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열려있다. 전화만 달라" 트레이드 업그레이드 방정식은?

보스코어 0 2449 0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트레이드는 언제든지 열려있다. 전화만 달라. 밤 12시에도 괜찮다.”

KT 김진욱 감독이 트레이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언제든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음을 공표했다. 트레이드로 웃고 울었던 KT지만 트레이드가 팀 전력 상승은 물론 선수의 미래를 여는 묘수가 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어떤 선수를 원하나는 취재진에 질문에 “양현종을 원한다”는 농담으로 답하며 토종 선발진 보강을 바라보고 있음을 암시했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로는 한 차례의 트레이드도 성립되지 않았다. 하지만 물밑협상은 꾸준하다. 즉시전력감 포수가 필요한 롯데와 NC는 물론 이전부터 지적된 약점을 보강하지 못한 팀들이 서로 카드를 맞추고 있다. 상대적으로 포수에 여유가 있는 서울권 3팀이 포수 트레이드 중심에 자리한 가운데 시즌이 진행될 수록 트레이드가 성립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야구계 관계자는 “수도권 한 팀과 포수를 찾는 지방 팀이 스프링캠프 기간 포수 트레이드를 심도있게 논의했다. 트레이드가 성립되지는 않았으나 카드를 한 번 꺼낸 만큼 향후 다시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선두를 질주하는 두산은 10구단 중 유일하게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보강이 필요하지 않은 팀이다. 투수진에 부상자가 있지만 그렇다고 트레이드 시장에 이들보다 뛰어난 투수가 나올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야수진의 두께는 리그 최정상급이다. KIA도 마찬가지다. 분위기 전환은 필요하지만 KIA 전력에 당장 보탬이 되는 선수가 트레이드 시장에 존재할 확률은 낮다.

반면 2위 SK부터는 약점이 뚜렷하다. SK는 내야진의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유격수가 필요하다. 타선 폭발력은 리그 최정상급인 만큼 타순 한 자리가 약해지더라도 안정적으로 내야진을 지휘하는 베테랑 유격수가 있다면 공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3위 한화는 선발진이 약점이다. 선발진 방어율 6.88로 리그 최하위다. 외국인 선발투수 교체란 처방 외에도 10년 암흑기를 끊기 위해 수준급 토종 선발투수도 필요하다. 선발투수는 그 어느 포지션보다 가치가 높다. 한화와 KT 모두 선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을 영입해 이들이 재도약하는 그림을 그려볼만 하다. 2000년대 초반 두산에서 화려하게 마지막 불꽃을 태운 조계현 현 KIA 단장과 NC에서 7년 만에 두 자릿수 승을 올린 손민한이 좋은 예다. 노경은이나 김진우 같은 선발투수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또다른 날개를 펼칠 수 있다.



LG와 넥센, 그리고 삼성은 트레이드로 불펜진 업그레이드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임정우가 이탈했고 넥센은 여전히 김세현 트레이드 후유증을 겪고 있다. 삼성은 좌완 불펜자원이 절실하다. 긴 이닝을 소화하고 구종이 다양해야 하는 선발투수와 달리 불펜투수는 원포인트 레슨을 통해 얼마든지 즉시전력감으로 올라설 수 있다. 김성배, 박정배, 김승회, 신재웅 등은 방출이나 2차 드래프트로 서럽게 유니폼을 벗었지만 이적 후 불펜 필승조로 맹활약했다. 

특급 선수들의 빅딜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4월 KIA와 SK의 트레이드가 성립될 당시만 해도 김민식이 KIA의 우승퍼즐이 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2009시즌 LG에서 KIA로 이적한 김상현도 마찬가지다. 소소해 보이는 트레이드로도 극적인 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각 구단 스카우트팀이 꾸준히 퓨처스리그 경기에 투입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