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KIA 트레이드, 다시 크게 요동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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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트레이드 결과는 최소 3년, 길게는 5년을 두고 봐야 한다. 즉시 전력감과 유망주를 바꾸는 트레이드는 특히 그렇다. 발표 당시에는 즉시 전력감을 얻은 팀이 유리한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과가 뒤집히기도 한다.

지난해 KIA는 두 번의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강화를 이뤘다. 시즌 초반이었던 4월 7일 이성우, 이홍구, 노수광, 윤정우를 SK로 보내고 SK로부터 이명기, 김민식, 최정민, 노관현을 받았다. 이명기가 리드오프를 맡아 타율 0.332로 펄펄 날았고 김민식은 최대약점이었던 포수진에 명쾌한 해답이 됐다. KIA는 7월 31일 트레이드 마감일에는 넥센과 트레이드로 불펜진까지 향상시켰다. 넥센으로부터 2016시즌 구원왕 김세현과 외야수 유재신을 받고 좌완 이승호와 손동욱을 보냈다. 이명기, 김민식, 김세현이 전력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면서 KIA는 8년 만에 한국시리즈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KIA가 트레이드의 반사이익을 한껏 누렸지만 올시즌엔 노수광이 이명기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다 고졸 2년차 이승호 또한 잠재력을 드러내고 있다. 노수광은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2 20도루 출루율 0.396으로 SK의 톱타자로 자리매김했다. 거포들 사이에서 꾸준히 출루하고 도루하며 소금 같은 활약을 한다. 반면 이명기는 92경기 출장에 타율 0.294 8도루 출루율 0.350으로 지난해보다 고전하고 있다.  


 


만 19세에 불과한 이승호는 순조롭게 1군 무대에 적응 중이다. 지난해 KIA 입단과 동시에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그는 재활을 마치고 꾸준히 구속이 향상되고 있다. 지난겨울까지만 해도 직구 구속이 130㎞ 중후반대였으나 지난 7일과 8일 친정팀 KIA를 상대로 최고구속 145㎞를 찍었다. 넥센 구단은 이승호의 구속이 140㎞ 후반대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하며 이승호가 이르면 2019시즌부터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2017 드래프트에서 넥센은 1라운드 7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었다. 내심 이승호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지만 4순위 지명권을 쥔 KIA가 이승호를 선택하면서 내야수 김혜성을 뽑았다. 당시만 해도 넥센은 KIA 유니폼을 입은 이승호를 향해 아쉬움을 삼켰으나 이제는 7순위로 지명한 내야수 김혜성과 이승호를 모두 곁에 품에 안고 밝은 미래를 응시하고 있다.

이승호의 반대급부였던 김세현은 올시즌 7점대 방어율로 고전 중이다.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맞이했으나 한 달 만에 마무리투수 자리에서 내려왔고 두 차례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무엇보다 김세현은 올시즌 등록일수를 채우면 FA(프리에이전트)가 된다. 넥센은 미래가 불투명했던 김세현을 포기한 대신 7~8년을 쓸 수 있는 좌완 유망주를 얻은 셈이다. 


 


모든 구단의 궁극적 목표는 우승이다. KIA는 지난해 목표를 달성했다. 미래보다는 현재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윈나우’ 전략으로 꾀한 트레이드가 적중했다. 때문에 어찌됐든 지금까지 트레이드의 승자는 KIA라고 할 수 있다. 관건은 앞으로 SK와 넥센이 어떻게 우승 고지를 밟느냐다. 노수광과 이승호가 팀 우승의 중심에 우뚝 선다면 지난해 두 번의 트레이드는 ‘윈-윈’ 트레이드의 모범사례로 꾸준히 회자될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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