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좋았는데”…이대호 딜레마에빠진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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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해줘야 할 선수가 침묵에 빠져있다. 빼자니 팀의 주장이자, 상징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고민에 빠져있다. 캡틴이자 4번타자인 이대호(36)가 살아나야 한다.

2018시즌 첫 연승을 이어가려던 롯데가 다시 패배를 추가했다. 1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팀 간 3차전에서 롯데는 3-5로 패했다. 전날(11일) 12-0 대승으로 내심 넥센과의 3연전을 스윕하려던 롯데다. 넥센은 5연패로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롯데는 시즌 첫 연승으로 4승11패를 만들었다. 스윕이면 정규시즌 운영에서 모멘텀이 될 수 있었다. 



11일 경기와 12일 경기의 가장 큰 차이는 이대호의 선발 출전 여부다. 10일까지 타율 0.226에 그쳤던 이대호는 11일 넥센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주장이라 책임감에 마음고생이 더 심하다”며 휴식을 줬다. 대신 롯데는 이날 이병규(35)를 4번타자로 기용했고, 장단 17안타를 터트렸다. 이병규는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대호는 이날 8회 대타로 나서 안타를 만들었다. 하지만 타구는 뜬공이었다. 좌중간에 높이 뜬 공을 넥센 외야수들이 놓쳤다. 충분히 잡을 수도 있는 타구였다.

12일 경기에서 이대호는 다시 4번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지만, 4타수 1안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여전히 찬스에서 침묵했다. 0-1로 뒤진 1회말 롯데는 이대호 앞 전준우-손아섭-채태인의 연속안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무사 1,3루에서 타석에는 이대호. 하지만 이대호는 넥센 선발 3구 승부 끝에 2루수 뜬공을 물러났다. 이후 후속타자 이병규가 볼넷을 골라 1사 만루 찬스를 잡은 롯데는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경기 초반 대량 득점을 노릴 수 있던 분위기였지만, 결국 득점하지 못하며 넥센에 끌려 다니다 패했다. 시즌 전적은 4승12패로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이대호의 타격이 아쉬운 장면인 건 분명하다.

이는 올 시즌 16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안 풀리는 이대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대호는 12일 경기까지 득점권 타율이 0.083으로 1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대호 앞에 찬스가 걸리면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이 10%도 안 된다는 얘기다. 보통 찬스가 팀의 4번타자인 이대호 앞에 오기 때문에 롯데의 답답한 공격과 이대호의 득점권 부진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더구나 장타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장타율은 0.310이다. 14개의 안타 중 홈런 1개와 2루타 1개다. 특히 이대호의 순장타율은 0.069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 더 걸린다. 작년 순장타율 0,213을 기록했던 것과는 대비된다. 4번타자라면 시원한 홈런은 못 때리더라도 좌중간이 우중간을 가르거나 외야수 키를 넘기는 큰 타구가 나와줘야 보는 사람도 속 시원하다.

조원우 감독의 말처럼 이대호는 선수단 중심을 잡아줘야 할 주장 역할도 해야 하기에 부담감과 책임감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두 배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대호는 분명 올라올 선수다"라고 입을 모으지만, 컨디션 회복에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 롯데로서도 고민일 수밖에 없다. 팀 내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이고, 롯데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라 계속 선발라인업에서 제외하기도 어렵고, 또 2군으로 보내기도 힘든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결국, 이대호 스스로 타격감을 찾아 예전처럼 호쾌한 타격을 보여주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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