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화 마지막 토종 10승' 안영명 "18년간 감사했다" 현역 연장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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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화는 운명 같은 팀인데, 떠나려니 많이 아쉽다. 몸상태가 너무 좋다. 은퇴는 아직 이르다."
비록 지금은 팀을 떠나지만, 안영명은 한화에 몸담았던 지난 18년의 세월에 감사를 표했다.

한화는 지난 6일 대규모 선수단 재편과 세대 교체를 천명하며 11명의 선수들에게 재계약 불가소식을 알렸다. 여기에는 올시즌 주장이었던 이용규를 비롯해 한화에서 15년 넘게 뛰어온 송광민 최진행 윤규진, 그리고 안영명의 이름도 속해있었다.

안영명과 윤규진은 2003년 입단 동기이자 올시즌 팀내 투수 최고참이었다. 윤규진은 은퇴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안영명은 아직 그라운드를 떠날 생각이 없다. 안영명은 "정민철 단장님이 전한 구단의 (리빌딩)취지를 충분히 이해한다. 한화만 바라보며 뛴 야구인생이었다. 그만큼 참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구단에도, 팬들께도 감사하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안영명은 천안 토박이다. 김창훈 양승학 나주환 등과 함께 2000년대초 북일고의 전성기를 책임졌고, 2003년 예상대로 한화의 1차 지명 선수로 입단해 18년간 몸담았다. 프로 통산 536경기에 출전, 1009⅔이닝을 소화하며 62승 56패 16세이브 58홀드, 평균자책점 4.94를 기록했다. 2009년(11승8패)과 2015년(10승6패)에는 두 자릿수 승수도 기록했다.
안영명과 한화의 관계는 한층 특별했다. 안영명은 지난 2010년 6월 장성호와의 3대3 트레이드를 통해 KIA 타이거즈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하지만 불과 8개월 만에 이범호의 FA 보상 선수로 한화로 돌아왔다.

"한화 사훈이 '신용과 의리' 아닌가. 딱 그런 팀인 것 같다. KIA 갈 때 '꼭 다시 데려오겠다' 약속했고, 시즌 뒤에 그 말을 지켰다. 그 뒤로도 벌써 10년이 지났다. 팬들은 물론이고, 구단에서도 절 많이 챙겨주신 기억이 난다."


안영명은 한화의 마지막 토종 10승 투수다. 2010년대 한화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국내 투수는 2010~2011년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을 제외하면 안영명 뿐이다. 이후 10승 투수는 미치 탈보트, 알렉시 오간도, 키버스 샘슨, 워윅 서폴드, 채드벨까지 모두 외국인 선수들이었다. 한화는 올해도 서폴드가 10승을 거뒀을 뿐 김민우와 윤대경이 5승, 장시환이 4승에 그쳤다.
안영명은 팀이 원하는대로 선발과 불펜을 부지런히 오갔다.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16시즌 동안 536경기라는 경기수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에는 67경기에 출전해 62이닝을 소화하며 4승 7패 13홀드, 평균자책점 3.92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39경기 1승1패 1홀드 5.91로 부진했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사실 좀 갑작스럽긴 했다. 어린 선수들이 올라오는 과정이라 언젠가 자리를 비켜줘야한다고 생각하긴 했지만…은퇴 얘기도 나왔는데, 지금 어깨 상태가 너무 좋아서 선수로 좀더 뛰고 싶다고 했다."


지난 10월에는 한화의 리빙 레전드 김태균이 은퇴했다. 이후 김태균은 단장 보좌역으로 바쁘게 활동중이다. 안영명에겐 선수생활 내내 한솥밥을 먹어온 절친한 선배다. 안영명은 "참 좋은 사람이다. 자꾸 미안하다고 하더라. 그 선배가 미안할 게 있나. 올해 (김태균)형은 은퇴를 하고 나는 한화를 떠나게 되서 동병상련 같은 감정도 든다. 정말 고생했다는 말 해주고 싶다"는 진심을 전했다.
안영명은 슬하에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올해초 첫 딸을 얻었다. 딸 이야기만 나오면 얼굴에 미소가 가득해지는 '딸바보 아빠'다.

"이 나이에 은퇴 이야기가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 아닌가. 항상 매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뛰어왔다. 하지만 스포츠심리학을 배우면서 느낀 건, 내가 당장 코치를 할 그릇은 아닌 것 같다. 또 그러기엔 지금 몸상태가 너무 좋다. 당분간 아이들과 놀아주면서 타 팀 연락을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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