 정상적인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 4월 8일 1군에 합류해 3경기(선발 2경기)에 나갔지만 평균자책점은 7.84까지 치솟았다. 선발로 나선 두 경기에서는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지 못했다. 아직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으나 분명 기대에는 못 미치는 투구 내용이다.

결과를 떠나 세부적인 내용이 좋지 못하다는 것은 불안하다. 가장 기본적으로 구속이 떨어졌다. 니퍼트는 한창 좋을 때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졌다. 그러나 올해는 그런 공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17일 경기에서도 최고 150㎞를 던졌으나 140㎞대 후반에 이른 공은 비율로 따졌을 때 많지 않았다. 오히려 140㎞ 초·중반의 공이 더 많았다.

한창 때 147㎞까지 이르렀던 니퍼트의 평균구속은 올해 145㎞ 수준으로 2㎞ 정도 떨어진 상태다. 자연스레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구속도 덩달아 감소했다. 물론 구속이 전부는 아니지만, 니퍼트의 장점 하나가 희석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니퍼트는 높은 릴리스포인트에서 찍어 누르는 힘 있는 공이 최대 장점이다. 하지만 올해는 패스트볼 승부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자연히 변화구로 어렵게 승부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상대가 속지 않은 볼넷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니퍼트가 22승을 거뒀던 2016년 구종 구사를 보면 패스트볼이 60%에 이른다. 하지만 올해는 50% 아래로 뚝 떨어졌다. 17일에는 42.7%에 머물렀다. 스스로 패스트볼에 자신감을 가지지 못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늘어난 피홈런도 문제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9이닝당 피홈런 개수가 무려 4.36개다. 니퍼트는 더 이상 잠실을 홈으로 쓰지 않는다.

아직 복귀 초반인 만큼 구속이나 공의 힘은 더 올라올 여지가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지금 상태라면 불투명”이라는 의견이 고개를 든다. 한 구단 전력분석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살펴야겠으나 니퍼트의 릴리스포인트가 예전만 못한 것으로 보인다. 팔이 넘어가는 과정도 예전만큼 시원하지 않다. 예전에는 공이 높은 쪽에서 빨려 들어왔는데 지금은 슬라이더가 밀려 들어온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만 37세의 나이라는 점은 불안하다. 니퍼트가 빠르게 의심을 떨쳐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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