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심 평균 146㎞' 안영명 "구속 증가 이유, 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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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20대 초반…몸 상태도 좋고 자신 있다"

"나는 내 자릴 지키려, 후배들은 올라오려고 노력하는 선의의 경쟁"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올 시즌 안영명(34·한화 이글스)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6㎞다. 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도 시속 141㎞로 올랐다. 

지난 시즌 안영명은 시속 130㎞대 후반의 '빠르지 않은 패스트볼'을 던졌다. 극적인 변화는 성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안영명은 5경기에서 11이닝을 던져 1승 평균자책점 2.45를 올렸다. 특히 중간계투로 나선 4경기에서는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의 무결점 투구를 했다. 

모두가 안영명의 구속 증가에 주목한다. 

하지만 정작 안영명 자신은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공이 빨라지고, 힘이 실린 건 알겠는데 이유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17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안영명은 "훈련량이나, 방법 등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선발에서 중간으로 이동해 짧은 이닝을 소화하면 당연히 구속이 조금은 오른다. 그런데 이 정도로 오르는 건 내가 봐도 이상하긴 하다"고 웃었다. 

사실 안영명도 2014년까지는 시속 140㎞대 중반의 직구를 쉽게 던졌다. 하지만 어깨에 통증을 느끼면서 구속이 떨어졌다. 

안영명은 "아마도 2016년 수술을 한 뒤 이제야 팔 상태가 예전 수준으로 올라온 것 같다"고 했다. 안영명은 2016년 7월 오른 어깨에 웃자란 뼈를 정리하는 수술(우측 어깨 관절 클리닉)을 받았다. 

그는 "큰 부담이 없는 수술이었다. 수술을 받은 후 어깨가 확실히 편해졌다"며 "그런데 지난해까지는 나도 모르게 수술 후유증이 있었던 것 같다. 올해부터 수술 효과를 제대로 누리는 것 같다. 물론 이것도 내 추측이다"라고 했다. 

중요한 건, 구속이 오르면서 안영명의 자신감도 상승한 점이다. 동시에 더그아웃에서 안영명을 바라보는 눈길도 고와졌다. 

안영명은 정규시즌 개막을 2군에서 맞이했다. 

안영명은 "몸 상태가 좋았는데 개막 엔트리에 빠져서 조금 실망하긴 했다"고 솔직하게 말한 뒤 "그래도 내 구위에 자신이 있어서 '기다리면 기회는 온다'고 믿었다"고 했다. 



실제 기회가 왔다. 한화 선발진이 흔들리자 한용덕 감독은 안영명을 4월 4일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선발로 내세웠다. 이날 안영명은 5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준수한 투구를 했다. 

투수 출신인 한 감독은 "안영명의 구위가 상당한 수준이란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안영명은 이후 롱릴리프로 1군에 남았다. 중요할 때 등판해 1이닝 이상을 던지는 꽤 힘든 보직이다. 

하지만 안영명은 "롱릴리프가 몸은 힘들어도 매력 있는 보직이다. 올해 중간으로 등판한 경기가 모두 짜릿했다"며 "나는 선발과 중간으로 모두 던져봤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팀과 나에게 가장 적합한 보직을 주셨으니, 나도 최상의 투구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이제 안영명은 '베테랑'으로 분류된다. 한때 팀 선배였던 한용덕 감독, 송진우 코치를 보며 안영명도 '세월'을 실감한다. 

안영명은 "나는 한화에서 한 감독님, 송 코치님과 함께 던졌다. 근데 그때 선배님들이 감독님, 코치님이 됐다. 나도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며 "아, 마음은 20대 초반인데"라고 웃었다. 

최근 프로야구는 '젊게, 더 젊게'를 외친다. 베테랑들에게는 위협적인 분위기다. 

안영명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나는 내 자리를 지키고자 최선을 다하고, 후배들은 그 자리를 빼앗으려고 노력하는 '선의의 경쟁'이 팀이 강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라고 했다. 

선의의 경쟁에서 안영명은 몇 걸음 앞서간다. '선배'의 약진 덕에 한화는 더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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