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파다르의 현대캐피탈’ 될라”… 공격 점유율 40% 넘어 혼자 256점
전광인-문성민 합쳐도 168점 그쳐… 패턴 단조로워 아슬아슬한 2위
“오늘 파다르(사진)에게 공을 많이 줬다. 상황을 빨리 읽어 앞으로 속공과 레프트를 활용해야겠다.”
현대캐피탈의 주전 세터 이승원(25)이 20일 OK저축은행과의 프로배구 2라운드 복귀전을 치른 뒤 공식 인터뷰에서 내놓은 자기반성이다. 이승원은 1라운드 세 경기를 치른 뒤 훈련 중 손가락을 다쳐 그동안 신예 세터 이원중(23)이 그의 빈자리를 채웠다.
이를 갈고 코트로 돌아왔건만, 경기는 만만치 않게 흘러갔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간신히 이겼다. 특히 이승원은 1점 차 대결을 벌이던 4세트에서 파다르에게 토스를 거의 올인했고 파다르가 공격점유율 60.87%를 기록했다. 이날 파다르가 올린 득점은 팀 내 최다인 35점. 팀 블로킹 득점이 18점에 이르는 등 높이와 힘에서는 파괴력을 보였지만, 국내 선수들도 상대적으로 골고루 공격에 참가하고 빠른 경기 운영을 보였던 이전의 현대캐피탈 배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시즌 초반 현대캐피탈은 이전과는 달리 외인 용병에게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 최태웅 감독 부임 이후 현대캐피탈의 빠른 배구를 이끌어가던 세터 노재욱(26·우리카드)이 이적했고, 최근 복귀전을 치른 이승원은 아직 경기 감각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그 사이 국내 대표 공격수인 전광인(27) 문성민(32)이 버티는 현대캐피탈 레프트 라인의 활용도는 바닥을 쳤다. 21일까지 전광인(126점)과 문성민(42점)이 합작해낸 득점은 파다르(256점)의 득점에 한참 못 미친다. 파다르의 공격 점유율은 40.07%. 현대캐피탈 외인의 공격 점유율이 40%를 넘긴 것은 2013∼2014시즌 아가메즈(53.26%) 이후 처음. 현대캐피탈은 1위 대한항공에 승점 5점이 뒤처졌고, 3위 OK저축은행에 승점 1점이 앞서 위태로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세호 KBSN 해설위원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단정하긴 어렵다”면서도 “확실히 현대캐피탈 공격의 다양성이 떨어진 경향을 보인다. 주전 세터가 복귀한 이제부터 공격의 활로를 찾아야 장기적으로 선두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1일 여자부의 이효희(한국도로공사)가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1만4000세트(득점으로 이어진 토스)를 기록했다. 남녀부 통틀어 최초. 도로공사가 3-1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