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사만 13분, 발 안 맞는 벤투호엔 '3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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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대한축구협회


[풋볼리스트=파주] 유현태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긴 시간을 들여 새로운 선수들과 첫 인사를 했다. 이제 빠르게 조직력을 높여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겠다는 각오다.

한국 축구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은 5일 파주NFC에 각각 소집돼 훈련에 돌입한다. 오는 9일과 12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두 차례 친선 경기를 치른다. 코로나19로 인해 국제 경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대안으로 마련한 경기다.

벤투 감독은 해외파 차출이 불가능해 전원 K리그 선수들로 23명을 꾸렸다. 조현우, 나상호, 권경원, 주세종, 김문환, 홍철 등 기존에 뽑혔던 선수들을 바탕으로, 이영재, 김태환, 손준호, 김인성 등 지난해 동아시안컵에서 점검했던 선수들도 여럿 다시 합류했다. 

여기에 완전 새로운 얼굴들이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이창근, 김영빈, 원두재, 이주용, 김지현, 이동준이 벤투호에 합류했고, 이청용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이현식도 처음으로 A대표팀에 선발됐다.

그래서 벤투 감독은 바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아직 발이 맞지 않을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에 꾸준히 선발됐던 선수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선수들에게 자신의 색을 입힐 계획이다. 벤투 감독은 "기존 선수들에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합류했다. 기존 대표팀에서 했던 플레이스타일에 잘 녹아들게 할 것이다. 물론 이벤트 경기지만 1주일간 준비해서 2경기 모두 팬들을 기쁘게 하겠다"며 실험의 의미와 결과 모두 잡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얼굴이 많아서였을까. 부임 뒤 첫 소집 못지 않을 어색한 분위기였을 터. 벤투 감독은 첫 훈련을 개시하면서 첫 인사를 유난히 길게 했다. 오후 5시에 훈련이 시작됐지만 선수들은 둥글게 서서 벤투 감독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벤투 감독은 5시 13분이 돼서야 첫 인사를 마쳤다. 통역을 거치느라 시간이 길어졌겠지만, 그걸 고려해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짧은 시간 내에 완성도를 높이려면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

첫 맞대결은 오는 9일 벌어진다. 벤투호는 사실상 5일은 K리그 경기 이후 회복에 집중했다. 다른 팀보다 하루 이른 2일 경기를 치른 울산 현대-상주 상무전에서 출전했던 선수들만 약간 훈련 강도를 높였다. 본격적인 훈련은 6,7,8일 3일간 이뤄진다. 짧은 시간 동안 조직력을 높이고 전술적 색을 내야 한다.

선수들 역시 자존심이 걸린, 그리고 이겨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따르는 경기에 집중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공격수 나상호는 "선수들의 호흡이 중요하다. 하지만 팀에 녹아들 수 있도록, 기존의 선수들이 도와주면서 해야할 것 같다. 충분히 효율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벤트성 경기지만 벤투 감독에겐 소중한 기회다. 2020년 들어 처음으로 대표팀이 발을 맞춘다. 월드컵 예선 등과 달리 성적과 결과에 대한 부담이 적다. 또한 해외파 선수들을 소집하느라 부르지 못했던 K리그 선수들을 직접 점검해 볼 기회도 된다. 벤투 감독은 올해 바쁘게 K리그 경기장을 돌았다. '잘됐다'고 말하긴 어려워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싶을 것이다. 이번 소집에서 벤투 감독은 귀중한 보석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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