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현장메모] "이게 K리그야 월드컵이야?"...최첨단 중계 장비 총동원된 전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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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전주] 이현호 기자 =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K리그 중계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축구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중계방송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관중들의 경기장 출입이 막혔기 때문. 매일같이 '직관'을 즐기던 팬들은 당분간 '집관'으로만 축구를 즐겨야 한다.

집관도 집관 나름이다. 경기장의 생생한 분위기, 선수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제대로 느끼려면 현장에서 있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각 구단, 방송사 중계팀 관계자들은 경기장에 올 수 없는 축구팬들을 위해 곳곳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15일 저녁 전주월드컵경기장에 전북현대와 울산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21라운드가 열렸다. 빅매치인 만큼 각종 최첨단 중계 장비가 들어섰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와이어캠이었다. 터치라인과 평행선을 이루며 본부석(W석) 6열 바로 위에 와이어가 설치됐다. 높이는 관중석으로부터 대략 5m 내외. 여기에는 원격 조종 카메라가 매달려있었다.

현장에 일찍 도착한 취재진 및 관계자들은 와이어캠을 보며 "저거 월드컵이나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보던 거 아니야?"라며 시선을 떼지 못했다. 곧이어 와이어캠이 좌우로 빠르게 이동하자 "드디어 K리그에도 이런 장비가 들어오는 구나"라며 감탄했다.



킥오프 약 한 시간을 앞두고 전북, 울산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들어와 몸을 풀었다. 이때 선수들 사이로 검정색 물체가 빠르게 이동하는 게 보였다. 이 역시 RC카캠이라는 중계 장비였다. 원격 레이싱 자동차인 RC카에 카메라를 설치한 장비다.

이 장비들에 대해서 JTBC 이태산 PD는 "야심차게 준비했다. 와이어캠은 지난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서울-포항전)에서 처음 사용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 제대로 사용해보려고 가져왔다"면서 "무관중 경기이기 때문에 조금 낮게 설치했다. 유관중 경기가 되면 관중들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다른 구도를 찾아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RC카캠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훈련하는 장면, 그라운드로 입장하는 장면 등을 촬영하는 장비다. 경기가 시작되면 그라운드 밖에서 촬영하는 용도"라고 덧붙였다. 이 장비들을 본 전북 구단 관계자는 "예전에 전주성에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이 열렸을 때 스파이더캠(4면으로 움직이는 카메라)을 본 적이 있다. K리그에서 와이어캠은 처음 본다"며 신장비를 반겼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종권 홍보팀장은 "올해 처음으로 JTBC와 K리그 메인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JTBC가 주관 방송사로 진행하는 첫 시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JTBC가 첨단 장비들을 이용해 중계 품질을 높여주고 있다. 주관 방송사의 노력 덕분에 시청자들이 고품질 중계방송을 즐기게 됐다. 앞으로도 연맹과 방송사가 공조해서 더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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