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대구, 영광을 기억하며 ‘모든 걸’ 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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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2021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은 직전 시즌 K리그1 3위까지에만 주어진다. FA컵을 우승해서 티켓을 얻는 방법도 있지만, 대구 FC는 이미 대회에서 탈락한 뒤라 그럴 수 없다. 그래서 대구는 파이널 라운드 A 매 경기가 말 그대로 ‘파이널’이다. 다음 시즌 아시아 무대로 나아가려면 매 순간마다 ‘모든 걸’ 걸어야 한다.

대구는 지난 20일 벌어졌던 하나원큐 K리그1 2020 22라운드 FC 서울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파이널 라운드 A에 당도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파이널 라운드 A에서 싸우기에 적합한 환경을 마련하지 못했다.

현재 대구의 순위는 K리그1 5위. 승점 31점으로 3위 포항 스틸러스 및 4위 상주 상무와 7점 차가 난다. 상주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연고지를 이전해 K리그2로 자동 강등되는데, 따라서 대구가 잡아야 할 팀은 바로 하나, 포항이라는 뜻이다.

다섯 경기에서 7점 차를 극복한다는 건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대구가 쫓아야 하는 포항의 경기력은 최근 물이 올랐다. 일류첸코·팔로세비치·송민규·팔라시오스 등의 공격진이 불을 뿜고 있어서 통제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반면 대구는 ‘주포’ 에드가가 부상을 떠안고 있어 공격진에서 최대 화력을 뿜어낼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대구는 이를 악물고 달려야 한다. 2019시즌 ACL에서 경험해봤듯, 아시아 무대에서 다른 클럽과 싸운다는 건 무한한 자부심을 선사한다. 클럽의 이미지와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고, 더 좋은 선수들이 모여드는 발판도 마련하 수 있다. 2019년의 대구는 산프레체 히로시마·광저우 헝다·멜버른 빅토리 등 내로라하는 클럽들과 치열하게 싸우며 ‘대구 축구’의 매운맛을 아시아 전역에 보여줬던 바 있다. 특히나 아시아 최강 중 하나로 꼽히는 광저우를 제압했던 경기는 대구로서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영광의 기억’이다.

그 찬란한 무대에 다시 입성하기 위해서는 포항을 넘어야 한다. 승점 7점 차, 아직 불가능은 아니다. 매주 한 경기씩 주어지는 일정에서 최대한의 승점을 확보한다면 반전의 불씨는 살아있다.

물론 반전을 일으키기 위한 철저한 준비는 필수다. 들쑥날쑥 하는 대구의 컬러를 꾸준하게 유지해야 하며, 이병근 대구 감독대행이 지적했듯 경기 중 발생하는 패스미스를 최소화해야 한다. 아울러 세징야에 의존하는 축구가 아닌, 선수단 전원 모두가 힘을 모아 상대에 대항해야 한다. 선수 개개인도 철저한 관리로 매치데이에 맞춰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려야 한다.

대구는 파이널 라운드 A에서 포항을 비롯해 울산 현대·전북 현대·상주·광주 FC를 상대한다.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 만만한 팀 하나가 없다. 그러나 공은 끝까지 굴려보아야 하니 대구 또한 마지막 순간까지 달려봐야 한다. 팬들을 들썩이게 하는 ‘대구다운’ 모습으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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