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때 벤피카 무산' 황인범, '22살 A대표'로 분데스리가 노린다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2017년 겨울. 포르투갈 벤피카로부터 이적 제의를 받았던 황인범(당시 20살). 당시 벤피카와 대전 시티즌의 이적료 이견으로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2년 동안 황인범은 대전에서 더 성장했다.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게 됐고, '벤투호의 황태자'로 성장해 A대표 팀의 주축으로 성장해 독일 분데스리가 묀헨글라트바흐를 비롯한 복수 구단으로부터 이적 제의를 받았다.
독일 축구 전문 매체 '푸스발트랜스퍼'는 22일(한국 시간) 홈페이지에 "황인범이 병역 혜택을 받았다. 마침내 한 단계 더 높은 야망 있는 리그에서 뛸 수 있게 됐다"며 그의 이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매체는 "황인범은 최근 많은 스카우트에게 알려졌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병역 혜택을 받아 한국을 완전히 떠나는 것이 가능하며, 여름부터 국가대표로 성장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실제 황인범은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황의조, 손흥민을 지원하며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어리고 재능있는 황인범을 지켜본 파울루 벤투 신임 감독은 9월 부임하고 첫 소집 때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했던 선수 일부를 뽑았다. 황인범은 이후 2기, 3기에도 뽑혔다. 파나마와 경기에서 생애 첫 A대표 선발 데뷔전을 가졌고, 데뷔 골도 기록했다. 호주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기성용과 정우영이 없는 한국의 중원을 창의성으로 메웠다. 우즈벡전은 황인범이 대표 팀에서 최고 활약한 경기다.
푸스발트랜스퍼도 "황인범은 시야가 좋다. 기술적으로 정교하고, (볼을) 조종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좁은 공간에서 창의적인 해법을 알고 있다'고 그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황인범에게 관심 있는 구단은 분데스리가의 묀헨글라트바흐, 베르더 브레멘과 독일 2부 리그의 함부르크 SV다. 함부르크는 황희찬이 뛰고 있는 구단이기도 하다. 이적료는 바이아웃 150만 유로(약 19억 원)로 예상되고 있다.
황인범의 유럽 무대 이적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10월 벤피카가 황인범의 에이전트로 영입 제의를 해다. 황인범은 2017년 9월 대한축구협회와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했다.
"작년 10월쯤 에이전트를 통해 벤피카의 영입 제의 소식을 들었다. 긴가민가했다. 시즌 후에는 구체적인 대화가 오고 간다는 말을 들어 '진짜 되는 건가' 싶었다. 12월쯤 벤피가 구단 측에서 유니폼을 보내왔다. 벤피카 회장에게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찍어 보내면 좋아할 것이라고 에이전트가 말해 사진도 찍어 보냈다. 이적료, 연봉, 옵션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 서류도 왔다. 이적료만 합의되면 가는 상황이었다. 언제 갈지 모르니 잘 준비하라고 했다. 그런데 계약이 차일피일 미뤄지더니 결국 무산됐다. 벤피카와 대전의 이적료 협상이 잘 되지 않았다."
"솔직히 아쉽긴 하다. 대전 구단에서는 벤피카가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같은 빅리그 클럽이 아니라 약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유스 출신으로 공들여 키운 선수이기 때문에 더 좋은 대우를 받고 가길 원했을 수도 있다. 지금은 아쉬워해도 어쩔 수 없다. 나중에 더 좋은 팀에 가거나, 아니면 더 약한 팀에 가더라도 나에게 맞는 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황인범의 말처럼 구단은 애지중지 키운 선수를 헐값에 보낼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부상이 잦던 황인범은 이제 부상 없이 뛰며 성장했고, 아시안게임으로 병역 혜택을 받고 A대표 팀에도 안착하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른 나이에 아산 무궁화에 입단해 주목을 받은 황인범은 아시안게임 병역 혜택으로 조기 전역했다. 현재 광주 FC와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하고 있다. 28일 광주와 준플레오프를 치르고 이기면 12월 1일 부산 아이파크와 플레오프를 치르고 이어 K리그1 11위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푸스발트랜스퍼는 "황인범은 아직 빅리그 경험이 없어 1월 이적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럽 이적보다 대전 승격이 먼저"라고 외친 황인범으로서도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플레이오프를 잘 치러 대전의 승격을 돕고, 자신을 키워준 대전에 이적료를 안겨주며 '좋은 선례'를 남겨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