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2배 폭탄, 외국인 선수 재계약에 확실한 걸림돌
달라진 세금 규정이 외국인 선수 재계약에 확실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LG 트윈스는 올 시즌 뛰었던 타일러 윌슨을 비롯해 새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를 영입하면서 사실상 투수 2명 계약을 모두 마쳤다. 자연스럽게 헨리 소사와는 결별이 확정됐다. 2012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계약으로 처음 KBO리그에 입성했던 소사는 올 시즌까지 총 7시즌을 뛰었다. 하지만 완전한 결별 위기에 놓였다.
LG 구단은 "변화를 주기위해" 소사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소사는 체력이 좋고, 여전히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기 때문에 장점이 뚜렷한 선수지만, 반대로 단점도 있다. 제구가 안되면 연타를 맞거나 대량 실점으로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올 시즌까지 보여준 위력을 감안하면 당장 KBO리그를 떠나야 할 정도로 하락세가 오지는 않았다.
또 소사 역시 KBO리그에서 뛰고싶은 마음이 크다. 지난달 정규 시즌 일정을 마치고 한국을 떠날 때도 "내년에 꼭 다시 LG에 오고싶다"는 마음을 드러냈고, 실제로 한국 생활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마이너리그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개인 SNS에 남기기도 했는데, 어느 면으로 봐도 마이너리그 생활보다 KBO리그에서 뛰는 것이 훨씬 낫다. 이 점은 오랜 마이너리거 생활을 한 소사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실질적으로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세금이다. 올해 시즌 도중 국세청이 프로스포츠 구단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의 세금 규정을 다르게 적용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2월 3일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외국 국적을 가졌더라도 '국내에 머무르는 기간이 1년에 183일 이상 되는' 외국인은 '거주자'로 분류해 한국 국민과 똑같이 매년 5월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한다.
그동안은 구단들이 개정 이전의 규정대로 22%의 원천징수를 세금으로 뗀 후 나머지를 연봉으로 지급했다. 외국인 선수들은 국내 선수들과 달리 종합소득세 신고를 굳이 할 필요가 없었다. 한국 국민에게 적용되는 세법을 기준으로 하면, 5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는 종합소득세를 신고해 최대 40%의 세금을 내야 한다. 연봉 10억원인 선수가 이전까지 2억원의 세금을 냈다면, 이제는 4억원 가까이 내야한다. 2배가 늘었다. 또 국세청이 이 규정을 소급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2015시즌부터 한국에서 뛰었던 모든 선수들이 대상이 된다. 소사 같은 경우도 2015~2018시즌 연봉이 모두 적용돼서, 돈을 뱉어내야 하는 처지다.
그나마 미국 국적 선수들은 한미 이중 과세 방지 조약으로 인해 약간의 도움은 받을 수 있지만, 소사처럼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이거나 미국 국적이어도 부양 가족이 없는 싱글 선수인 경우 세금이 확 뛰었다. 새로 한국에 오는 선수들은 이를 감안하고 오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을 수 있어도 이미 한국에서 뛰고 있던 선수들은 손해를 크게 입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소사 뿐만 아니라 SK 와이번스와의 결별이 유력한 메릴 켈리 역시 올 시즌 세금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적지 않게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