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6] '번트실패·병살·4삼진' 박건우, 잔인한 가을
[OSEN=잠실, 이상학 기자] '잔인한 가을'이다. 두산 박건우가 한국시리즈 내내 지독한 침묵을 깨지 못했다.
박건우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한국시리즈(KS) 6차전에도 5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올라왔다. 이날 경기 전까지 KS 18타수 1안타 타율 5푼6리로 극도의 타격 부진을 보였지만 김태형 감독의 믿음은 변함없었다.
그러나 첫 타석부터 꼬였다. 2회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건우. 초구에 보내기 번트 사인이 나왔다. 배트를 반 토막으로 잡고 자세를 낮춘 박건우였지만 SK 선발 메릴 켈리의 초구 146km 직구에 번트가 떴다.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히며 흐름이 뚝 끊겼다.
4회 2사 1루에서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볼카운트 1-2에서 켈리의 4구째 151km 하이 패스트볼에 배트가 헛돌았다. 타이밍이 전혀 안 맞았다.
결정타는 6회였다. 최주환의 1타점 2루타, 양의지의 2타점 동점 적시타로 3-3 균형을 맞추며 분위기를 탄 두산. 계속된 1사 1루에서 박건우가 등장했다. 그러나 SK 구원 김태훈의 4구째 낮은 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긴 것이 3루수 앞 땅볼이 됐다. 5-4-3 병살타, 이닝 끝.
박건우는 1루를 향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지만 이미 아웃된 뒤였다. 분을 삭이지 못한 박건우는 헬멧을 집어 던진 뒤 한참동안 웅크린 채로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했다. 공수 교대 때 수비를 나서는 동료들의 위로를 받고서야 우익수 위치로 들어갔다.
9회 2사 후 SK 최정의 솔로 홈런으로 4-4 동점이 된 뒤 제이미 로맥의 우측 펜스 앞 큼지막한 타구를 어렵게 건져낸 박건우는 그러나 9회 타석에서 정영일의 강속구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11회에도 문승원과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지만 바깥쪽 슬라이더에 또 루킹 삼진. 존을 살짝 벗어난 공이었지만 야속하게 구심의 손이 올라갔다.
4-5로 뒤진 13회 2사 후 마지막 타석도 하필 박건우에게 딱 걸렸다. 김광현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경기가 끝났고, 박건우의 가을은 잔인하게 막을 내렸다. 6타수 무안타 4삼진 침묵. 두산도 4-5로 역전패하며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KS 6경기에서 박건우는 24타수 1안타 타율 4푼2리로 극도의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삼진 9개, 병살 2개, 도루 실패 1개로 흐름을 끊었다. 정규시즌에 눈부신 활약으로 두산의 1위를 이끈 주역이었지만 올 가을 KS 6경기에서 가을 잔혹사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