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다 싶을 정도로 녹여줘야 해” KB손보 팀 컬러 바꾸는 이상열 감독의 화술

[BO]스포츠 0 984 0



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의 이상열 감독(54)은 달변가다. 선수시절 주목받았던 개성에 지도자 경력에서도 인정을 받아 스포츠채널에서 7년 동안 해설가로도 활약했다. 그래서인지 말로 분위기를 끌어오는 데는 능한 모습을 보인다. 그가 참여하는 인터뷰 자리에서는 항상 인상적인 표현이 나오고 화제가 되거나 화두가 되기도 한다.

올시즌 의정부 KB손해보험의 사령탑을 맡아 프로배구 감독으로 데뷔한 이상열 감독의 화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팀은 아직 두 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KB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꾸고 지난 세 시즌을 7팀 중 4위, 6위, 6위를 했던 것과 비교하면 경쾌한 출발이다. 항상 승리를 두려워하던 팀 컬러를 서서히 바꾸고 있는 것은 이상열 감독의 말로 하는 ‘밀당(밀고 당기기)’ 때문이다.

KB손해보험은 지난 27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V리그 1라운드 2차전에서 한국전력에 3-1 완승을 거뒀다. 시즌 개막전에서 우리카드를 3-1로 이긴 이후 2연승이다. 이상열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독특한 공약을 내놨다. “오늘 이기면 해산하고 금요일 홈경기 전까지만 체육관에 모이라”고 했다. 선수들은 귀를 의심했다. 시즌 중 감독이 숙소를 제외한 장소로의 외출을 일괄 허가하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이 감독의 농담으로 정리됐지만 선수단은 웃을 수 있었다. 레프트 김정호는 “감독님의 거짓말 같은 공약 때문에 경기 전 얼어붙었던 팀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상열 감독은 이렇게 사령탑이 된 이후 선수들에게 툭툭 진담같은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풀어주고 있다. 이 감독이 보는 KB손해보험의 문제점은 실력이 아니었다. 이기는 DNA를 어느새 잊고 리드한 상황에서도 상대보다 먼저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경기에서도 1세트를 따냈지만 2세트부터 곧바로 얼어붙기 시작하면서 16-25로 세트를 내줬다.

경기 후 이상열 감독은 “그것 봐라. 선수들은 이기고 있어도 긴장한다. 내 생각에는 우리 팀은 ‘정말 감독이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를 녹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담같은 농담을 주로 하는 이 감독이지만 간혹 그 안에 예리한 진심을 숨겨놓기도 한다. 올시즌 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는 ‘용병’ 노우모리 케이타(19)를 대할 때가 그렇다. 10대 케이타를 가능성과 영상만 보고 덜컥 드래프트 1순위로 뽑은 이 감독은 케이타와 ‘밀당’을 지속하며 관리하고 있다.

미디어데이 당시에는 구단 통역에게 “내가 하는 말 중 칭찬을 너무 많이 통역해주지 말라”고 요구하기도 하고, 1차전을 앞두고는 “딱 나이 만큼인 19%만 잘 한다. 나머지 81%의 상황에서는 알 수 없다”고도 했다. 이 감독은 케이타가 2연승의 주역이 됐어도 “아직 두 경기 밖에 안 해 모른다. 지금은 그냥 내버려두고 싶다”면서 “1라운드 목표인 5할 승률을 수정하지 않겠다”며 자신감에 도취되는 상황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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