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에 계약해지 ‘철퇴’…강원FC 김정호 결국 ‘불명예 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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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골키퍼 김정호.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정호와 계약 해지 소식을 알린 강원FC. 사진=강원FC

강원FC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김정호(25)와 계약을 해지했다. 그동안 음주운전으로 불명예 방출된 선수들의 근황을 돌아보면, 김정호 역시 프로 선수로서 커리어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강원 구단은 19일 김정호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 차원에서 팬들에게 김정호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알린 지 6일 만이다. 관계 기관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김정호의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었던 강원 구단은 결국 김정호와 남은 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올 시즌 K리그에서 음주운전에 따른 계약 해지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FC안양의 조나탄(코스타리카)과 수원FC 라스(네덜란드)가 음주운전으로 인해 불명예 방출을 당했다. 국내 선수는 김정호가 처음인데, 역시 앞선 외국인 선수들과 같은 결말을 맞았다.

구단 등에 따르면 김정호는 지난 10일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다음 날 오전 강릉 클럽하우스로 향하다 접촉 사고를 냈고, 경찰 조사에서 음주 상태가 적발됐다. 강원 구단은 곧바로 연맹에 이 사실을 알린 뒤, 입장문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구단의 모든 구성원들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 다시는 일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팬들에게 사과했다.

연맹도 우선 김정호에게 60일 활동 정지 조처를 내렸다. 활동 정지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리그 가치를 훼손하는 비위 행위 등을 저질렀을 때 상벌위원회에 앞서 임시로 내리는 징계다. 김정호에 대한 연맹 차원의 정식 징계는 상벌위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었다. 앞서 라스는 15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400만원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강원과 김정호의 계약이 해지되면서 연맹 상벌위 역시 열리지 않게 됐다.


강원FC 골키퍼 김정호. 프로축구연맹 제공

음주운전을 하면 ‘불명예 방출’로 이어지는 최근 분위기는 이번에도 이어졌다.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면서 K리그에선 국내·외 선수를 가리지 않고 동행보다는 곧바로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매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물의를 일으키는 선수들이 나오고 있는데, 대부분은 방출 수순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21년엔 부천FC가 문광석과, 충남아산이 이재건과 각각 계약을 해지했다. 이듬해 전북 현대 역시 쿠니모토(일본)와 계약을 해지하고 방출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어 올해 조나탄과 라스에 이어 김정호도 같은 결말을 맞이했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선수들이 불명예 방출되는 사례들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물론 음주운전을 하고도 구단과 동행을 이어간 사례들도 있었다. 다만 당시 정황이 조금이나마 참작돼 연맹 징계 정도로 마무리됐다. 지난 2020년 박인혁(당시 대전하나시티즌)은 음주 도중 주차된 차를 옮겨달라는 연락을 받고 차를 운전해 이동시키다 접촉 사고를 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이듬해 차오연(천안시티)은 FC서울 소속이던 2021년 대리운전을 이용한 뒤 주차를 직접 하다 적발됐다. 프로축구연맹은 각각 10경기, 8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고, 소속팀들은 이들과 동행을 이어갔다.

2020년 이상민(성남FC)만 특이한 케이스다. 이상민은 충남아산 시절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는데도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 3경기에 더 출장한 뒤에야 알려 음주운전에 은폐 논란까지 더해졌다. 그런데도 충남아산은 당시 임대 신분이던 이상민을 완전 영입까지 했다. 지역사회 비판과 서포터스 응원 보이콧 등으로 이어졌다. 최근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됐다가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팀 규정에 어긋난 사실이 뒤늦게 발견돼 결국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충남아산 소속 당시 이상민. 사진=프로축구연맹

최근 이상민 정도를 제외하면 음주운전으로 인해 불명예 방출된 국내 선수들은 대부분 프로에서 외면받고 세미프로리그 등을 전전하고 있다. 심지어 근황마저 알기 어려울 정도로 존재감이 사라진 선수도 있다. 힘겹게 프로 무대까지 진출하고도 음주운전 때문에 축구 인생에 ‘치명상’을 입은 사례들이 버젓이 있는데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소속팀과 계약이 해지돼 자유계약(FA) 신분이 되더라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이력이 있는 선수는 영입하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게 다른 구단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음주운전이 사회적 공분을 사는 범죄인 데다, 팬들의 거센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영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음주운전으로 방출된 선수들이 대부분 프로 커리어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배경이다.

김정호 역시 마찬가지다. 음주운전 적발, 그리고 강원에서의 불명예 방출로 인해 더 이상 프로 선수로서 커리어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당초 김정호와 강원의 계약은 올해까지였다. 이번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을 통해 새 팀을 찾아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면서 커리어의 새 전환점을 찾을 수도 있었다. 그 기회는 사실상 허망하게 날았다. 누구를 탓할 문제도 아니다. 오롯이 본인이 짊어져야 할 책임이다.

김명석 기자

기사제공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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