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표팀에 질 때까지는 몰랐다…'눈물' 쏟아낸 한신, 18년 만의 우승→달아오른 오사카→경찰까지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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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에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한 한신 타이거즈 선수단./한신 타이거즈 SNS 

한신 타이거즈 SNS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한신 타이거즈가 마침내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 장면을 만들어내는 데까지 무려 18년의 시간이 걸렸다. 내친 김에 이번에는 38년 만에 재팬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한신 타이거즈는 14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의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라이벌'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홈 맞대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지난 2005년 이후 무려 18년 만에 센트럴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맛봤다.

정말 오래 걸렸던 정규시즌 우승이었다. 전날(13일) '라이벌' 요미우리를 4-0으로 격파하며 센트럴리그 우승까지 매직넘버 1을 남겨뒀던 한신.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경기에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사이키 히로토가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이날 한신은 치카모토 코지(중견수)-나카노 타쿠무(2루수)-모리시타 쇼타(우익수)-오야마 유스케(1루수)-사토 테루아키(3루수)-쉘든 노이지(좌익수)-사카모토 세이시로(포수)-키나미 세이야(유격수)-사이키 히로토(투수)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해 경기를 시작했다.

경기 초반, 중반까지의 흐름은 그야말로 긴장감이 흘러넘치는 투수전이었다. 선발 사이키는 1회 요미우리의 상위 타선을 상대로 두 개의 삼진을 뽑아내 삼자범퇴 스타트를 끊더니, 2회 첫 피안타에도 불구하고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뜬공으로 잡아냈다. 그리고 3회도 실점 없이 요미우리 타선을 봉쇄, 4회에는 땅볼 1개와 1루수 뜬공 2개로 모든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내며 순항했다.

사이키의 탄탄한 투구는 계속됐다. 사이키는 5회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이닝을 매듭지었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초노 히사요시를 투수 땅볼, 카도와키 마코토를 포수 파울플라이, 마루 요시히로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요미우리 타선을 철저하게 봉쇄,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그리고 6회말 균형이 무너졌다.
 


한신 타이거즈 사토 테루아키./마이데일리 


수차례 득점권 찬스에도 불구하고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며 허덕이던 한신은 6회 팽팽한 흐름에 균열을 가했다. 한신은 선두타자 치카모토가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모리시타까지 안타를 쳐 득점권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오야마가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선취점을 뽑아냈고, 사토가 달아나는 투런포를 작렬시켜 3-0까지 간격을 벌렸다.

그러자 요미우리도 추격에 나섰다.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사이키가 오카모토 카즈마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한 것. 이에 한신은 7회말 다시 한 점을 뽑아내면서 3점차를 유지했다. 한신은 선발 사이키가 임무를 완수하자 본격 불펜을 가동해 뒷문 단속에 나섰다. 그런데 8회 한 점을 내주면서 간격은 4-2로 좁혀졌다.

끝까지 방심할 수 없는 경기였다. 한신은 경기를 매듭짓기 위해 9회초 '마무리' 이와자키 스구루를 투입했는데,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사카모토 하야토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아키히로 유토에게 2루타를 내주면서 경기는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렀다. 하지만 이와자키는 흔들리지 않았고, 침착하게 후속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면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고, 11연승으로 18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한신 타이거즈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마이데일리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앞서 한국 대표팀은 오릭스 버팔로스 1.5군 선수단에게 충격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1군 선수들이 총출동한 한신과 맞대결에서는 승리를 손에 넣었고, 2군 전력에 가까운 선수들에게 지면서 떨어졌던 사기는 다시 당연히 끓어올랐다. 하지만 그때의 한신은 연습·시범경기에서 단 1승도 손에 넣지 못할 정도로 허덕이던 시기. 당시 그 누구도 한신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연습경기과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연습, 시범경기에 불과했다. 한신은 2008년 이후 15년 만에 한신 유니폼을 입은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의 지휘 아래 개막전에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를 무너뜨리는 등 15년 만에 4연승을 질주하며 시즌을 시작했다. 그리고 5월 7연승을 질주하는 등 무려 19승을 쓸어담으면서 교류전에 앞서 승패마진 +17승을 기록하며 센트럴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신은 교류전이 끝난 직후 선두 경쟁을 펼치던 요코하마 DeNA와 맞대결에서 충격의 3연패를 당하면서 2위로 내려앉았다. 그리고 다시 1위로 올라서는 듯했지만,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뒤에는 히로시마 도요 카프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흐름을 타기 시작했고, 무려 11연승을 달린 결과 18년 만의 우승으로 연결됐다.
 


 

우승을 거둔 뒤 한신 선수들은 마운드로 집결해 오카다 감독을 여섯 차례 헹가래 치며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정말 오랫동안 염원했던 우승을 차지한 만큼 중계화면에 잡힌 몇몇 선수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팬들도 마찬가지. 이날 고시엔 구장에는 4만 2648명의 관중이 찾았는데, 선수들의 정규시즌 우승 세리머니가 끝난 이후에도 좀처럼 야구장을 뜨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한신의 우승에 오사카는 그야말로 들끓었다. 한신이 우승을 거둔 후 오사카 최대 번화가인 도톤보리에는 강물로 뛰어드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팬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우승에 취한 팬들의 격한 행동을 막기 위해 경찰이 배치되기도 했다.

이제 한신은 '재팬시리즈' 우승을 바라본다. 한신의 재팬시리즈 우승은 1985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날 우승 전까지 총 5번의 정규시즌 우승을 거뒀지만, 재팬시리즈 우승 타이틀을 얻는데는 애를 먹어왔다. 과연 한신이 38년 동안 맺힌 한을 풀 수 있을까. 

기사제공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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